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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1 88.클로저: 거짓말은 통하고, 진실은 통하지 않는 사랑
posted by 해이든 2019. 3. 11. 20:29
클로저

 감독 마이크 니콜스

우선 이 영화는 4명 배우만으로 관심을 끈다.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주드로, 클라이브 오웬

부고기사를 쓰고 있는 댄(주드로)은 출근길에 스트립 댄서인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인 댄은 앨리스의 삶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하게 된다.
그리고 책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를 보자 댄은 그녀에게 강렬하게 끌리고 만다. 

둘은 서로를 끌어당기듯 키스를 하게 된다. 안나는 그가 어린 애인과 동거하는 걸 알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제하지 못함에 뒷걸음쳐 물러나자 댄은 앨리스는 귀엽고 어리다고 말한다.

소설을 쓰기 위해 그녀를 이용한 나쁜 남자로 느껴졌다. 

그리고 댄은 앨리스와 사진작업실에 같이 들어와서도 안나를 향한 갈증어린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잠시 앨리스가 화장실을 간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 댄은 더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사랑을 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다.
 
화장실에서 둘의 얘기를 다 들은 앨리스는 슬퍼 눈물이 흘러나온다.
안나는 이혼하고 혼자 작업실에서 지낸다. 
 
그리고 안나의 사진전에서 재회하게 된다. 댄의 옆에는 여전히 앨리스가 있고, 안나옆에는 래리(클라이브 오웬)가 있다.
실은 안나와 래리는 댄의 장난으로 맺어진 인연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을 맺어준 건 댄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4명의 인연은 운명일까?
나탈리포트만,줄리아 로버츠, 주드로, 클라이브 오웬

사진전에서 만난 댄과 안나는 앨리스와 래리를 속이며 관계를 지속했다.

그리고 댄은 앨리스 앞에서 사랑하기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진실을 말한다. 안나를 계속 만나왔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은 지금 앨리스도 사랑하니까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운명이니 숙명이니 하면서 안나도 사랑한다고 한다. 
정말 웃기는 소리지만 그게 댄이 말하는 사랑이고 진실이라면 나는 듣고 싶지 않다.
차라리 사랑이 옮겨간다고 했다면, 차라리 사랑이 식었다고 했으면 그럴수 있다고 댄을 미워하지 않았을텐데,...

앨리스는 말한다. "운명이나 숙명이 아니다,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거부할 수도 있는 거라고, 자기한테도 분명 선택의 순간이 있었어."

그렇다. 아무리 운명으로 포장하려고 해도, 아무리 진실로 포장하려고 해도 그 선택의 의지는 자신이 하는 것이다. 
앨리스는 댄을 사랑한다. 그 사랑이 옮겨간 것이 아프지만 그 선택이 아프지만 앨리스는 떠나준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그나마 앨리스가 가장 진실에 가까운 사랑을 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안나와 래리는 결혼을 했다. 그리고 출장에 돌아온 래리는 안나의 표정에서 왠지 이별을 감지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래리는 가운이 아닌 옷을 갖추어 입고 이층에서 내려온다.
"가운을 입은 채로 버림받으면 너무 초라하잖아."
그리고 출장가서 딴 여자와 잤다고 말한다. 왜 그걸 얘기하냐니깐 사랑하니깐 진실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넘의 진실은 사랑하면 딴 여자와 안자는게 진실이지, 자고 말하는 게 진실이냐구?

안나는 괜찮다고 한다.

댄은 왜 딴 여자와 잔 게 괜찮냐고 따진다. 그럼 딴 여자랑 잤으니까 이혼해 이렇게 말하는 걸 원했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쓴 진실로 여자에게 확인하고 싶은 걸까, 달콤한 거짓말로 덮어야 할 때도 있는데,

안나는 댄과의 관계를 말하며 헤어지자고 한다.
여기서 래리는 진실을 알고 싶다면서 그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어디서 했냐, 좋았냐, 자세는 어땠냐, 오르가즘은 몇 번 느꼈냐, 
댄을 사랑해서 이별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그가 진짜 알고 싶은게 이런 성적인 걸까?
안나를 계속 몰아치며 래리는 그녀를 천박한 여자를 만들고서야 만족해 했다. 

