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우디 앨런
매치 포인트란 운동경기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최후의 1점을 말한다.
테니스 경기에서 공이 네트에 걸려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코트에 떨어져 지거나 아니면 넘어가 이기는 것은 실력이 아닌 운에 의해서 승부가 갈린다. 이 영화에서 크리스는 운이 매우 좋은 남자이다. 그 운으로 그의 인생이 달라진다.
테니스 선수였던 크리스 윌튼(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은 인생을 결정짓는 건 운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네트에 걸려 자신의 코트에 떨어진 공은 선수로서의 그의 능력을 무시했고, 그로 인해 그는 테니스 강사로 전락하는 불운한 남자처럼 보였지만 탐 휴잇을 만난 계기로 테니스 강사가 된 게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한다.
운은 잠시 내게 온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갖추어지고 부수적으로 내게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 행운이라고 본다. 그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지, 아님 정말 운이 없는 남자인 건지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크리스 입장에서 보느냐, 노라 라이스 입장에서 보느냐, 클로이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운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에 따라 크리스 윌튼의 세상에서 들여다보자.
테니스 강사로 일하게 된 크리스 윌튼에게 테니스 수강생이자 영국 부유층 자제인 탐 휴잇(매튜 굿)과의 만남은 그의 인생에 커다란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의 가족과 오페라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 오페라 공연을 같이 관람하게 되고, 탐의 여동생 클로이 휴잇(에밀리 모티머)이 크리스에게 반하게 된다.
클로이는 크리스의 성공에 대한 갈증을 채워 줄 운명이었다. 자신을 탄탄한 미래에 돛단배를 달아준 것이다.
인생을 운에 거는 남자들은 위험하다. 한 방의 운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사람처럼 불완전한 존재는 없다.
운을 쫓는 남자눈에 어쩜 운에 자신의 배우 인생을 거는 여자 노라가 보이는 것이다.
수컷들은 안다. 어떤 여자가 더 강렬하고, 유혹적이고, 섹시하고 탐욕적인가를 말이다.
클로이에게는 그런 매력이 없다. 그녀는 부잣집 딸임에도 불구하고 탐욕적이지 않고, 순수하고, 착하며, 노력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클로이 아버지 알렉 휴윗(브라이언 콕스)는 가족은 돌보는 게 낙인 사람이고, 겸손하고, 돈을 쓸 즐도 알고, 사람을 배려할 줄도 알고, 무엇보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고, 휴가도 즐기는 사람이다.
가정적인 남편이자 자상한 아버지였다. 클로이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 클로이가 행복해하는 것으로 크리스를 맘에 들어한다.
클로이의 부탁으로 아버지는 크리스에게 자신의 회사에 자리를 내주고 그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해 주며 경영스쿨에서 경영수업도 받을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해준다.
그의 강한 승부욕으로 아버지 어머니의 인정을 받을 뿐 아니라 탐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노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노라가 자신의 아들과 사귀는 것이 못 마땅하다.
탐의 어머니는 무엇보다 배우와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배우를 여자에게 고약한 직업이라 생각하고 있고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지는 그녀가 뜬구름을 잡는다고 못마땅해 한다.
노라는 뭔가 자신의 삶이 풀리지 않는다. 번번히 오디션에도 떨어지고 수입도 없다. 그렇다고 탐에게 미칠정도로 사랑한다는 느낌도 못 받았다.
별장에 가족들끼리 놀러갔다 자신을 대하는 탐의 어머니로 인해 화가 난 노라는 빗속을 걸어 나가버리고,창문으로 그녀를 보게 된 크리스는 그녀를 따라간다. 크리스의 관심은 클로이와 있을때에도 노라를 쫓는 세포들로 움직인다.
노라를 향한 크리스의 감정은 파괴력을 가진 위태로운 욕망을 발사한다. 저 눈빛은 사막에서 갈증으로 인해 타들어가는 목마름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이성을 잠궈 버리고 순간 탐닉으로 서로를 안고 만다.
그 일이 있고나서 노라는 의도적으로 피한다. 서로가 연인이 있는데 순간의 스파크였다고 말한다.
성공에 목말랐던 크리스는 클로이의 성공기차에 몸을 싣고 결혼까지 질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술관에 우연히 그녀와 마주치고,그녀를 갈구하는 눈빛으로 넘쳐 흐른다. 매혹적이고 섹시한 노라에게 빠져 들고 만다. 있다. 욕망에 목마른 숫컷의 눈빛이었다. 사랑이 아니다. 저런 눈빛은 왠지 둘 다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처럼 길을 잘못 든 것이다. 그들은 불륜이다. 운을 쫒아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크리스에게 자신을 다 버리고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그녀를 선택하였다면 그건 사랑이었을 것이다. 자기 희생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소적이다. 현실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없다. 자신의 애욕을 채워주는 상대여야 한다. 하지만 노라는 질투로 그를 몰기 시작한다.
책임이 따르는 않는 감정의 소통돌이속에 욕구를 위해 달려드는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 성공을 위해 불나방처럼 상류사회의 여자를 꼬여내고 그리고 그걸 잃지 않기 위해 그는 그녀의 아파트에 강도가 자주 든다는 그녀의 말을 이용해 강도로 위장한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그녀의 앞집 노파를 죽이고 그리고 노라를 죽여 강도로 위장하고 알리바이를 위해 아내와 오페라를 본다.
그는 네트에 걸린 공이, 난간이 걸린 반지가 자신에게 다 불운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 불운을 더 큰 행운으로 그에게 승리를 안겨준다.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그에게 넘어오는 승리로 인해 그는 앞으로 정의나 노력이나 실력이 아닌 자신의 운에 운명을 걸고 살아갈 것이다. 어쩜 이게 자신에게 가장 큰 불운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그가 자신이 벌을 받아야 한다면 한가닥의 정의가 살아있는 것이고,한가닥의 삶의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그는 벌을 받지 않았고, 결국 한가닥의 희망도 정의도 가지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까지 죽이면서까지 운이 따라주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미국이 고향이지만 미국이 싫은 노라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크리스와의 불륜으로 죽음까지 맞이했다. 사랑하던 남자에게 말이다.
버림받은 노라 라이스의 비참한 죽음을 오페라의 비올레타의 비극을 통해 암시해준 것이라고 본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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