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릴 스트레이드의 책'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3.20 105. 리즈 위더스푼의 로드무비<와일드>
posted by 해이든 2019. 3. 20. 09:20

와일드


감독 장 마크 발레

 

영화 와일드

 

우리가 원하는대로 흐르지 않는 게 인생이다. 낯선 곳에서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삶이 침몰하기도 한다.
사니까, 살아 있으니까 견디어야 하는 게 인생이다. 하지만 냉정하고 이성적이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감정이 이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끌어내릴 때면, 그저 무너지는 가슴을 움켜쥐고 어둠속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면, 
좌절감에 그저 내려놓고 싶다면, 미치도록 날 향해 망치를 들게 한다면 ......
그런 절망의 무게를 안아본 적이 있는가?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없는 수많은 고통과 동침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희망의 메시지도 들리지 않을 때, 세상이 나에게만 차겁고 냉정하게 굴 때 
감당하기보다 버티기보다 삶을 파괴해 버리고 싶을 때,
어떤 생각도 머리속에 집어넣을 수 없을 때 ,
우는 것도 맘대로 안되고 몸과 마음이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 같은 숨막힘이 엄습할 때면 

 

날 파괴하는 일에,
상처주는 일에 자신이 가장 먼저 흉기를 들게 든다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살다가 길을 잃었을 때,
이 영화는 용기를 내밀어 준다.
<와일드>는 나를 완전히 제압시켰다. 
자극이 되었다. 
열렬히 상처받은 20대의 젊은 여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파괴해 버리고 바닥까지 내려가고서야 자신의 길을 다시 찾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선택하게 된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용기,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험난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엄마를 잃은 상실감은 인생이 무너지는 상실감이었다.
엄마의 죽음 이후 바닥까지 인생이 떨어진다. 정신적인 굶주림으로 삶이 메말라간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인생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셰릴 스트레이드가  밑바닥까지 내려앉은 자신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생각하고 로드무비를 결심한다. 
수 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걷겠다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녀의 도전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해 주었다.
극한 상황에서,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선에서 슬픔도, 좌절도, 아픔도, 연민도, 웃음도 담으며 도전을 통해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간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도전기

 

실존인물 셰릴 스트레이드의 저서 <와일드>를 바탕으로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과 주연을 맡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제작한 장 마크 발레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 낸다. 

리즈 위더스푼은 절망의 끝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하며 4,285km의 PCT를 걷은 셰릴 스트레이드의 실화를 보다 사실적이고 실감 나게 그려낼 뿐 아니라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무너진 삶을 회복하기 위한 그녀의 절박한 심정과 감정 변화를 잘 표현했다.

 

이 영화는 고통을 극복하며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모험속에서  담아낸 로드무비다.
이런 로드무비는 내게 처음이었다. 그것도 여자 혼자만의 모험이기에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무려 아홉개의 산맥과 사막과 황무지, 인디언 부족의 땅으로 이루어진 그곳에서
그녀는 온갖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잃고 무너졌던 자신을 조금씩 조금씩 일으켜 세우게 된다.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육체적 고통은 참 작은 것일 수도 있다. 배고프면 생존본능만 남으니까
외롭고, 춥고, 굶주리고, 물집이 잡히고, 피곤하고, 야생동물과의 싸움, 험난한 절벽과 좁은 길, 인간마저 어쩔 수 없는 날씨와 기후가 만들어 내는 악천후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험난한 여정을 견디고 버티어 내어 정신적 건강을 회복해 나간다.
여러 위험과 모험으로 산맥을 넘고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즐거움, 용기가 쌓인  일련의 과정들이 자신을 성장시켜 나간다.
그 모든 것을 초월한 3개월의 여정으로 그녀는 하나의 길을 만들었다. 
4,285km PCT를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선 그녀는 다시 태어났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삶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그녀가 선택했던 모험과 용기와 도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