자신이 이 여자를 못 채워준 게 아니라, 그 넘이 나보다 더 섹스를 잘하는 게 아니라, 이 여자가 그걸 밝혀 천박해서 그렇게라도 몰고 가서 자기 위안을 찾으려는 몸부림으로 보였다.

마음이 떠난 여자를 잡는 건 너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테니까, 진실을 알고 싶다고, 그래야 보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 무너지는 자존심을 건지려는 것이다. 
클로저- 거짓말과 진실사이

 래리는 클럽에서 일하는 앨리스를 만난다. 댄에게 상처 받은  앨리스와 안나에게 버림받고 상처받은 자신을 위해 위로라도 받으려고 하지만 그녀는 손님과 고객으로서의 선을 냉정하게 지킨다. 댄에 대한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인가? 한때 댄이 좋아했던 여자인 앨리스를 상대로.

그렇게 댄과 안나는 서로 같이 있게 되고, 안나는 남편 래리에게 이혼도장에 서명해 줄 것을 요구하며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난다. 
래리는 호텔방에서 한 번만 자주면 깔끔히 서명해 주고 더이상 괴롭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호텔에서 관계를 가지고 나서 댄에게 자신과 잤다고 진실되게 말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어쩜 래리의 비열한 복수다. 
남자는 다른 남자와 섹스하는 여자를 너그러이 용서하지 못한다는 걸 안 것이다. 그게 그 남자를 계속 괴롭힐 것이며 여자를 볼때마다 상기시키며 마음에 지옥을 만들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댄은 래리와 안나가 잔 것을 눈치채고 흥분한다. 결국 안나는 다시 래리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래리를 찾아와 안나를 돌려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있다.

 

래리는 댄에게 "넌 사랑을 알려면 멀었어. 타협이 뭔지 모르거든."
어찌 말하든 래리는 비열하다. 사랑을 타협이라고 한다는 것이 여자인 나로서는 전혀 수긍할 수 없는 논리다.
그리고 그는 처방전이라면서 앨리스가 일하는 주소를 적어준다. 앨리스에게 돌아가라고 말이다.
떠나는 것도 돌아가는 것도 다들 지네 마음대로네...이 영화 보면서 너무 흥분하는 제가 보이십니까?
래리는 앨리스와 잤다고 한 방 먹인다. 이 싸움은 내가 승자야 하는 폼으로 말이다.
래리와 댄이 하는 것이 사랑인가? 집착인가? 타협인가? 
위선이다. 진실이 없다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진실로 알고 싶은 것은 딴 남자와 잔 것만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댄과 앨리스는 또 다시 사랑을 한다.
앨리스는 자신이 아직 댄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에게 돌아온 것만으로 댄을 다시 처음처럼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댄은 래리와 잤냐고 진실을 요구하며 묻는다. 아니라고 말하는데도 진실을 알고 싶다고 재차 물어온다. 
"거짓말은 하기 싫고, 진실은 통하지 않을 것 같고, 아무도 나만큼 당신을 사랑하진 못할거야. 왜 사랑만으론 충분하지 못한거지?
사랑이 어디 있어. 볼수도 만질수도 느낄 수도 없어. 몇마디 말은 들리지만 그렇게 쉬운말들은 공허할 뿐이야. 뭐라고 말하든 이제 늦었어."
앨리스는 이제 댄을 더이상 사랑해 주지 못한다. 사랑의 본질이 퇴색되었다.
여자에겐 사랑이 다인데, 남자에게는 섹스가 다인 것 같은 느낌이다. 
 
"진실에 중독되었어.사랑하기에 상처주기 싫은거야."라고 말하는 댄의 말이 너무 위선적이다. 
그래서 자신은 얼마나 진실했던 걸까?
 
앨리스가 왜 댄에게는 본명을 말해주지 않고, 래리에게는 본명을 말해주었을까?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거짓이라도 믿어주면 그게 진실이다.
하지만 댄은 한번도 그게 본명이 아닐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진실을 말해주어도 그게 거짓이라고 믿는 래리에게는 본명임에도 계속 의심하고 묻는다. 제발 본명을 말해달라고 말이다. 진실은 믿는 자의 몫이다. 말하는 자의 몫이 아니라 사랑하는 만큼 믿는 만큼 진실을 담게 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