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8. 12. 16. 10:59

The Post

스티븐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메릴스트립과 톰 행크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크게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조합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미국 정부가30년간 감추어온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부 비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는 제 2차 세계대전 때부터 1968년 5월까지 인도차이나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기록한 보고서로 다니엘 엘스버그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이 문서를 뉴욕타임스에 주요 부분만을 제공하여 언론에 누출시킨다.

뉴욕타임스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연재기사를 게재하였고 미국 전역에 보도된다.

1972년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던 닉슨행정부는 국가의 최고 기밀서류가 폭로되고 계속 연재되자 곤경에 빠지게 된다. 수년간에 걸쳐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둘러싸고 그 정당성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닉슨은 다니엘 엘스버그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미국의 안보이익에 치명적이고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언론 보도금지 가처분  소송을 하는 초유의 사태로 번지게 된다.

이에 경쟁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지 편집국장인 벤(톰행크스)'펜타곤페이퍼'의 입수에 사활을 건다.

'뉴욕타임스'는 '워상턴 포스트'지와 연합하여 법원의 금지명령에 대항해 15일동안 법정투쟁을 벌였고 그 기간중 연재기사는 중단되었다.

'워싱턴포스트'지의 캐서린(메릴스트립)은 남편의 죽음으로 언론사를 상속받은 최초의 여성발행인으로서 정권의 위협에 맞서 이 엄청난 정부기밀을 밝힐 것인지, 덮을 것인지 자신의 회사인생을 걸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닉슨대통령은 권력을 총동원하여 그녀를 위협하고 4,000여장에 달하는 기밀문서를 손에 넣은 벤은 미정부가 개입하여 베트남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세상에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언론인으로의 사명감과 경영인으로 회사를 살려야 하는 책임감 또한 그녀의 어깨에 달려 있다.  캐서린의 결정을 기다리는 순간들, 모두를 초조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지의 두 언론사가 언론으로서의 의무와 책임도 있지만, 그들도 권력과 자본앞에서 살아내야 하는 기업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우리는 언론에게 요구하는 것은 진실이다. 그런데 그 펜을 잡는 것은 사람이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기업이다. 언론사라는 기업. 그래서 여사장인 캐서린의 갈등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현실과 진실앞에서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감당할 수 밖에 없었다. 저 역을 해 낼 수 있는 메릴 스트립의 힘은 국가의 권력과 싸워야 한다.

압박하고 협박하고 위협하고 들어오는 권력앞에서 하나의 기업은 어쩌면 너무 나약한 토끼에 불과하다.

그들은 언론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살아내려고 하면 진실을 덮어야 하고, 언론인으로 사명감은 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우리도 겪어왔다. 국가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추악한 얼굴을, 국가권력이 언론을 장악하여 진실을 묻어가기 시작한다면 민주주의는 어둠속에서 잠자고 만다.

언론이 정의를 위해 연대를 한다면 권력이나 자본에 침식되지 않을 것이다.

언론이 권력과 자본의 꼭두각시 노릇으로 전락해 버리면 우리의 삶은 어두운 터널안에 갇히고 만다.

너무 오랜 세월 군부독재하 권력에 눌려 감추어진 진실이 이제야 세상밖으로 나오고 있다.

 권력의 약빨이 떨어진 것이겠지.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언론인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6대 3의 판결로 양 신문사에게 문제의 보고서를 다시 게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고 이 보고서의 공표를 제한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주장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대법원으로부터 나란히 승소판결을 받고 법정을 나설 때 언론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진실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언론사들이 가짜뉴스가 아닌 권력의 힘이 아닌 펜의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

"언론은 보도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그걸 포기하는 건 언론이 아니다."

캐서린(메릴스트립)은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택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공식표어처럼 '민주주의는 어둠속에서 죽는다'라는 마음으로 진실을 덮지 않기를 바란다.

기자들의 폭로가 쌓여 언론들이 진실에 대한 연대만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는 너무 미국의 시선 안에 가두었다.

픽션이었다면 영화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내주었겠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다룸에 있어  베트남 전쟁을 미국의 시선이 아닌 베트남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장면도 집어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있다. 

미국 언론과 국가권력의 싸움으로만 비추어져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