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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1. 18. 13:00

영화 쉰들러 리스트

내가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로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로 회자되고 있는 명작 <쉰들러 리스트>이다.

수많은 영화를 접하면서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물가물해지고, 흐릿흐릿 감성을 반토막내거나 소멸시키는 반면, 기억의 방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도 있다는 걸 .이 영화로 나는 증명한다. 가슴에 각인된 영화이다.

내게 이 영화는 유태인이라는 민족보다 히틀러라는 인간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게 했다.

왜 그토록 이나 잔인해야 했을까? 어떤 상황이면 이렇게 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의 깊이가 깊게 파고 들었고,도저히 어떤 상상을 갖다 놓아도, 어떤 이유를 갖다 놓아도 히틀러의 만행은 사람으로서의 인격이 저지를 수 없는 짓거리였다.

유태인 대량학살은 어떠한 명목도 어떠한 전쟁에도 비유할 수 없는 비극적인 대참사다.

그는 독재자가 아니라 역대 최악의 살인마라는 수식이 더 어울릴 법하다. 매번 홀로코스트 영화를 접할 때마다 히틀러의 정신감정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의 만행에 대한 분노를 여기에 다 펼치다보면 난 이 영화에 대해 한마디도 못 적어 내려 갈 것이다.

영화는 오스카 쉰들러라는 실제 인물을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에 의해 스크린으로 펼쳐진다.

1993년에 제작된 쉰들러 리스트는 독일 사업가이자 나치 당원이었던 쉰들러(리암 니슨)가 폴란드에서 유태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과 목숨을 거는 내용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독일군이 점령한 폴란드의 크라코프 마을에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독일인 사업가인 오스카 쉰들러가 찾아온다. 그의 속셈은 전쟁을 이용하여 유태인 노동자를 인건비없이 고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그는 전쟁은 관심 밖이고 사업으로 인한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업가였고, 독일군에게 잘 보여 자신의 사업에 이득을 취하려는 기회주의자로, 나찌 뱃지를 달고 그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해 사업을 번창시키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독일인 사업가인 그는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공장을 인수한다.

인건비 없이 수 백명의 유태인을 고용한 오스카 쉰들러는 우연히 유태인 회계사인 스턴과 가까워지면서 나치에 의해 참혹하게 학살되는 유태인들의 참혹한 실상과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전쟁이라 해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는 저지를 수 없는 만행이다. 생존자들의 입을 통해 나온 독일의 만행은 히틀러와 나치들은 유대인들을 사람으로 여기지 말라는 교육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지 않고는 그토록 잔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쉰들러 리스트 한장면

어느날 오스카 쉰들러는 언덕에 올라가 독일의 만행을 눈으로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잔인하게 해야 하는지를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유독 눈에 들어오는 빨간코트 여자아이, 흑백 화면속에 빨간 코드를 입은 소녀가 그가 독일의 만행으로부터 유태인을 구하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저 여자아이는 자신이 왜 죽어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걸까? 전쟁에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민간인, 여자, 아이들까지 죽이는 데는 더 많은 명분을 들이대야 한다. 최소한의 도덕성도 인간성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치들!그들이 사람이라는 게 더 소름끼친다. 그들도 아내가 있고,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다는 게 더 소름끼치고 치떨린다. 우리와 똑같이 먹고 자고 생각하는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다는 게 그저 끔찍할 뿐이다. 오히려 귀신들이 더 따뜻하게 다가올 정도다.

그 소녀를 끌고가는 독일장교의 표정을 보라. 영화를 보면 독일군의 장교의 얼굴에는 감정이 없다. 광란의 살인을 자행하면서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 건조하고 냉정하다.

아몬 괴트(랄프 파인즈)

독일군 중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사람은 아몬 괴트(랄프 파인즈)이다. 그의 만행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쉰들러는 사업가로서 필요에 의해 그를 상대하지만, 그 잔인성에 기회주의적이고 냉소적인 쉰들러마저 흔들리게 된다.

유태인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숨기고, 독일군들은 샅샅이  찾아내 무자비하게 죽인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난무하다.

아몬 괴트는 매일 아침 숙소의 발코니에서 밑에서 일하는 유태인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미친 넘이었다. 그냥 미친 넘이다.이 장면은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은데 수시로 기억이 들락거려 미치겠다.

수프가 따뜻하지 않다는 이유로, 일하다 멈추었다는 이유로,걸음이 늦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 그가 죽인 유태인이 500명은 족히 넘는다. 더 미친 건 그 시체를 자신의 애완견에게 먹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크라코프의 살인자라 불렀다.욕 도 아깝다. 저런 인간은 땅에도 묻으면 안되는데

도대체 독일군의 피는 흐르고 있는 걸까? 저들도 심장은 있는 걸까?를 연속 되뇌었다. 밖에서는 잔인한 살육이 자행되고 있는데 안에서는 독일군 장교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온 쉰들러는 매일같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유태인에 대한 독일군의 만행을 보면서 서서히 그의 양심이 흔들리고 마침내 강제 노동 수용소로부터 유태인들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유태인 회계사인 이작 스턴(벤 킹슬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구해낼 유태인 명단을 작성한다.

이작 스턴은 리스트를 보여주며 이렇게 아름다운 명단은 없을 거에요. 생명부에요 죽음의 폭풍을 막아주는 방패에요”.라고 말한다.

쉰들러는 군수품공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독일군 장교에게 뇌물을 주고 노동자들의 명단을 리스트를 제시해 유태인들을 자신의 고향으로 빼돌린다. 1,100명의 유태인들을 수용소에서 구해낸다. 쉰들러는 사업가였다. 그가 독일군 장교를 매수하고 유태인들을 먹여 살리느라 가진 재산을 모두 날린다그가 세운 군수품 공장은 7개월 동안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그리고 종전을 맞이한다.

1945년 드디어 전쟁이 끝나고 유태인들도 자유의 몸이 된다. 반면에 나치 당원이었던 쉰들러는 연합군에게 체포될 위험에 처하게 되고 유태인들과 작별하기 전 더 많은 유태인을 살려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

더 구할 수도 있었어. 어쩌면 더 살릴 수도 있었는지도 몰라. 차를 팔았다면 열 명을 더 구했을 지 모르고, 뺏지를 팔았다면 2명을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인물들이 백발의 노인이 되어 쉰들러의 무덤에 차례로 참배하는 장면으로 끝난다.그가 살려 낸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제 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미술상, 음악상, 촬영상, 편집상을 수상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작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1998년에 이 영화로 유대인 대학살을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내용으로 독일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독일 최고의 명예인 십자 훈장을 받는다.

자신의 공장을 이용해 전 재산을 걸고 장교들을 매수하고 유태인들을 강제수용소로 끌려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한 사람이 독일인 오스카 쉰들러라는 것을 알려줘서?

독일이 유태인에게 행한 만행은 오직 히틀러의 독재만의 문제였을까? 그 많은 독일인들이 악 앞에 침묵했다.

오스카 쉰들러라는 제2의 존재들이 더 많이 나와 주었으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독일이 자신들의 잘못을 사죄하고 인정하는 것만으로 독일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악을 행한 히틀러나 나치만큼이나 악 앞에 침묵하는 많은 자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무참히 앗아갔다.

 그가 자신의 전 재산을 걸고 유태인을 살렸다는 것에 자신들의 죄를 다 속죄할 수는 없겠지만,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계를 구한 것이라는 탈무드의 격언처럼 오스카 쉰들러는 용기를 내어준 것 이상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유대인이 아닌 독일인이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