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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0 85. 양지의 그녀 : 기억은 다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
posted by 해이든 2019. 3. 10. 01:28

 양지의 그녀


 

감독 미키 타카히로 

 

 

 

*스포 주의

따뜻한 햇살 가득 내리쬐는 양지에 그녀가 세상 행복한 모습으로 눈감고 있다. 누군가의 품을 연신 파고드는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같다.
사랑스러운 그녀를 연신 쓰담쓰담 해주는 손길은 왜 그리 따뜻한지, 
이 영화는 봄 햇살 가득 머금은 비눗방울같다. 
 
사랑은 유치하다. 그건 사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고, 사랑을 하는 당사자들은 달콤하다. 이 영화가 그렇다. 따뜻하다. 사랑하기에 따뜻하고, 사랑하기에 바보스럽고, 사랑하기에 직진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쯤 코스케(마츠모토 준)는 바위사이에 있는 아기고양이를 구해준다. 고양이는 자신을 구해주려는 줄도 모르고 코스케의 손등을 할퀴었다. 아기 고양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첫눈에 반한다. 데리고 온 아기고양이에게 자신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걸어준다. 하지만 아기고양이는 보란듯이 도망 가버렸다. 
 
중학생이 된 코스케 반에 새로운 여학생이 전학을 온다. 그녀는 느닷없이 코스케에게 다가와 자신의 이름이 '와타라이 마오'라고 말한다.
마오(우에노 주리)는 반아이에게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는가 하면 시험을 빵점 맞으면서도 싱글싱글 웃고 있는 해맑은 아이였다. 
 
코스케는 어느 날 당하고만 있는 그녀를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마오와 같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코스케는 그녀의 공부를 봐주고 그녀와 놀아주고 그녀에게 키스도 하게 된다. 

코스케는 도코에 있는 대학교를 간다고 떠났다. 그러나 실은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벗어나고 싶어서  도망간 것이다. 
그녀는 코스케가 전학가고 나서도 계속 공부했다. 대학교에 가면 코스케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양지의 그녀 키타무라 타쿠미, 아오이 와카나
그리고 10년이 흘러 레일광고에 다니는 코스케는  광고계약건으로 한 속옷회사에 간다. 거기서 중학교 동창인 마오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마오에게서 빛이 났다. 
서로 일적으로 만나 그들은 점점 가까워진다. 코스케는 마오로 인해 점점 웃고 다닌다.
코스케는 "우연이라도 만나서 다행이야."라고 말한다. 그러자 마오는 "우연같은 건 없어." 라며 그에게 키스한다. 
 
 
그들은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에노시마를 찾아 가게 된다. 거기서 코스케는 고양이할머니가 있는 집을 보여준다.  
 마오는 자신의 부모님이 계시는 집에 가자고 한다. 갑자기 그녀의 집에 가게 되고 마오의 부모님과 한 자리에 있게 된다.

마오는 코스케와 결혼하겠다고 부모님 앞에서 깜짝 발언을 한다. 코스케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한다. 

그녀의 아버지와 단둘이 있게 된 코스케는 아버지로부터 마오의 과거에 대해 듣게 된다.
13년전에 처음 길에서 발견하여 수양딸로 삼은 것인데, 그녀가 13살까지의 기억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마오는 코스케에게 함께 하지 못했던 만큼 10년을 같이 있어달라고 한다. 마오와 코스케는 혼인신고를 하고  둘만의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다. 그리고 마오의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자 마오의 아버지는 마오로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한다.
 
그들의 신혼집에는 금붕어가 담긴 어항도 있다. 그녀는 금붕어에게 일일이 이름을 지어 부른다. 결혼하고 그들은 햇살 가득 들어오는 거실에 누워 오후의 평화로움을 즐긴다. 마냥 행복했다.
양지의 그녀 마츠모토 준과 우에노 주리


어느 날 어항 안에 브라이언이라는 금붕어가 없어졌다.

