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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8. 10. 28. 14:04

 

 

이 영화를 근친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라는 장면들이 몇 군데 있었다.
그러나 감독은 이 영화에서 근친을 다루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

 

 

두 남매는 순탄하게 자라지 않은 것 같다.
두 남매가 어릴 적 어떻게 살아왔는지부모님은 어떤 사람들인지 , 왜 그렇게 둘은 서로를 보듬지 않는지, 왜 그렇게 서로가 상처가 많은 것인지 감독은 보여주지 않는다.

 

shame은 수치심을 의미한다.
포르노로 가득한 그의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은 것처럼 그의 인생도 바이러스에 전염되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사람이다.

깨어나 잠 들때까지 섹스에 중독된 브랜든은 성도착증 환자다.
성도착증은 비정상적인 성적 상상이나 욕구로 강력한 성적 충동과 함께
정상적인 성적 행동에서 벗어난 자극으로만 성적흥분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맘이 가는 회사 여동료에게 정상적인 관계에서 그의 성적기능은 불능이었다.
연애하고, 데이트하고, 결혼하는 그 흔한 교류가 그에게는 어려운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결핍은 물론이고,
감정이 개입된 정상적인 관계에서 자신을 내 놓을 줄 모른다.

관계에 대한 결핍으로 자신을 제어하지도 통제하지도 못한다.

그에게 집이란 결핍을 해소하는 곳이고, 자신의 수치심이 담긴 곳이다.
포르노를 보고, 화상채팅을 하고, 콜걸을 불러 섹스를 나누고, 야한 잡지 등으로 온통 너저분한 공간에 여동생 씨씨가 침범한다. 동생에게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다 들킨 그는 폭발한다

수치심을 자극시킨 것이다. 또 동생의 등장은 관계에 결핍된 그의 생활을 건들인다.

오고 갈 곳이 없는 동생은  "오빠니까 가족이니까 서로 돌봐줘야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는 동생에게  "넌 내가 끌어안은 부담이야. 넌 날 가라앉게 해."
결혼으로 인한 관계도, 가족으로 다가오는 여동생도 자신이 떠안아야 되는 부담이라 말하는 거로 봐서
그는 가족과 사람들의 관계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오빤 아무도 없지! 나와 변태 같은 상사뿐이지"
씨씨는 클럽 가수이다. 관계에 집착하는 스타일이다.
오고 갈때 없는 자신을 오빠라는 사람이 돌봐줘야 하는 거라고 말하고, 맘이 떠난 애인에게 전화로 매달리는 거로 봐서 씨씨의 삶은 의존형이다.

씨씨의 팔에 자해 흔적들은 그녀가 얼마나 상처와 마주했고 그때마다 오빠에게 전화메세지를 보내지만 오빠는 외면한다.

그 두남매는 지독히도 외로운 삶을 지독히도 비정상적인 해소를 하며 살아온 것 같다.

지독한 외로움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듯했다. 외면만 했던 동생의 외로움은 자신의 내면과도 닮아 있었던 것 같다.
동생의 손목에 수없이 그어진 자해 흔적은 자신의 성적 장애와도  닮아 있다.
사람들 속에서 왜 자신들은 정상적으로 관계를 이루며 살 수 없는 걸까?

지나치게 성에 의존하는 브랜든과 지나치게 관계에 의존한 씨씨의 결핍현대사회의 자화상같은 걸 그리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로 인간관계가 상실된 현대인들은 외로움에 노출되어 있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저마다 자신만의 동굴을 판다.
상처가 많은 두 남매의 관계결핍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을 아프게 그려 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에 대한 분리와 소외되는 외로운 삶들이 자신의 삶에 침투한 결핍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줌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였다.
"우린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단지 상처가 많을 뿐인 거야."
씨씨의 대사처럼, 우리는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관계 속에서 상처 받고 위로받으며 살아야 되는 존재들이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터질 것 같은 감정은 숨이 멎은 듯이 나를 흡수했다.  그의 오열이, 그의 절규가 아프다.

남자의 수치심을 가슴 먹먹하게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의 표정 하나 하나가 다 살아있어서 좋았다.

스티븐 맥퀸 영화에는 항상 마이클 패스벤더가 등장한다. [헝거]에서도 [노예 12년]에서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포스터가 영화를 더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