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이누도 잇신
솔직히 늙은 몸으로 힘에 부쳐 그것도 못마땅하지만 조제(이케와키 치즈루)가 조르니, 밤이 되면 유모차에 태워 덮개를 덮고 타인의 시선을 피해 나오곤 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가 끌고 다니는 수상한 유모차에 대해 소문이 나돌게 된다.
세상과 동떨어진 외톨이!
우리는 할머니의 시선에서 바라봐야 하는 장애가 아니라 조금은 특별하고 다른 존재로 조제를 바라봐야 한다.
유모차 안의 조제는
장애로 마음이 갇힌 여자애가 아니었다. 책으로 읽은 그녀의 세상은 어쩌면 대학생인 츠네오보다 더 넓어 보였다.호기심, 그러면서 특별한 감정들이 들어오고 , 동정이나 연민이라는 생각이 개입될 수 없을 만큼 순수하고 당당한 조제에게 츠네오는 사랑을 느낀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보고 싶었던 호랑이, 그리고 안기고 싶었던 품,
카나에는 조제를 만났다.
"그게 정말로 부러우면, 너도 니 다리를 자르면 되잖아."
이게 우리가 장애인을 대하는 시선일 것이다.
하지만 카나에는 장애 때문에 불쌍해서 츠네오가 조제를 동정한다고 착각한 것이다.
조제가 카나에에게 당당했던 것은 사랑에 대한 당당함도 있지만 카나에의 지질한 생각들이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아니 사랑하기에 보내주어야 할 날이 올 줄도 모른다. 그들에게도 그런 시간이 왔다.
츠네오는 누굴 책임질만큼의 위치가 아니었다. 사랑은 책임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책임을 요구한다. 책임을 요구받는 순간 무거워진다. 사회초년생으로 츠네오의 삶 자체가 결코 가볍지 않다.
조제를 늘 업고 다녀야 하는 현실, 동생의 "지쳤냐?"는 질문에 츠네오는 부정할 수 없었다.
결국 조제를 떠나고 길을 걷다 츠네오는 밀려오는 감정에 서럽게 운다.
담백한 이별이었다.이별의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아니 사실은 하나다. 내가 도망친 것이다. 헤어진 여자와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조제를 보지 못할 것이다.'
츠네오가 조제를 배려나 연민으로 사귄 것이라면 장애를 가진 친구를 계속 도와주며 만날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츠네오가 흘리는 눈물이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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