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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2. 12. 15:23
굿 윌 헌팅
감독 구스 반 산트

 

어느 날, 맘이 정말 편안한 날, 몸의 움직임 없이 늘어지고 싶은 날, 멘토같은 편안한 인상으로 아빠같은 미소로 맞이할 것 같은 그 한 사람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24시간을 장식하고 싶다. '로빈 윌리엄스'

난 '로빈 윌리엄'가 출연한 작품으로만 그를 가슴에 가두고 싶다. 그의 개인적인 삶으로 들어가면 왠지 가슴이 시려서 위로를 못 받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유독 상복이 없다. 그래서 많이 안타깝다.

그에게 상을 안긴 작품 <굿 윌 헌팅>을 소개할까 한다.

1998년 제 70회 아카데미 시상식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으로 처음으로 로빈 윌리엄스에게 최우수 남우 조연상을 안긴다. 그리고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공동으로 각본을 써서 최우수 각본상에 수상한 작품이다. 
그에게 오스카의 영광을 안긴 작품이다. 무려 1998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명작의 빛은 누래지지 않았다.

 

영화 굿 윌 헌팅

<굿 윌 헌팅>이란 영화에서 그는 심리상담 교수로 나온다. 이름은 숀 맥과이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명문고 영어 선생님으로나와 많은 이에게 연기의 내공을 보여준 그였다. 어쩌면 이 두 작품으로 이미 내 마음속의 멘토나 캡틴으로 자리잡은 줄도 모르겠다.

청소부인 윌역에는 맷 데이먼이 맡아 열연한다. 맷 데이먼은 벤 애플렉과 함께 직접 대본도 쓰고 또 같이 출연도 하여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하버드대에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공과대학  MIT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윌은 복도를 청소하다 칠판에 적혀있는 수학 문제를 보고 풀어 적는다.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수리 조합학의 수훈상을 받은 램보교수가 낸 문제이다.  

문제 풀고 있는 윌
램보교수(스텔란 스카스가드)와 학생들은 칠판에 문제를 푼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다. 이번엔 자신이 증명하는데 2년이나 걸린 문제를 칠판에  적어 놓는다. 그러던 중 복도에서 문제를 풀고 있는 윌을 발견하고,칠판에 그가 적어 놓은 답을 보고 그의 천재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 묘령의 수학천재가 청소부 21살의 청년 윌이었다.
 

윌은 수많은 범죄이력을 가지고 있는 문제아로 지금은 경찰관 폭행사건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였다. 램보 교수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자신의 보호 아래 그를 꺼내 준다. 

첫째는 매주 자신을 만나 수리조합과 유한 수학을 공부하는 조건이고, 둘째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윌을 꺼내면서 램보에게 치료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은 천재다. 사진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는 죽어라 노력해도 습득하기 힘든 지식이 그는 그저 재미로 담는 놀이인 것이다. 수학, 역사, 인문학, 과학 모든 지식을 진공기로 흡수하듯 담는다. 그 지식의 한계는 측정할 수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뛰어나다.

램보는 그와 수학문제를 풀며 그의 천재성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윌을 라마누잔의 천재성에 비교하며 그의 천재성과 기량을 맘껏 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고, 그를 세상에 도움될 수 있는 인물로 밀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윌은 자신을 진료할 정신과 의사들의 진료에 아주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한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시간낭비라며 윌에게서 손을 뗀다. 

윌은 상처가 있다. 몇 번이나 입양됐다 파양 된 아픔이 있고, 양부의 학대로 인한 상처로 마음을 굳게 닫고 열지 않는다. 그는 마음을 방패로 막고 열려고 하는 자들에게 그의 천재적인 두뇌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마치 그의 천재적인 지식은  자신을 방어하는  뽀족한 창인 것 같다. 책으로만 배운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잘난 척하고, 상처를 주고, 공격적이지만 그는 두려움 많은 어린애에 불과했다.

로빈 윌리엄스와 맷 데이먼

램보는 윌이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어 그걸 열어 줄 사람이 필요했고,대학 동창이자 심리상담 교수인 숀을 찾아가 부탁한다. 숀과 윌과 같은 남부 보스턴 출신이고,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숀은 아내를 사랑했고, 아내가 아퍼 6년 동안 일을 관두고, 병상을 2년이나 지킨 남편이다.

아내를 잃은 과거의 슬픔으로부터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또 의사에게 믿음이 있어야만 환자의 마음을 터 놓는다고 생각하는 교수이다.

첫 만남부터 윌이  사무실에 걸린 숀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인생을 다 안다는 듯 자신의 아픈 삶을 잔인하게 난도질하고 아내를 모욕하는 말로  윌을 자극시켜 분노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윌에게 말린 느낌이다.

숀은 윌이 한번도 누굴 가슴으로 뜨겁게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세상이 두려워 보스턴 밖을 나가보지도 않고, 정작 경험하지도 않고 천재라 가슴속에 담겨있지도 않은 지식으로만 지껄이는 겁 많은 아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숀은 윌에게 "네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고, 네가 뭘 느끼고 어떤 애인지,책에서 인용한 말 말고 네 스스로에 대해 말하고 싶으면 와" 그럼  관심을 가져 준다고 말한다. 

숀은 자신의 이야기부터 내어 놓는다. 아내에게 첫 눈에 반한 이야기, 아내의 사소한 단점, 그리고 아파서 죽어갈 때까지의 심정과 아픔들을 말이다.

