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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3. 2. 15:43

허스토리(Herstory)


감독 민규동

영화 허스토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관부재판

 

허스토리는 여자들에 의해 씌여진 역사라고 보면 된다. 
6년동안 정부의 도움없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힘겨운 법정싸움을 그린 영화이다.
1992에서 1998까지 23번의 재판을 통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부 승소를 거두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국가적 배상을 최초로 인정받은 점에서 의미있는  재판이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끝내 할머니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에 당당하게 맞선 할머니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그들의 피맺힌 삶과 한을 세상에 드러냈다.

 

부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청구한 소송이었는데, 위안부에 대한 성적 강제는 여성차별 문제로 피해를 방치한 것은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각 30만엔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그들은 공식사과하지 않았고, 일본정부의 항소로 히로시마 고등재판에서 패소하고, 대법원에서 항소를 기각하며 패소가 최종 확정된다.
이긴것도 진것도 아닌 관부재판에서 그들의 인생이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 것이다. 

 

법정에서 이루어진 할머니의 고통스런 증언으로 일본이 그녀들에게 행한 만행이 얼마나 잔인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가 그녀들을 더 지옥으로 내몰았다는 걸 알게 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제 이야기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마지막 남은 생을 다해 그들이 외친 소리를 찾아 아낌 없는 위로를 건네야 할 것 같다.

국가도 그들을 보호해주지도 않았고 그들의 아픔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어떻게 이루어냈는지 꼭 기억하기 바란다. 어쩌면 여자대통령이라면 여자들의 고통에 더 귀기울여 줄 거라고 기대했던 믿음을 아주 무참히 짓밟아 버린다. 역사를 왜곡하는 인간들은 일본정부만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정부도 그들의 아픔에 소금을 뿌렸다.

 

<허스토리>영화는 극중에서 김희애가 열연한 문정숙변호사가  왜 돈도 안되는 사건에 자비를 털어가며 변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부끄러워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산 게"라는 그 말이 왜 그렇게 가슴을 찌르는지 한 번 제대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제와서 다 지난 거로 왜 그러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들에게는 끝난 게 아니었다. 
저들이 사과하지 않는 한,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겠나? 세상은 안 바뀌어도 할머니들은 제대로 울어보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다 싶었다.

자신들의 죄도 아닌데 죄인처럼 살아야 했던 삶이 얼마나 비통했을까.

문정숙은 그래서 재판에 이기고 싶어 했다. 이겨야 할머니들 분이 풀리니까,

사과를 받아야 끝낼 수 있으니까, 그래야 할머니들의 쭈글쭈글한 얼굴에 웃음이 생기니까.

 

정말 명품배우들이 이런 거구나, 감탄에 감탄을 했다.

박순녀 할머니역에 '예수정', 서귀순 할머니 역에 '문숙', 이옥주 할머니 역에 '이용녀', 유소득 할머니 역에 '이용이', 그리고 배정길 할머니 역에 '김해숙'

모든 할머니들의 증언이 가슴을 내리쳤다.

극중에서 김해숙이 열연한 배정길 할머니가 재판에서 한 말은 명대사였다.
"일본을 통째로 준다고 해도 난 싫어. 잘못했다. 미안하다.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사과해. 지금 기회를 줄게 인간이 돼라..."
"사람새끼라야 사람 말을 듣지, 니들이 아무리 숨겨도 그 눈빛에 죄책감이 다 보인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기회를 주었는데도 사과도 안하고 인간이 되지도 않았다. 정말 답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인간이라야 상대하고 있지 그말이 정답인 것 같다.

 

최근에 위안부 문제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왕이 위안부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에 일본의 대응하는 모습이 정말 뻔뻔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오히려 우리에게 무례하다고 말하는 무식하기 그지 없는 아베 총리에게 '정말 인간이라야 말을 하지'가 딱이였다. 말을 알아 쳐먹어야 통하지,  사과하라가 아니라 인간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다. 

 

힘이 없는 나라가, 나라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하는게 우리의 운명이었고, 그 운명으로 인해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며 성장해왔다. 나를 지켜내기 위해 나라가 존재해야 하고, 나라가 힘이 있어야 다시는 우리가 이런 고통을 겪지 않으리라는 것을 몸서리치게 배웠다. 너희들에게.....

그렇다면 일본도 최소한 과거를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 정작 힘있는 나라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치스럽게도,  부끄럽게도  덮고, 숨기고,기만하고, 가리는 것으로 짐승보다 못하다는 걸 온 세계에 드러내지 말았어야 한다. 일본은 수치스러운 나라 일본!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로 우뚝 설 것이고, 그런 민족성을 이어받은 후손들이 먼 훗날 일본인이라는 정체성에 치를 떨며 살게 될 것이다.
과거없는 현재가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반성없는 내일이 어쩔 것 같은가?
역사는 흐른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기록하고 보전하여 후손들이 나아갈 토대가 되고 뿌리가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역사란 후손의 삶에 본보기가 되어 줄 거울이다.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는 나라로 멈추어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후손들에게 그 더럽고 역겨운 역사를 훼집게 하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 숨기면 되겠지, 거짓으로 왜곡하면 사람들이 믿겠지, 위안부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잠잠해지겠지...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완전히 썩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