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9. 3. 28. 16:35

감독 마이크 뉴웰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친구의 결혼식에 들러리인 찰스(휴 그랜트)는 늦잠을 자고 정신없이 달려간다. 친구의 결혼식에 지각한 것도 모자라 신랑 신부의 반지까지 못 챙겨 온다.

찰스는 그 결혼식에서 벼락 치듯 운명 같은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은 예고 없이 그의 시선을 흔들었고 캐리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다음 날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캐리(앤디 맥도웰)는 찰스에게 그렇게 번쩍 하고 사라졌다.

여자들과 사귀면서도 결혼을 전제로 할 만큼 진정한 사랑을 못 만난 찰스는 이번엔 리디와 버나드의 결혼식에 또 지각하며 들어선다.

결혼식장에서 두 번째 캐리를 만나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캐리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에 급절 망한다.

그런 그녀와 또 하룻밤을 보낸 후 잡지도 못하고 헤어진다.

 

그리고 3번째 캐리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게 된다.

캐리의 부탁으로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같이 봐주고, 그녀에게 어정쩡한 고백을 하고 돌아선다.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캐리의 결혼식날 호탕하고 유쾌한 친구 가레스가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곧이어 장례식이 거행된다.

장례식에서 개러스의 연인인 매튜(존 한나)가 조사를 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너무 가슴에 와 담긴다. 그는 자신의 짧은 문장을 대신해 W.H.Auden의 시로 자신의 감정을 대신한다.

 

W.H.Auden의 시 中 일부

그는 나의 동서남북이었고

나의 주일, 나의 휴일이었다

나의 정오, 나의 자정

나의 맘, 나의 노래였다

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던 내가 틀렸다

이젠 별들을 원치 않는다

다 꺼버려

달을 없애고 해도 치워라

바다의 물을 빼고 숲을 베어버려라

이제는 모든 것이 소용없어졌으니까

 

10개월이 지난 후 그저 삶의 형식처럼 자신도 형식에 묶여 들러리가 아닌 자신의 결혼식을 한다.

찰스의 결혼식에 캐리가 왔다. 그런데 그녀가 이혼을 하고 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찰스는 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갈등한다.

마음이 복잡한 상태에서 결혼식이 거행되고 주례사 혼인서약이 행해진다. 이 결혼에 의의 있는 사람 손들라는 주례사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찰스의 말 못 하는 동생이 손을 들어 형에게 수화로 이렇게 말한다.

"이건 형 일생이 걸린 문제야. 형은 사랑하는 다른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찰스는 캐리라는 여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혼자이다. 그런데 자신은 지금 결혼식에서 혼인서약을 해야 한다. '네'라고 말하면  진짜 부부가 되어 캐리를 놓칠 것이다. 혼인서약에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대답한다.

신부의 강력한 펀치로 이 결혼식은 무산이 되고 만다.

신부 될 사람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그는 캐리와의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진실한 사랑을 기대하는 건 가망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찰스지만 그렇게 망설이다 결혼식 날 벼락 치는 진실한 사랑을 맞이한다.

누군가는 그저 단지 상냥하고 자기 모습에 질색하지 않으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벼락 치는 인연을 만난다.

사랑은 그렇게 잔잔히 일어나 자신의 마음을 모르게 하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닫게 한다거나 아무 기대 없이 천둥번개처럼 내리치는 인연을 안겨 주기도 한다.

찰스는 자신이 결혼과는 인연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한 사람에 대한 완전하고 절대적인 사랑은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다고 캐리에게 고백한다.

"나와 결혼 안 하고도 평생 같이 살아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물론 캐리의 답도 "Yes"이다.

인생은 형식보다 어떻게 살아내는가가 중요하고,결혼이란 굴레보다는 진정한 사랑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사랑은 어떤 그릇에 담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맛을 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결혼으로 구속되기보다 사랑으로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한쌍을 위하여.....

 

완벽한 한 쌍, 완벽한 사랑,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기 힘들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을 다시 점검하게 된다.

나는 매튜가 동성 연인이었던 개러스의 장례식에서 그가 추도사로 낭독한 시가 너무 좋았다.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 것도 W.H.Auden의 시 때문이다.

어쩌면 네 번의 결혼식보다 한 번의 장례식이 더 많은 걸 표현해 준 것 같다. 사랑과 삶과 죽음에 대해서 말이다.

이 영화의 OST도 유명한데 영국의 락밴드 Wet Wet Wet이 부른 'Love is all aroun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