어쩌면 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숀도 윌과의 시간으로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끄집어내며 과거로부터 빠져나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처란 묻어두기보다 끄집어내야 어디가 아픈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숨기고 묻어둔다고 아무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윌의 마음을 열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되는 걸 숀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21살의 나이에 상처받는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숀은 그게 방어심리라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떠나기 전에 먼저 떠나게 만들고 그 때문에 20년이나 외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윌은 숀의 노력에도 모든걸 할 수 있는 잠재력을 타고 태어났음에도 재능을 헛되이 쓰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넌 뭘 하고 싶니? 간단한 질문에도 정직한 대답을 못하고,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두려워만 하며  계속 벽돌공만 하는 윌에게 숀은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고 나가라고 한다.

사람은 제각각 자신의 쓰임새를 알고 산다. 그도 자신이 천재인 걸 안다. 남이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그는 벽돌공으로 사는 삶에 안주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두려움에 떠는 어린애로 평생을 살 것처럼 군다. 몇십년간 죽도록 노력해서 푸는 문제를 몇 초 만에 푸는 윌로 인해 램보 교수는 좌절한다. 그런데 더 좌절하게 만드는 건 그의 재능을 헛되이 낭비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다.

참 불공평하지 않겠는가? 하버드에 수업료를 내고도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결과를 재미로 하는 윌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는 사람이 또 얼마나 많은데, 언제 알을 깨고 나오려고 아니 알을 깨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식이 알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엄마새는 그 알을 두들긴다. 스스로 깨어나올 수 있게 기다리고 자극해 준다. 네가 깨고 나와야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말이다. 지금 윌은 알을 깨려고도 안 하고 있다. 

벤 애플렉

윌의 친구 처키(벤 애플렉)는 "넌 우리한테 없는 재능을 가졌어. 당첨될 복권을 깔고 앉았으면서도 너무 겁이 많아 돈으로 못 바꾸는 꼴이라구. 병신 같은 짓이지."

몸을 쓰는 벽돌공으로 계속 산다는 건 자신들에 대한 모욕이고 시간낭비라고 말이다.
처키는 그가 자신의 재능을 위해 도전하고 세상밖으로 나가길 응원하는 또 하나의 영혼의 짝이다. 
사람은 공평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능력을 주지 않는다.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얻을 수 있다.

 
윌은 하버드대 스카일라를 좋아한다. 너무 완벽해 보여 솔직히 맘에 있으면서도 다가가지 못했다.
숀은 그런 윌에게 말한다."세상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불완전한 서로의 세계로 서로를 끌어들이니까. 너도 완벽하진 않아. 네가 만난 그 여자애도 완벽친 않아. 중요한 건 과연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 하는 거야"
윌은 스카일라와 만남을 가지지만 그녀에게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완벽해 보이는 그녀에 비해 자신의 초라함을 보여주기 싫은 심리가 윌에게 아주 크게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상처로 너무 굳게 닫힌 마음의 문도 사랑으로 쉽게 열리지 않는 것 보니...
스카일라는 윌에게 캘리포니아에 함께 가자고 한다. 사랑하기에 같이 있고 싶을 뿐인데 윌은 거절한다.
그는 그녀가 후회하는 게 두려워 사랑하지 못하고, 변하는 게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고, 현재에만 안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는 보스턴을 떠나는 게 두렵고, 그녀가 나중에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을까봐 두려워 한다. 결국 버림받을까봐 그녀를 먼저 떠나게 된다. 어쩜 윌이 말한 방어심리다. 상처받기 전에 버림받기 전에 먼저 떠나고 버리는 것으로 자신을 걸어 잠근다.
폭발하는 윌

어릴 적 고아로 입양되었다 버림받으면서 입은 상처는 생각외로 컸다. 윌의 마음을 여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숀은 아버지가 술고주망태로 취해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에서 자란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엄마와 동생이 맞지 않게 하려고 먼저 덤볐다고 말한다.
어쩜 그래서 윌의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한 것 같다. 양부에게 학대 받은 윌이,그리고  사람에게 버림받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알았기에 어루만져 준 것이다. 
숀은 윌에게 "네 잘못이 아냐" 계속 그의 가슴을 대고 두들긴다 "네 잘못이 아냐" 가슴을 가두는 윌에게 "네 잘못이 아냐" 계속 말해 준다. 윌이 심장에 가 닿도록 , 그리고 자신의 심장에도 전달되도록 말이다.
그래 윌의 잘못이 아니다. 고아로 입양된 것도, 몇 번의 파양도, 양부의 학대도 윌이 잘못 한 게 아니다. 그러니 두려움을 떨치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살라고, 그렇게 숀은 자신과 윌에게 전하고 있다.
숀을 안고 울분을 토하는 윌로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유리같은지 알 것 같았다. 가끔 아픈데 울지 않는 사람들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 감정들을 밖으로 배출해 내지 못하고 안으로 가두어 독이 몸안에 다 퍼져 윌처럼 세상에 벽을 짓고 방어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천재로 태어났지만 그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한 상처로 그의 인생은 공터 같았다. 윌과 숀은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였다.
윌에게 숀은 좋은 멘토였고, 숀도 윌로 인해 과거의 상처에서 나와 세상밖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 같다.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내 마음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 
세상을 다 부정하면,내가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아무도 내게 사귀지 못한다. 외로움에 갇혀 마음을 채울 수 없으며 사랑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