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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3 91.콜드 마운틴: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
posted by 해이든 2019. 3. 13. 17:08

콜드 마운틴


 

감독 앤서니 밍겔라

영화 콜드 마운틴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자만을 생각하며 탈영한 한 남자의 험난한 여정과 전쟁에 나가 생사를 알 수 없는 한 남자만을 끝없이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한 여자의 사랑을 서사적으로 그려낸 영화이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건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삶이다. 그러나 그 상황속에서도 꽃이 피듯 사랑이 자리한다. 이 영화는 전쟁과 사랑을 서사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인간의  따뜻함과 잔인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안소니 밍겔라가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찰스 프라지에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나탈리 포트만, 필립 시모어 호프먼, 르네 젤위거 등 화려한 배우들의 출연만으로 볼거리는 충분하다. 

 

목사인 아버지와 함께 찰스턴을 떠나 콜드 마운틴으로 온 딸 에이다 먼로(니콜 키드먼)는 마을의 조용한 청년 인만(주드 로)에게 끌린다. 인만도 그녀를 맘에 두게 되고 그녀의 농장 밭을 갈아준다.
의사의 권유로 경치좋은 곳으로 온 아버지는 노예와 일꾼들을 사서 농장을 경영하고, 에이다는 아버지의 교회일을 도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조력자로서 역할을 해 나간다.

 

남북전쟁으로 마을의 젊은 남자들은 전부 남군에 지원하여 전쟁에 참여한다. 인만 역시 당연히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그녀와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인만은 음악악보에 자신의 사진을 한장 넣어 에이다에게 주고, 에이다 역시 여행책속에 자신의 사진한장을넣어 건네고 첫키스와 함께  이별을 맞이한다. 
에이다는 인만에게 "기다리고 있을게요"라는 말을 전한채 전쟁터로 가는 그의 뒤를 바라본다.
 
인만을 보내고 에이다는 아버지에게 인만을 그리워한다고 말한다.
"그와의 대화를 글자수로 세어 보았는데. 얼마 안됐어요. 그런데도 그리워요"
"난 네 엄마를 결혼 22개월에 잃었지만 그 정도면 평생 벼텨지더구나."
인만이 전쟁터로 간 후 얼마 안되어 목사인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아버지는 죽기전에 그녀를  동반자로 키우지 말고 여자로 키우지 못한 걸 후회했다. 
목회일을 돕느라 여자로서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에이다는 아버지를 잃고,
노예도 다 풀어주고, 일할 사람도, 먹을 것을 살 돈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끔찍한 전쟁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는 무용지물이 되고, 일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에이다의 농장은 엉망진창이고, 하물며 수탉에게도 쫓겨다닐 정도다.

홀로 궁핍함과 싸우고,매일같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답장한 장 없는 인만을 향한 그리움으로 마음이 젖고, 그 젖은 마음으로 편지를 보낸다.
마을은 전쟁터로 나간 이들의 죽음의 소식이 날라들고 집집마다 슬픔으로 가득하다.
전투중 인만은 심각한 부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지난 겨울에 부친 에이다의 편지를 읽게 된다. 
"내게 남은 한 가닥 빛은 당신에 대한 믿음과 당신을 볼 수 있다는 희망뿐이다.
당신에게 분명하게 말하겠어요. 전투중이라면 전투를 멈추세요.행군 중이라면 행군을 멈추세요. 내게 돌아와요.제발 내곁으로 돌아와줘요."
사랑은 믿음이 강할수록 그리워지는 것인가.
 
언제나 전쟁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희생만 강요한다. 깃발이나 거짓에 속아서 전쟁터로 보내진 그들에게 전쟁은 영웅도 충성도 아닌 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고통이었다. 
어짜피 진 전쟁이다. 인만은 다시 전쟁터로 돌아가 개죽음을 당할 수 없었다. 그리고 콜드마운틴에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에이다가 있다. 인만은 병원에서 탈출한다.

 

전쟁중에도 생사로 사경을 헤매는 중에도 그녀를 향한 그리움으로 버텨내고 견디어냈다. 깃발과 거짓에 속아서 전쟁터에 나간 전쟁이었다. 인만의 목표은 에이다였다. 
인만은 오직 에이다에게 돌아가기 위해 굶주림과 탈영병 사냥꾼에게 쫓기며 그 멀고 험난한 행보를 포기하지 않는다.
 
 
1864년 주지사는 탈영병을 반역죄로 다스려  개처럼 쫓겨 다니게 될 뿐 아니라 탈영병을 돕는자 또한 반역자로 처벌한다고 발표한다.

티그를 주동자로 하여 의용군은 마을을 수색하기 시작하고 ,북군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상처를 내고 다녔다.

의용군을 가장해 마을의 재산과 농장을 탈취하고 갈취했으며, 탈영병을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사람을 학살하는 등 마을을 피바다로 만들었다.
전쟁은 사람을 바꾸어 놓았다.  태그는 목사가 가진  농장땅에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
 
에이다는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인만이 오지 않을 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녀는 돈도 없고, 전쟁때문에 갈 곳도 없고, 콜트 마운틴을 떠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를 이웃인 샐리는 음식도 나눠주며 도와준다.

