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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1. 26. 16:35

 Goodbye My Friend


감독 피터 호튼 (peter Horton)

영화리뷰 Goodbye My Friend

두 번이나 봤고 스토리도 다 알고 또다시 보면 안 울게 될 거라 장담했는데 어김없이 똑같은 장면에서 또 슬펐고, 또 울게 되었다. 이 어린 11살짜리 꼬마들이 왜 이렇게 우리를 울리는 걸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아이들이, 어른들의 마음에 독이 퍼져 있는 걸 어찌 알고 이렇게 슬프게 할까?

진짜 뜨거운 우정에 정말 많이 울었다. 애들이 나온 영화라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한 게 미안할 정도로 영화는 감동의 눈물을 남겼다.

# 덱스터와 에릭의 만남 

옆 집에 에이즈에 걸린 소년이 산다. 나이는 열 한살, 또래 아이들보다 10cm 정도 작아보이는 덱스터(조셉 마젤로)는 아기때 수혈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아직 치료약을 발견하지 못했다.
에릭(브래드 렌프로)은 이혼한 엄마와 살고 있다. 부동산업을 하는 엄마는 밤에 편의점에서 일하느라 거의 20시간이 넘는 근무로 바쁘고, 늘 지쳐있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야 하는 에릭과 일하러 나가는 간 사이 혼자 있어야 하는 덱스터는 담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화를 나눈다.
자신의 병은 공기중으로는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덱스터는 담장을 넘어 에릭과 시간을 보내고, 점차 가까워지면서 덱스터의 저녁초대자리에도 앉게 된다.
덱스터의 엄마로 나온 린다(아나벨라 시오라)는 혼자 있는 아들에게 친구가 생긴 게 좋았다. 에이즈라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혼자 외롭게 노는 아들이 안쓰러웠던 린다는 최선을 다해 친구처럼  놀아주는 아주 좋은 엄마였다.
아들이 혼자 세상과 떨어져 있는 게 엄마로서 얼마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런 아들에게 또래의 친구 에릭이 생긴 것은 엄마로서 반가운 일일테지만, 에릭의 엄마로서는 자신의 아들이 옆집 덱스터와 노는 걸 꺼리고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안전거리를 지키라는 말까지 한다. 에릭은 엄마가 늦게까지 일하느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들을 엄마 몰래 덱스터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에릭은 영화에서 치료약을 발견했는데, 알고보니 자기가 다 아는 약재라고 말하는 영화주인공의 말이 떠올라 치료약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숲으로 가 나뭇잎을 따서 끓여 마시게 한다. 어쩌면 흔히 주위에 있는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다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잎이나 꽃을 끓여 마시다 결국 덱스터에게 문제가 생기고 만다. 독이 든 잎이었던 것이다. 
 
Brad Renfro와 Joseph Mazzello

 

에릭과 덱스터는 마트에서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내용은 뉴올리언즈 한 박사가 에이즈 치료약 발견했다는 내용인데 의약청에서 승인을 거부했다는 기사였다.
엄마에게 말했지만 승인이 안 난거라 효과가 있다면 담당의사선생님이 말했을 것이라 했다.
결국 에릭은 덱스터를 데리고 뉴올리언즈에 박사를 만나 치료약을 받아오자고 제안하고 그들은 엄마 몰래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뉴올리언즈를 향한 모험을 시작한다.
전재산을 털어 뉴올리언즈까지 태워다주는 배에 올라타지만 급한 것 없는 배주인들은 유유자적 배를 정박하고 파티를 한다. 텐트를 치고 자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텐트에서 땀으로 옷과 침낭이 다 젖은 채 덱스터가 깨어난다. 
덱스터는 "잠에서 깼을 때 깜깜한 게 너무 무섭다. 홀로 남겨진 채 영원히 못 돌아 올것 같아."라 말한다.
에릭은 그런 덱스터에게 자신의 운동화를 건네며 "자는 동안 이걸 꼭 붙잡고 있어. 만약 네가 잠에서 깼는데  무섭거든 이렇게 생각해봐. 대체 내가 왜 에릭의 냄새나는 운동화를 잡고 있지? 에릭은 바로 내 곁에 있어." 라고 위로한다.
그리고 덱스터는 에릭의 운동화를 품에 안고 잠이 든다.
참 어른스럽고 따뜻하고 배려깊은 에릭에게 마치 내가 덱스터의 엄마가 된 것처럼 너무 감사하고 따뜻했다. 
덱스터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두렵거나 우울한 아이가 아니였다. 에릭 역시 치료약만 찾으면 된다고 여기고 있다.
에릭은 그 누구보다 따스하고 인간적이고 사려깊은 아이이다. 어른 백명을 갖다대도 이 아이의 우정만큼 깊을 수 있을까?
굿바이 마이 프랜드

