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9. 1. 22. 12:06

감독 로저 미첼

영화 노팅힐

노팅힐 구석에 위치한 조그마한 여행서적 전문점에 한 여인이 들어온다.

그녀는 세계적인 인기스타 애나 스콧(줄리아 로버츠)이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가 운영하는 서점에서 책을 사 간다.

 

우연은 사랑에 있어 운명이다. 노팅힐 거리에서 그녀가 걸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인연은 줄을 이어간다.

윌리엄 태커가 주스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길에서 안 나와 부딪혀 주스를 쏟게 되고 결국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나가는 길에 안나는 윌리엄 태커에게 키스를 한다.

<노팅힐>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

사람 사이에는 벽이 있다.

위치에 따라 만들어지는 벽, 세상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벽, 평범함과 화려함에서 만들어진 벽은 어쩌면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신분의 벽인 줄도 모른다.

사랑은 국경도 없다지만 믿음이 없다면 어림도 없는 소리일 뿐이다.

"그녀는 내가 가질 수 없는 여자야. 하지만 내 마음을 빼앗겨버렸어."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에게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화려한 인기 배우가 자신의 마음을 가져간다.

그녀에게 초대되어 그녀와의 산책을 하고 또 키스를 하면서 윌리엄태커는 마음속에서 불씨가 피워 오른다. 하지만 노팅힐에서 온 안나의 남자 친구로 인해 그들은 잠시 멀어진다.

"현실은 잔인한 것 같군요"

평범했던 일상이 안나와의 만남으로 흔들렸고 스타라는 화려한 무대 위의 그녀에게 자신은 그저 초라한 존재라는 마음에 마음을 접으려고 한다.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녀를 서서히 잊어간다.

다시 찾아온 애나 스콧 역 줄리아 로버츠

그러던 어느 날 애나 스콧에게 힘든 일이 생기고 그녀는 윌리엄을 찾아온다. 그런 그녀를 말없이 감싸주게 된 윌리엄은 다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윌리엄의 동거인으로 인해 그녀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알게 된 기자들이 그 집 앞에 몰려오게 된다. 참 쉽지 않은 데이트다.

애나는 화려한 인기만큼 행복하지 않다. 모든 사생활이 언론에 공개되고, 세상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스타라는 생활이 피곤하다. 애나는 그래서 평범한 삶이 그리워하는 줄 모른다.

윌리엄은 그녀를 찾아가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애나와 배우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헤드폰으로 듣고 그만 마음만 다치고 돌아오게 된다.

애나가 다시 윌리엄을 찾아와 사랑을 전하지만 윌리엄은 거부한다.

"당신을 만나자면 나한테는 위험부담이 너무나도 커요. 성질 급한 거 빼고는 나랑 잘 맞는 건 분명하지만 다시 만난 들 또 버려질 게 분명하고, 그럼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는 난 두 번 다시는 극복 못할지도 모르거든요."

"난 노팅힐에 사는 반면 당신은 베버리힐스에 살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아는 반면 우리 어머니조차 내 이름을 기억 못 해요."

애나는 그저 평범한 사랑을 받고 싶은 여자이다. 그래서 윌리엄 태커에게 운명처럼 사랑을 느낀 것이다.

화려하든 인기가 있든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그저 온전히 자신을 여자로서 사랑해 주는 남자를 갖고 싶은 것이다.

"나 또한 그저 한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앞에 서 있는 그런 여자일 뿐인걸요."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건 쉬운 것이 아니다.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아무에게나 일어나지 않는다. 그녀가 화려한 스타이기는 하나 그녀는 단지 여자로서 윌리엄 태커의 사랑을 원하는 것이고 윌리엄 역시 스타 애나가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로서 그녀 앞에 있고 싶다.

사랑에 있어 그들은 서로를 원하는 것은 일치하고 있다. 현실이 잔인한 건 세상의 시선이지 어쩌면 사랑은 아닐 것이다. 애나의 말처럼 하늘을 나는 느낌일 것이다.

"남녀의 사랑이 서로 일치하기란 어려운 거야."

내가 좋아하는 <노팅힐>의 OST,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는 <노팅힐>의 OST로 노랫말에 스타 애나 스콧과 윌리엄 태커가 다 녹아있다.

기자회견을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모든 감정을 저장한 것 같다.

 

서로가 망설이는 것은 현실적인 것이다. 스타를 사랑하게 되는 평범한 남자의 고민 갈등이 녹아있다.

어긋난 타이밍으로 인해 상처도 받고,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며 사랑에 대한 믿음과 용기로 성취하는 모습들이 마치 하늘을 나는 느낌을 준다.

우리가 도저히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정말 영화 같은 영화이다.

마지막 장면 기자들에게 둘러 싸여있는 윌리엄 태커

연인들은 타이밍으로 인해 종종 상처를 맞이한다. 사랑이 때로는 시간과 감정을 엉망으로 망가지게 한다.

시간에 맞춰서 울어야 하는 자명종 같다. 그게 싫었을 뿐이다.

상대에게 기대치를 가지면 가질수록 실망은 커지고 본의 아니게 쏟아지는 비난이 가볍지만은 않다.

사랑이 상대를 짓눌리게 한다면 애나의 인기가 사랑을 무겁게 한다면 현실에서의 사랑은 그저 하늘을 나는 느낌만 주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추락할 수 있고, 하늘만 날 수 없는 사랑은 현실에 내려앉아야 한다.

인기도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고, 한 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 그래서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현실은 대지를 밟아야 하는 것이고, 사랑은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일치하듯 두 개의 요소도 일치하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 것 같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