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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06 77. 쇼생크 탈출 : 두려움은 희망을 가둔다.
posted by 해이든 2019. 3. 6. 12:15

쇼생크 탈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영화 쇼생크 탈출
자유란? 
이 영화를 통해 단지 강력범이 수감된 감옥이라는 설정보다 그들이 범한 죄목보다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에 대한 갈망이, 또 그 갈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 남자의 탈출은 그 자유에 대한 갈증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감옥에서 야외로 차출되어 지붕 보수 작업을 하던 죄수들에게 제공된 맥주가 다 가진 듯한 비싼 미소로 내게 다가오게 할 줄이야.
햇빛을 받으며 아주 잠시지만 그늘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동료죄수들을 바라보며 짓는 그의 미소가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었다.
옥상에서 자유만끽하는 앤디(팀 로빈스)

부잣집 도련님같이 생긴 앤디(팀 로빈스)는 잘 나가는 은행 부지점장이었다. 그런 그가 왜 감옥에 온 걸까? 이곳은 강력범들이 수감된 쇼생크 교도소이다. 그러나 강력범인 죄수들은 안 보이고, 아 강간범들 빼고 다 착하고 선량해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흉악한 범죄자보다 흉악한 교도관과 교도소장이 있는 곳이라 해야 맞을 것 같다. 

오히려 죄수들에게 더 인간적이고 따뜻함을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 
 
앤디는 아내와 아내의 애인을 살해했다는 협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당연 그가 죽이지 않았다.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살인범으로까지 몰렸다. 아무리 아니라고 진실을 말하여도 세상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자신을 사지로 내몬다. 
 
앤디는 그런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세상이 자신을 왕따시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세상의 사람들을 외면하게 만든다. 
그는 교도소 첫날 숨소리하나 안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세상을 향해 숨소리마저 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밖으로 내 놓지 않았고, 어떤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활했다. 
 
하지만 자신을 강간하려는 무리들은 그를 끝없이 괴롭혔고, 그는 끝없이 저항하며 그들과 부딪히고 깨지기도 한다.
쇼생크탈출 레드역(모건 프리먼)

그가 처음으로 다가가 말을 건 사람은 교도소내 죄수들에게 몰래 물건을 구해주는 레드(모건 프리먼)였다. 그가 구해달라는 물건은 돌깨는 망치였다. 돌을 모으는 게 취미이고, 돌을 조각하는 아주 작은 망치였다. 

어느날, 야외 공사로 12명이 차출되어 나가고 우연히 쇼생크 내 악랄한 교도관 해들리가 세금문제로 다른 교도관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걸 듣고, 앤디는 그에게 세금을 하나도 내지않게 해결해 주겠다고 한다. 
대신 여기 죄수들에게 시원한 맥주를 돌려 달라는 것이었다. 마치 자유인처럼 햇빛 아래서 마신 맥주 한 잔이 이들이 누린 최고의 자유였던 것이다. 
 
앤디는 그 계기로 노튼 교도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게 되고, 교도소장은 엘리트인 그에게 교도소 내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연말정산때에는 교도관들의 세금업무를 봐 준다. 
기관에 여기저기 편지해서 도서관에 책을 기부나 협찬을 받으며 쇼생크에서 조금씩 적응하며 죄수들과 서로 교류하고 지내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음악이었다.
음악은 아름답고 누구에게도  자유를 상징하는 것임을 처음 알았다. 음악을 들을 자유까지 뺏아긴다는 게 무엇인지를 말이다. 감옥은 그들을 육체적인 자유만 앗아간 것이 아니었구나. 
그들의 정신적 자유를 박탈한 것임을 앤디가 감옥 내에 울려 퍼지게 한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통해서 느끼게 되었다.
죄수들은 감옥에 울려퍼지는 그 음악 한 곡으로 자유를 느꼈다. 하늘 높이 아무데나 날아갈 수 있는 새처럼 말이다.
교도소내에서 음악을 느끼는 앤디

이 영화는 앤디가 탈출에 성공한 것보다 여러가지의 자유의 형태를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

희망은 좋은 것이고 소중한 것이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한 걸 제대로 희망하지 않는 것이 쇼생크보다 더한 감옥인 것이다. 
 
그리고 자유와는 달리 익숙함이 주는 비극도 브룩스와 레드를 통해서 알게 된다.  
50년을 감옥해서 길들여지며 살다 가석방이 되어 세상에 나간 브룩스는 결국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레드(모건 프리먼)은  40년동안 허락받아 오줌을 쌌고, 허락없이 오줌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로 말로 자신이 감옥에 완전히 길들여졌다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감옥의 벽을 원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 벽에 기대게 되고 나중에는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삶의 일부가 되고 또는 전부가 되어버린다고 말이다. 

감옥 내에서 브룩스는 그렇게 50년을 살았다. 그에게 세상은 감옥보다 더 두려운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앤디가 희망을 좋은 것이라 얘기할 때 레드는 희망은 위험한 거라고 말한다. 희망은 사람을 미치게 할 수 있고, 이 안에선 아무 쓸모도 없다고. 그래서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말이다. 
 
길들여진다는 것이 희망을 내려놓고 만들어진 삶이었다. 레드역시 가석방되어 세상에 나갔고, 브룩스가 걸어간 길을 가려다 희망을 꿈꾼 앤디를 찾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희망한다. 국경을 무사히 넘을 수 있게, 앤디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희망은 푸르르고, 길들여진 익숙함은 회색빛 벽처럼 보인다. 
앤디가 20년이나 자유를 희망한 것처럼 인간에게 자유란 살아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소중한 것임을 이 영화로 통해 절실히 느낀 것 같다.
 
새장안에서 살 수 없었던 앤디와 새 장 안에서 살기를 바랬던 브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