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맘이 정말 편안한 날, 몸의 움직임 없이 늘어지고 싶은 날, 멘토같은 편안한 인상으로 아빠같은 미소로 맞이할 것 같은 그 한 사람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24시간을 장식하고 싶다. '로빈 윌리엄스'
난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작품으로만 그를 가슴에 가두고 싶다. 그의 개인적인 삶으로 들어가면 왠지 가슴이 시려서 위로를 못 받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유독 상복이 없다. 그래서 많이 안타깝다.
그에게 상을 안긴 작품 <굿 윌 헌팅>을 소개할까 한다.
<굿 윌 헌팅>이란 영화에서 그는 심리상담 교수로 나온다. 이름은 숀 맥과이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명문고 영어 선생님으로나와 많은 이에게 연기의 내공을 보여준 그였다. 어쩌면 이 두 작품으로 이미 내 마음속의 멘토나 캡틴으로 자리잡은 줄도 모르겠다.
청소부인 윌역에는 맷 데이먼이 맡아 열연한다. 맷 데이먼은 벤 애플렉과 함께 직접 대본도 쓰고 또 같이 출연도 하여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하버드대에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공과대학 MIT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윌은 복도를 청소하다 칠판에 적혀있는 수학 문제를 보고 풀어 적는다.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수리 조합학의 수훈상을 받은 램보교수가 낸 문제이다.
윌은 수많은 범죄이력을 가지고 있는 문제아로 지금은 경찰관 폭행사건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였다. 램보 교수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자신의 보호 아래 그를 꺼내 준다.
첫째는 매주 자신을 만나 수리조합과 유한 수학을 공부하는 조건이고, 둘째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윌을 꺼내면서 램보에게 치료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윌은 천재다. 사진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는 죽어라 노력해도 습득하기 힘든 지식이 그는 그저 재미로 담는 놀이인 것이다. 수학, 역사, 인문학, 과학 모든 지식을 진공기로 흡수하듯 담는다. 그 지식의 한계는 측정할 수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뛰어나다.
램보는 그와 수학문제를 풀며 그의 천재성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윌을 라마누잔의 천재성에 비교하며 그의 천재성과 기량을 맘껏 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고, 그를 세상에 도움될 수 있는 인물로 밀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윌은 자신을 진료할 정신과 의사들의 진료에 아주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한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시간낭비라며 윌에게서 손을 뗀다.
윌은 상처가 있다. 몇 번이나 입양됐다 파양 된 아픔이 있고, 양부의 학대로 인한 상처로 마음을 굳게 닫고 열지 않는다. 그는 마음을 방패로 막고 열려고 하는 자들에게 그의 천재적인 두뇌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마치 그의 천재적인 지식은 자신을 방어하는 뽀족한 창인 것 같다. 책으로만 배운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잘난 척하고, 상처를 주고, 공격적이지만 그는 두려움 많은 어린애에 불과했다.
램보는 윌이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어 그걸 열어 줄 사람이 필요했고,대학 동창이자 심리상담 교수인 숀을 찾아가 부탁한다. 숀과 윌과 같은 남부 보스턴 출신이고,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숀은 아내를 사랑했고, 아내가 아퍼 6년 동안 일을 관두고, 병상을 2년이나 지킨 남편이다.
아내를 잃은 과거의 슬픔으로부터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또 의사에게 믿음이 있어야만 환자의 마음을 터 놓는다고 생각하는 교수이다.
첫 만남부터 윌이 사무실에 걸린 숀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인생을 다 안다는 듯 자신의 아픈 삶을 잔인하게 난도질하고 아내를 모욕하는 말로 윌을 자극시켜 분노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윌에게 말린 느낌이다.
숀은 윌이 한번도 누굴 가슴으로 뜨겁게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세상이 두려워 보스턴 밖을 나가보지도 않고, 정작 경험하지도 않고 천재라 가슴속에 담겨있지도 않은 지식으로만 지껄이는 겁 많은 아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숀은 자신의 이야기부터 내어 놓는다. 아내에게 첫 눈에 반한 이야기, 아내의 사소한 단점, 그리고 아파서 죽어갈 때까지의 심정과 아픔들을 말이다.
어쩌면 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숀도 윌과의 시간으로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끄집어내며 과거로부터 빠져나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처란 묻어두기보다 끄집어내야 어디가 아픈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숨기고 묻어둔다고 아무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윌의 마음을 열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되는 걸 숀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21살의 나이에 상처받는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숀은 그게 방어심리라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떠나기 전에 먼저 떠나게 만들고 그 때문에 20년이나 외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윌은 숀의 노력에도 모든걸 할 수 있는 잠재력을 타고 태어났음에도 재능을 헛되이 쓰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넌 뭘 하고 싶니? 간단한 질문에도 정직한 대답을 못하고,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두려워만 하며 계속 벽돌공만 하는 윌에게 숀은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고 나가라고 한다.
사람은 제각각 자신의 쓰임새를 알고 산다. 그도 자신이 천재인 걸 안다. 남이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그는 벽돌공으로 사는 삶에 안주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두려움에 떠는 어린애로 평생을 살 것처럼 군다. 몇십년간 죽도록 노력해서 푸는 문제를 몇 초 만에 푸는 윌로 인해 램보 교수는 좌절한다. 그런데 더 좌절하게 만드는 건 그의 재능을 헛되이 낭비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다.
참 불공평하지 않겠는가? 하버드에 수업료를 내고도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결과를 재미로 하는 윌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는 사람이 또 얼마나 많은데, 언제 알을 깨고 나오려고 아니 알을 깨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식이 알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엄마새는 그 알을 두들긴다. 스스로 깨어나올 수 있게 기다리고 자극해 준다. 네가 깨고 나와야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말이다. 지금 윌은 알을 깨려고도 안 하고 있다.
윌의 친구 처키(벤 애플렉)는 "넌 우리한테 없는 재능을 가졌어. 당첨될 복권을 깔고 앉았으면서도 너무 겁이 많아 돈으로 못 바꾸는 꼴이라구. 병신 같은 짓이지."
어릴 적 고아로 입양되었다 버림받으면서 입은 상처는 생각외로 컸다. 윌의 마음을 여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숀은 아버지가 술고주망태로 취해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에서 자란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엄마와 동생이 맞지 않게 하려고 먼저 덤볐다고 말한다.'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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