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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5 94.캐스터 어웨이: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
posted by 해이든 2019. 3. 15. 11:55
캐스터 어웨이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캐스트 어웨이는 조난자란 뜻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여자친구 캘리(헬렌 헌트)와 함께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페덱스의 직원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비행기를 타러가는 차안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한다. 
켈리는 자신의 사진에 달린 시계를 선물하고 척은 작은 상자를 선물하며 12월 31일에 같이 열어보자고 하면서  '금방 올게'라고 말하고 비행기를 탄다.
페덱스 전용비행기에 올랐는데, 착륙하기 직전 비행기는 사고가 나고 바다에 추락한다. 구명보트에 몸을 실은 척은 바다에 표류하다 섬에 떠밀러 간다.

 

눈을 뜬 척은 자신이 무인도에 떨어진 것을 알게 된다.
자신과 함께 떠내려 온 택배상자들을 주워 모으고, 무인도를 둘러본다. 
 

아무것도 없다. 완전한 고립이다. 야자수로 허기와 갈증을 채우고, 서서히 물고기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슬픔 속에만 갇혀 있을 수 없었다.

 

 

해변에 자신이 타온 구명보트로 임시 거처를 만들고, 불을 지피기 위해 몇 번의 실패를 하다 불을 피웠다.

모든 것을 쉽게 쉽게 접해본 문명생활을 해 오던 척이 무인도에서 혼자 생존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동굴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하고 살아가게 된다. 모두 혼자의 노력으로 버티어야 하는 삶과 치과 가는 걸 피해왔던 탓으로 아픈 이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한다. 

택배상자에서 얻은 스케이트날로 이를 빼고,그 충격으로 기절하기까지 한다. 아퍼도 홀로 감당해야 한다. 
무인도의 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서로 반짝이고 속삭이는데 섬에는 오직 자신 혼자였다. 척은 생존은 본능에 따라 개척하고 만들어갔지만 켈리와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은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택배상자에서 발견한 배구공을 얼굴을 그려놓고 친구로 의인화시킨다. 윌슨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아무도 없는 섬에서 같이 의지하고 대화하며 동료처럼 가족처럼 친구처럼 고독을 벗으려고 애쓴다. 
그리고 한 몸처럼 이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있다. 윌슨은 고독이 만들어 낸 존재였다.

 

그는 윌슨에게 "시끄러워 죽겠네" 하면서 바다로 집어던져놓고 바로 후회하고 윌슨을 마치 사람이나 애인을 던진 것처럼 찾아해맨다. 척에게는 지금 기대고 자신을 버티게 하는 건 윌슨이었다. 

외로움은 어쩌면 인간의 가장 무서운 공포인 줄도 모른다.  

하루종일 한마디 말없이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 것으로 그는 구조될 것 같지 않은 절망감으로 죽음을 준비하기도 했다.
섬에서 못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었다. 오로지  온전히 혼자여서 주어진 선택권은 언제 어디서 죽느냐였다
죽으려고 할 때 그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살아있어야할 것만 같았다.비록 희망이 없더라고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살아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동굴안에서 생활하는 척
그렇게 4년이 지나고 켈리의 사진을 보며 그리움으로 윌슨과 대화하며 적응하고 있을 때 파도에 밀려 알미늄 판자 하나가 떠내려 온다.
그는 그걸 이용해 뗏목을 만들어 섬을 빠져나갈 방법을 고안하고, 갖고 있는 택배상자에서 비디오 테이프와 나무껍질을 벗겨 줄을 엮어 뗏목을 만든다. 이 섬에서 사는 것보다 차라리 바다에서 헤매는 걸 선택하기로 한다.

그는 무인도에서  1,500일이나 되는 시간을 무인도에서 살다가 거친 파도를 헤치고 윌슨과 함께 빠져 나온다. 빠져나온 그 섬을 바라보며 척은 만감이 교차했다.

바다에 표류되어 태풍을 만나 뗏목의 날개로 사용했던 알미늄 판자도 날아가고, 윌슨이 바다에 떠내려 갈 때 척은 바다에 몸을 던져 윌을 구하기 위해 (구한다가 맞는걸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 구한다가 맞다.)안간힘을 쓴다.
나는 윌이 살아있는 존재라고 착각까지 들었다. 뗏목이 떠내려가지 않게  줄을 잡고 윌슨을 구하려 하지만 뗏목줄을 놓치고 뗏목이 멀어지고 윌슨도 멀어진다. 결국 그는 뗏목줄을 잡고 멀어져 떠내려가는 윌슨에게 "미안해 미안해"라고 절규한다. 

그리고   뗏목에 오르고 나서도 혼자 한참을 소리내어 어린애 마냥 울었다. 그에게 있어 윌슨은 그저 배구공이 아니었다. 자신의 곁에서 같이 동고동락한  존재이며 친구였다. 같이 탈출해야 할 자신을 잃은 것처럼 울었다. 외로운 4년을 버티게 해 준 존재가 떠내려 간 것이다.

척은 홀로 바다를 표류하다 드디어 구출이 된다.
막상 살아서 돌아와 보니 켈리는 이미 딴 사람의 아내가 되어있다.  그리움이 없다. 미안함과 서운함, 외로움이 만감이 교차한다. 켈리로 4년을 버틴 삶이었다.
켈리만을 기다렸지만 켈리는 척이 죽은 줄 알고 잊어야만 했고, 척의 무덤과 관까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녀는 척이 추락한 그 날부터 모든 일상이 멈춰버렸다고 한다. 실종 이후부터 바다를 헤매고 수색하고 다녔고, 주위에서는 잊으라고 했다.
 켈리는 막상 척을 마중하러 공항까지 왔지만 척의 앞에 나오지 못한다. 대신 남편이 와서 그녀가 혼란스럽고 얼이 빠졌다고만 전한다.
파도가 자신에게 희망처럼 돛을 갖다 주어 살아왔지만 척은 켈리를 다시 잃었다. 섬에서는 켈리가 항상 옆에 있었는데 지금은 켈리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살아돌아온 걸 축하해주는 파티에서 잔에 든 얼음물도 마셔보고, 그는 게요리와 너무 쉽게 켜지는 불을 보며 자신이 처절하게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들이 여기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간단하다. 
그는 편안한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바닥에서 잠을 자다 택시를 타고 켈리를 찾아간다.
늦는 일만큼 절대 허용하지 않는 그가  너무 늦어버린것이다. 
"금방 다녀온다고 했잖아"
"미안해"
"나도야. 난 당신이 살아 있을 줄 몰랐어. 당신은 내 유일한 사랑이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를거야"
척은 "그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했어. 그 차에서 내리지 말아야 했어."라고 후회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그녀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이제 척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한다.
바다에 떠내려운 택배를 4년만에 배달해준다.
'이 택배가 제 목숨을 살렸어요' 메모를 남긴다.
그의 말처럼 "계속 숨을 쉬어야 한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테니까 "
 
어쩌면 인생자체가 표류이다. 파도에 밀려 어디로 흘러갈지, 파도가 무엇을 가져올지 알수가 없다. 한치 앞도 
손자에게 배구공을 선물하는 할아버지의 생일 축하 메시지처럼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세상이다. 또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만들어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