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콧 스피어
미국의 십 대들의 달달한 로맨스
사랑은 훅 들어오기도 하고, 서서히 흘러 들어오기도 한다. 사랑은 슬프든, 아프든,아름답든 가슴이 뇌를 마비시키는 묘약과도 같다.
뻔한 스토리, 뻔한 결말이라는 후기들이 올라와 있음에도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항상 영화를 택함에 있어 역에 몰입한 주인공들이 내게도 몰입할 감정선을 넘겨줄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연기가 영 어색했다는 후기에 나는 아무리 좋은 평이 있어도 연기가 서툴러서 내가 그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할 수 없으면 그 영화는 내가 선택하지 않는 이유의 당연 1위이다.
영화를 볼 때는 객관점의 관점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평가를 하기 위함이 아니고, 내가 그 영화속으로 얼마나 빠져들어가 영화 속 주인공들과 똑같이 아프고 사랑하는 것에 같이 몰입할 수 있느냐다.
몰입할 수 있는 영화는 내게 선물같은 하루를 넘겨준다. 물론 기억과 가슴 한켠에 감동도 선사해 주는 영화일 것이다. 사랑이 단 맛이 있다고 믿는 나이는 아니다. 여러 맛이 적절히 믹스되어 서로의 삶을 빛나게 하는 게 사랑이라는 것도 아는 나이다.
# 한 소녀가 창문 밖으로 한 남자애를 내려다본다.
이 소녀 이름은 케이티(벨라 손), XP라는 색소성 건피증을 앓고 있다.
걸릴 확률이 백만명의 한 명이라니까 아주 희박한 희귀병으로 태양을 피해야 하는 병이다. 낮에는 집 대문을 나서 본 적이 없는 케이트, 빛이 차단된 특수 유리창문으로 내다보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어릴 적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빠와 친구 모건만이 자신의 삶의 통로였던 케이트가 유일하게 창문 너머의 찰리(패트릭 슈왈제네거)를 10년째 짝사랑한다.
다른 십 대와 다르게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한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가 남겨진 기타를 가지고 밤에 기차역에서 버스킹을 한다. 그녀에게 노래는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졸업파티가 흥이 나지 않던 찰리는 기차역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는 케이티를 보게 된다.
창문 밖으로 매일같이 내려다보는 찰리가 바로 앞에 있는 것에 놀란 케이트는 바쁘다는 핑계로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오느라 노래 가사 노트를 흘리고 오고 만다.
# 노트를 찾기 위해 다시 만난 찰리와 케이트
찰리는 수영선수였다. 그는 어깨에 부상을 잃고 수영을 포기하고 좌절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찰리와 케이트와의 만남은 서로의 삶에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 두 사람의 만남은'최선을 다하고 선택은 나중에. 우린 안 해보고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이잖아'라며 찰리에게는 다시 수영을 할 수 있게, 케이트에게는 노래를 할 수 있게 서로의 삶을 열어주고 빛나게 해 준다.
사람은 또 다른 사람으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사는가 하면 더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둘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둘은 서로를 빛나는 쪽으로 이끌어준다.
자신이 병이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매일 밤마다 만남을 이어간다.
"낮에는 바쁜데, 밤에는 한가해"라고 말하는 케이트로 인해 매일 밤마다 즐거운 데이트를 즐긴다.
사실을 알리라는 모건과 아버지의 충고에 "며칠이라도 더 병균이 아닌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라고 말을 한다.
그녀에게서 어두운 구석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케이트의 상처가 느껴졌다. 세상은 그녀가 희귀병에 걸렸다고 하면 병균 취급을 한다. 지금 케이트는 짝사랑해 온 찰리와 여자로 사랑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 이해할 것 같다. 어떤 마음인지
찰리는 케이트와 여행을 간다. 처음 기차를 타고, 처음 라이브 카페를 가고, 사람들이 많은 도시 한가운데에서 버스킹을 하고 이 모든 것들이 찰리로 인해 맞이한 세상이었다. 행복해 보였다. 둘이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정말 퍼펙트한 데이트였다. 케이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그러나 그만 해가 뜨기 전에 들어가야 하는 케이트는 찰리와의 행복한 순간들을 즐기느라 놓치고 만다.
해가 뜨기 전이라는 말에 거의 미친 듯이 집을 향해 질주한다. 이유를 알 수 없던 찰리는 놀라 그녀를 쫓아가고 케이트는 해를 맞이하고 만다. 이 모든 상황에 놀란 찰리에게 모건이 그녀의 병을 이야기해주고, 그녀의 병은 악화된다.
너무 희귀병이라 임상실험 중이라지만, 재정적 지원마저 끊겨 중단되고, 케이트를 살리고픈 아버지는 딸의 삶에도 빛 같은 축복이 있기를 빌지만 현실은 너무 아득할 뿐이다.
어릴 적 햇살 가득한 해변가에서 기타 치는 엄마에게 기대어 누워있던 그 날을 꿈꾸는 케이트, 그 기억이 꿈이라고 말하는 케이트에게 저 햇살마저 머금을 수 없다.
사소한 것이 너무 사소해서 무감각한 우리에게 너무 일상적이어서 우리가 접하는 그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목숨을 걸지 않고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게 아프다.
시간싸움이었지만 케이트에게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에 아버지는 절망한다.
이렇게 되려고 그동안 한 번만 나가고 싶다고, 울고, 애원하고, 사정하는 딸아이를 밖으로 내 보내지 못했던 것인가?
이렇게 되려고, 이렇게 되려고.....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케이트
찰리는 그녀의 곁을 지킨다. 창밖으로 지나가던 찰리를 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최고의 순간이었던 케이트에게 찰리의 사랑은 하루가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순간을 최고로 만들어 준다.
찰리는 그녀가 노래를 녹음할 수 있게 녹음실을 대여해 그녀가 잘하는 걸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게 바로 노래이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녀가 하고 싶은 것, 평생 태양을 피하고 살았던 그녀가 그 태양 아래서 보고 싶은 것이다. 찰리와 함께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일출을 맞이한다.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그녀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평생 이 순간을 기다려왔어"라고 말하며 햇빛을 받아내는 손길 눈빛....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꿈꾸었던 낮도, 10년간 짝사랑했던 찰리도 그녀에게는 행복이었다.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다. 오래 산다고 삶이 풍요한 것은 아니다.
짧은 순간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어가는 삶이 더 풍요로울 수 있다.
흐르는 노래도,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도, 요트 위에 쏟아지는 태양도, 그녀를 바라보는 찰리의 눈빛도 그저 그저 아름다움이 케이트의 영혼처럼 녹아내렸다. 그녀의 삶을 찬란하게 해 준 건 햇빛도 아닌 찰리의 사랑이었다.
죽음이 결코 슬픔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일본 영화의 '태양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영화라는 사실과 찰리 역을 맡은 '패트릭 슈왈제네거'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아들이란 점도 놀랬다.
그녀는 죽고 라디오에서 유튜브에서 200만명을 넘긴 노래, 케이트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 영화는 정말 OST들이 예술이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는 곡은 Bella Thorne -Walk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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