 

어느 날, 루비 트위스(르네 젤위거)란 여자가 에이다의 농장에 찾아온다. 돈엔 관심도 없으니 재워주고 한 식탁에서 먹여주면 된다고 말이다. 그녀는 노예가 아니라 농장을 위해 같이 일을 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내가 일할 동안 그 쪽이 노는 건 못 본다 이거지" 아주 터프하고 생활력이 강한 여자였다. 남자보다는 더 낫다는 것이다.

어차피 마을은 전쟁으로 늙은 남자들과 연약한 여자들뿐이다.  그녀는 자신을 업신여기는 수탉의 모가지를 비틀 정도로 강인한 소유자였다.

루비는 겨울 대비 식량을 심고, 밭을 갈아 업고, 지붕을 덧대고, 울타리를 만들고, 허수아비를 만드는 등 농장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사는데 필요한 일은 하나도 못배운 에이다는 루비를 만나 울타리를 치면서 처음으로 살면서 쓸모있는 것들을 배워나간다. 

 

남자들이 전쟁터로 끌려가 목숨을 놓고 사투를 벌이는 동안 여자들은 삶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샐리가 탈영한 아들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의용군들은 그녀의 남편을 잔인하게 죽여 매달고, 아들 둘을 무참하게 총으로 쏴 죽이고,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묶여있는 채 지켜봤던 샐리의 모습은 참담했다.

남북전쟁인데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학살이 더 잔인한 건 무엇일까?

지켜주어야 할 목숨과 재산을 적보다 더 핍박하고 강탈해가는 모습은 정말 싫었다. 
 
호시탐탐 에이다의 농장과 에이다를 노리고 있는  티그는 점점 탈영병을 잡는데 혈안이 되어 날뛰고, 마을사람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 붙었다.그들의 감시속에 루비는 탈영해 온 아버지를 농장에서 재워줄 수 없었다. 

 

그러나 루비 몰래 창고에서 자고 간 루비의 아버지와 그 일행은 눈밭에 낸 발자국으로 인해 그들의 위치가 발각되고만다.

결국 의용군에 의해 총살을 당한다. 소식을 들은 루비와 에이다는 산으로 아비의 시신을 찾으려 간다. 

다행이 아버지는 숨이 끊어지지 않아 숲속 오두막에 옮겨 치료한다.

먹을 것을 사냥하러 간 에이다는 멀리서 걸어오는 인 만과 만난다. 

수없이 죽을고비를 넘기고 오직 에이다를 향해 온 인만과 혼자 모든 역경을 버티며 인만을 기다린 두사람이 이제야 만나 뜨거운 관계를 맺는다.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에이다를 향해 걸어온 길, 100통이 넘는 편지를 쓰며 답장한 통 없음에도 믿음으로 기다린 에이다의 사랑은 이 피폐한 환경속에서도 너무 너무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것도 잠시 의용군에게 발각되어 인만은 허망하게 죽고 만다. 

 

에이다는 그 하룻밤으로 인해 인만의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루비와 함께 농장을 키우고 살아가게 된다.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땅도 치유되지 않는다. 다만 과거를 통해 배워나갈 뿐

인만의 말이 귓전에 울린다.
"어떻게 이름 하나가 실제가 아닌 이름 하나가 이렇게 가슴을 아프게 할까요"
 
이영화는 인만과 에이다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탈영병으로서 에이다에게 오기까지의 여정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차거움과 따뜻함을 담고 있으며, 전쟁보다 더 참혹한 것은 마을에서 행해지는 의용군들의 잔인성을 통해 보게 되는 인간의 밑바닥이 더 암담했다. 그런 전쟁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은 통찰해볼 만하다.
 
영화속에 카메오처럼 등장했지만 유난히 빛났던 사라역의 나탈리 포트만,

그녀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아픈 갓난아기를 홀로 키우면서도 탈영병 인만에게 먹을 것을 주는 따뜻한 여자였다.

외로움에 인 만과 같은 침대에 누워 달라는 부탁은 정말 안쓰러웠다. 

배고픔에 사라의 집을 급습한 북군중의 한 명이었던 킬리언 머피,

그는 어린 갓난아기를 이불보도 덮어주지 않고. 그 춥고 차가운 얼음바닥에 두는 적군 중의 한 명이었다.

비록 적이지만 어린아이에게 이불보를 덮어주는 착한 본성이 표정에 담겨 있었다.

제발 아이를 덮어달라, 아이가 아프다는 엄마의 애원에 흔들리고, 어린아이가 안쓰러워 일행에게 애가 얼어 죽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행은 '내 알바 아니다'로 일관한다. 

전쟁은 인간의 착한 본성을 죽인다. 오직 죽고 죽이는 일로 인성을 도배해버린다. 
그래서 전쟁이 주는 두려움은 총이나 폭탄이 아닌 인간의 잔인함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