그리고 방안에 떨어진 그녀의 결혼반지를 손가락에 끼워주는데 손가락 살이 너무 빠져 반지가 헐렁할 정도이다. 결국 그냥 목걸이로 만들어 목에 걸어준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건 그녀의 머리가 너무 많이 빠진다는 것이다.

너무 걱정이 된 코스케는 마오를 데리고 병원에 가 CT촬영을 한다. 의사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혹시 기억이 없는 사이에 생긴 마음의 상처가 영향을 미친다거나 잠재적으로 남아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해 준다.

코스케는 마오걱정으로 마오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이름도 나이도 의사의 추측을 참고로 아빠가 지은 것이고, 마오가 한밤중에 전라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마오가 마지막 효도라며 여행을 간 사진을 보여주며  갑자기 사라져버릴까 하는 불안하다고 했다.
 
마오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눈이 부시고, 현기증으로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마오가 찾아간 고양이 할머니를 통해 마오가 어릴 때 코스케가 구해준 고양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된다.

25살인 마오는 코스케 옆에서 더 살고 싶다. 하지만 한계가 왔다. 마오는 올해를 넘길 수 없다.
마오는 어릴 적 코스케에게 구해진 그 순간부터 인간이 되어 코스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줄곧 인간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가르쳐 주려고 마오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마오가 고양이일 때 코스케한테서 도망간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러 간 것이다. 그리고 코스케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인간의 모습으로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니 고양이었던 기억이 없는 것이었다.

 
햇살이 가득 들어온 집안으로 마오가 아침준비로 분주하다. 그에게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모닝키스를 해주고 신문을 가지고 온다던 마오는 그길로 사라졌다.

마오를 찾아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미오에 대한 존재도 기억도 사라졌다. 마오가 다니던 회사도 마오의 존재조차 모른다. 

미오가 사라지면 그녀에 대한 존재도 기억도, 마오와 한번이라도 엮인 사람이라면 그 기억과 존재는 다 사라져 버린다.
그녀가 선택한 것이다. 오직 코스케에게 가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삶이고, 사랑이었다. 사라져도 그의 곁에 있고 싶은 바램하나로 그녀가 선택한 사랑이었다.
 
그녀의 물건이라고 전해받은 자신의 이름표를 보고 그녀가 고양이라는 걸 알게 된 코스케는 고양이 할머니를 찾아간다.
"해가 지면 네 기억도 사라질거야. 마오도 목숨이 끝나지. 그 녀석이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뿐이야."
 
코스케는 처음 고양이를 만났던 바닷가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 앉아있는 마오를 만나게 된다. 
"브라이언 네가 먹었지?"라고 묻는다. 그녀가 고양이 였으니 금붕어를 먹었고, 아이가 추락할때 아이를 안고 떨어진 그녀가 안 다친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코스케는 자전거를 타자고 한다.
"추억은 다 사라질거야!" 좀 있으면 모든 기억이 사라질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놀이터로 돌아와 키스를 하고 마지막 작별을 한다.
"내기억은 마오로 가득 차 있어."
"다시 태어나도 코스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직 8번이나 남았잖아.그때까지 둘 다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가자. 또 언젠가 새로운 고리를 만들자."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일상으로 돌아온 코스케는 그녀가 즐겨듣던 'Woudn't it be nioe' 노래가 나오자 눈에서 눈물이 난다. 기억과 추억은 다 사라졌는데 사랑은 마음깊은 곳에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우연히 코스케가 마오의 부모님과 부딪혔을때 부모님이 들고양이때문에 물건을 많이 산 것으로 보아 그녀가 환생하여 다시 그 정 많은 집으로 들어간 것이라는 걸 암시해 준다.
 
고양이는 아홉개의 목숨이 있다. 다시 환생할 8번의 기회가 있다는 그녀의 말이 생각난다. 
참 독특하면서도 이질감없이 동요됐다. 유독 마오에게 비추어진 햇살과 그 햇살아래서 평온하게 잠든 그녀의 모습이 고양이같은 커다란 눈망울이 잊혀지지 않을만큼 매력적이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