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9. 3. 5. 16:36
뷰티풀 마인드

 감독 론 하워드

영화 뷰티풀 마인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수학자 존 내쉬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최고의 엘리트가 모인 프린스턴 대학교에 신비로운 웨스트버지니아의 출신인 천재 존 내쉬(러셀 크로우)는
머리는 뛰어나지만 무뚝뚝하고,감성이 부족하고, 사람을 꺼리는 편이다.

수재들만 모이는 대학에서 나름 천재로 장학금을 받는 그였다. 그는 강의가 사고를 둔하게 만들고 창의력을 파괴시키는 것이라고 자만하고 수업에도 안 들어가고, 친구들의 논문을 과소평가하고 자기 오만에 빠져있었다. 

천재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거나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굉장한 압박감을 받게 된다. 그래서 그도 자신을 부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사람들과 친화적이지 못하지 못한 자신이 자신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굉장히 컸던 사람이었다. 

사교적이지 못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대단한 이론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연구가 되지 않았고 논문도 제출한 게 없다. 
무엇에 대한 강박관념은 정신을 무지 힘들게 한다. 그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는 제대로 된 생활을 방해하고, 남들은 논문으로 하나 둘씩 성장해가는데 아직 본인은 아무 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에서 그는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교수는추천해 줄 학문적 결실이 없이 의욕만 가지고 추천서를 써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수는 한 장면을 보며 느껴지는 게 없나라고 묻는다.
그 장면은  한 교수에게 여러 교수들이 만년필을 그의 앞에 놓아주는  장면이었다. 평생의 업적을 이룩한 교수에게 존경의 뜻으로 주는 선물인 것이다. 그 만년필은 세상의 인정이었다. 교수는 그에게 자넨 집중을 게을리 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오만함과 대면하는 순간이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절망감이 총알처럼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룸메이트인 찰스 허드만(폴 베타니)은 그에게 이건 네 문제가 아냐. 그들의 문제라고 말해준다. 좌절할 때 외로울 때 항상 곁에 있어주는 룸메이트 찰스로 인해 그는 연구를 계속 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둘러싸고 벌이는 친구들과의  논쟁끝에 내쉬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틀렸다고 논문을 발표한다. 150년이나 된 아담 스미스의 경제이론을 반박하게 되는 논문으로 윌러 연구소에 교수 추천을 받아내게 된다.

 

그리고 5년 후 윌러 소속 박사가 되어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국방성에서 자신에게 국가 기밀 업무라며 소련 암호 해독을 해달라고 윌리엄 파처가 찾아온다. 그는 존 내쉬가 암호 해독이 가장 뛰어나 지목한 것이고 새 간행물 속에 숨겨진 암호를 해독하라고 한다.
그의 몸에 라 비밀문서 우체통 접근 암호 키라며 라듐을 이식하게 된다. 그건 그가 1급 보안구역 출입을 허락받은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강의를 듣던 학생 알리샤(제니퍼 코넬리)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연인사이가 되고,그녀에게 청혼하게 된다. 그는 엘리샤에게 청혼하는 스타일도 남다르다.
"우리 관계가 장기간 보장될까? 난 어떤 증거나 확신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해." 달콤한 청혼과는 거리가 멀다.
"우주가 얼마나 커? "-엘리샤
"무한해. 자료들이 보여주지."-존
"아직 입증은 안됐잖아?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확신해?"-엘리샤
"모르지만 그냥 믿을 뿐이야."-존
"사랑도 똑같아."-엘리샤
엘리샤의 답이 더 달콤하다. 그렇게 둘은 결혼하고 엘리샤가 임신을 한다.

 

하지만 존은 두려움에 떨며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소련군이 자신을 죽이려 하고 감시하기 때문이다.

존은 윌리엄 파처에게 정부의 일을 그만둔다고 하고 파커는 계속 일하지 않으면 보호해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불안감으로 점점 삶이 무너지고 파괴되어 간다. 엘리샤는 결국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게 된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그가 정신분열증에 과대망상증 환자라는 사실이었다. 

대학원 무렵부터 환각이 시작되었고 너무 오래 방치되어 온 것이고, 룸메이트 찰스 허드만도 상상속 가상인물이고, 국가비밀업무같은 건 있지도 않고, 윌리엄 파커도 그의 환상속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뭐가 현실인지 환상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고, 그의 사무실에는 온통 잡지와 신문을 오린 종이로 벽면이 도배 되어 있었다. 환상이 만들어낸 모든 행위였다. 감시당하다는 것도 그 모든 것이 환상이 만들어 낸 설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항상 고립되었다. 그에게 룸메이트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나친 자기 확신이 사회적인 고립으로 결핍을 만들고 지나친 경쟁이 정신을 다이어트하게 만들었다.
소련 스파이로부터 공격받고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국가기밀이라며 모두에게 비밀에 붙인 채 말이다. 

 

어쩌면 그는 반사회적인 사람인 줄도 모르겠다. 머리는 똑똑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관계에서 겪는 결핍이 과대망상으로 옮겨 붙는 것이다. 
최소한 환상속에서는 자신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은 행복하고 욕망에 야망에 취해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또 자신이 굉장히 중요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는 자기 암시가 만들어 낸 허상이 만들어 낸 인물이다.
그는 여전히 세상을 겉돌고 있고, 인간관계의 폭이 좁은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다. 그런 갈증이 현실로부터 빠져나가 환상을 불러 모은 것이다. 자신이 현재 합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불만이 어쩜 1급 국가기밀 업무를 맡는 존재로 부각시키고 자신을 인정하는 인물 윌리엄 파처(에드 해리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유한적인 현실의 삶으로 충족되지 않는 것을 그는 무한한 환상으로 자아를 만들어 내면서 그 환상을 확신으로 현실로 가져온다. 

 

어쩌면 찰스 허드만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친구를 무의식인 자아가 만들어 낸 것이다. 그가 주위와 어울리지 못하는 관계속에서 그가 만들어낸 룸메이트며 자신의 곁을 지키는 존재로 환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현실에서의 외로움이나 관계결핍이 만들어 낸 환상에 맹신적으로 내어준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만들어 낸 찰스를 의지하며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해 나간다. 환상으로 현실의 결핍을 감춘다. 아니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환상에 갇힌다.  그러다 현실과 환상은 경계가 사라져 간다. 차이도 사라져 간다.
현실이 고달플때 우리는 가끔 상상력을 발휘하여 현실의 불행을 부인하기도 하고 덮고 싶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을 인지하는 순간 체념한다. 현실과 환상의 거리는 가까워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의 심각성은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1년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와 약을 복용하고 지낸다. 하지만 여전히 환상속의 인물들은 계속 그의 주위에 맴돌고 약으로 인해 일도 못하고 애를 봐주지도 못하며, 아내를 만족시켜주지 못하자 약을 몰래 중단한다. 그러자 그는 또 환각과 정신분열로  환상이 온통 현실이 되어 버린고 아내와 아기를 위협에 빠트리게 된다.

그는 아내가 다시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러 하자, 자신이 해결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과 있으면 안전하지 않으니 떠나라고 한다. 

그러나 엘리샤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와 극복해가는 길을 선택한다. 엘리샤는 아내라는 의무감과 떠나고 싶은 마음사이에서 힘들어 했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죄책감도 들지만 너무 힘이 드니깐, 현실이 그녀를 너무 아프게 하니깐, 
하지만 존에게 머리가 아닌 가슴을 믿고 치유해 갈 수 있도록 그의 곁을 지켰다. 그리고 존이 사람들을 가까이 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여겼고, 그를 낯익은 장소와 사람을 만나면 망상이 사라지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프린스턴 대학교에 가 친구도 만나고 도서관에서 연구도 하게 하고, 교정을 걷게 한다. 
그러나 환상은 계속 자신을 괴롭힌다.아마 영원히 따라 다닐 것이다. 존은 그들을 조금씩 무시하게 되고,환상속의 그들도 그에게 점점 포기한 채 주위를 맴돈다.
영원한 악몽같은 것이다. 누구나 사로 잡히는 과거같은 것으로 그들을 그저 받아들여 버린다. 

 

그리고 그는 노벨 경제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토마스 킹이 찾아온다. 그는 그에게 "저는 정상이 아닙니다. 환상이 보이기도 하지만 인정을 안하려고 애 쓴다."고 말이다. 
잠시 후, 그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같이 재직해서 영광이라며 다른 교수들이 만년필을 하나 둘씩 놓기 시작한다.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그리고 그는 1994년 '내쉬균형'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내쉬 균형은 국제 무역협상과 국제 노동문제 해결에는 물론 진화 생물학에도 기여했다.
그는 시상식에서 
 
"비현실세계에 빠졌다가 돌아 왔습니다.
전 소중한 것을 발견했어요. 그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발견입니다.
어떤 논리나 이성도 풀 수 없는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 말입니다.
난 당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섰어요.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며 내 모든 존재의 이유이다." 그의 아내를 향해 믿음에 대한, 사랑에 대한 답을 해 준다.

가끔은 어떤 대단한 이론보다 어떤 대단한 논리보다 사랑이 지닌 가치가 노벨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결과는 존 내쉬이지만 그 과정에는 엘리샤의 희생적인 사랑이 뒷받침된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