 
뉴올리언즈에 가기도 전에 덱스터는 몸이 안 좋아지고 열이 나자, 끝내 에릭은 되돌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덱스터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덱스터를 만나러 온 에릭을 엄마는 차마 돌려보내지 못하고 병원에 데리고 간다.
병원에서 에릭은 간호사를 상대로 장난을 친다. 덱스터는 죽은 척 하고 에릭은 연기하며 자신의 친구가 숨을 안 쉰다고 말이다.
그러자 간호사는 가짜로 슬퍼하는 에릭을 위해 '각오했던 일이지 않니?'란 말로 덱스터가 죽는다는 걸 인지하게 해준다.
그 장난에 재미를 붙인 둘은 또 장난을 치기로 하고 망을 보던 에릭은 나이든 의사가 다가오는 걸 보고 연기했다.
그리고 그 의사가 들어가 청진기를 갖다댔는데 으악하고 장난쳐야 하는 덱스터가 꼼짝도 하지 않는다.이상하게 여기고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들어가고 의사는 "유감입니다."를 말을 건넨다. 진짜 떠났다. 눈물도 흘리지 않고 덱스터 옆에 가만히 앉아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린다의 억눌린 슬픔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난 여기서부터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에릭을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끝내 그녀는 중간에 차를 세우고 억눌렸던 슬픔을 쏟아낸다. 아들의 앞에서 울지 않는 그녀의 마음앞에 고개숙였다.
에릭은 미안하다고 한다. "치료약을 찾는데 더 노력해야 했다."라고 말이다. 린다는 아니 충분했다고 말한다.
"덱스터의 삶은 슬픔과 고독뿐이었는데 네가 그걸 사라지게 해줬어. 너 같은 친구가 있어줘서 덱스터는 행복해 했어"라며 안아준다.
 
영화속 린다역

 

집에 도착하자마자 에릭의 엄마가 에릭을 차안에서 끌어내리고는 때렸다. 그러자 린다는 에릭의 엄마에게 잠시 둘만 얘기하자고 하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린다는 에릭의 엄마의 멱살을 움켜쥐며 두가지만 말하겠다고 감정을 억누르며 강력하게 말한다.
"첫 째는 오늘 에릭의 친구가 죽었어요. 그래서 에릭의 친구 장례식장에 가야 해요. 그리고 두 번째 한 번만 더 에릭에게 손 대면 가만 두지 않겠어요." 슬픔을 억누르고 참아 보려고 하지만 슬픔은 사이사이를 삐져나와 그녀의 몸을 들썩 거리게 한다.
그 절제가 사람을 얼마나 더 슬프게 만드는지 알고 있는 나다. 차라리 울어! 차라리 내장까지 다 긁어내서 울어!라고 말하고 싶었다. 자식이 수혈로 인해 에이즈가 감염되어 철처히 외롭게 지내야만 했던 세월앞에서 그녀가 혼자 얼마나 아퍼했을지, 에이즈에 걸린 아들을 병균처럼 비난하는 세상속에서 아들을 향해 웃어주며 엄마로 또 얼마나 아펐을지, 치료약이 없어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이 또 얼마나 아펐을지, 누가 그 슬픔의 깊이를 알수 있다 하겠는가?
슬픔도 빼내지 않으면 곪는다는 걸 나는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식을 잃은 사람은 맘대로 울 자격도 없다는 사람의 말이 기억나서 나는 여기서 더 영화를 볼 수가 없어서 정지화면을 눌렀다.
'무슨 염치로 우냐구? 무슨 자격으로 우냐구, 평생 저 모습을 못 잊을텐데,평생 자식보다 오래 산 죄를 안고 살아야 할텐데,어찌 슬픔을 눈물로 내 보낼 수 있냐고, 가슴에 담고 살란다. 미안해서라도'
린다의 저 표정이 저 짓눌림이 내게는 그 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 년을 텅 빈 채 살아 계셨다.
텅 비어있는 사람의 모습을 첨으로 보았다. 그렇게 담담하던 분이 매 순간 매순간 영혼을 어디다 갖다 바치고 몸둥아리만 움직였다. 
후회했다. 다시 이영화를 끄집어 낸 걸,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재생버튼을 눌렀다. 덱스터의 시신앞에 린다와 에릭이 있다. 검정 정장을 한 에릭은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
린다는 덱스터의 삶을 외롭게 해주지 않은 에릭에게 고마워하며 배웅한다. 그리고 대문을 나서는 에릭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한 쪽만 운동화를 신고 걸어가는모습을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에릭의 운동화를 끌어안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덱스터의 신발 한쪽이 없다.
덱스터의 품에 안겨준 운동화는 에릭이 전에 말한 에릭이 "네 곁에 있을거야 ."라는 의미의 신발임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에릭이 가져온 덱스터의 신발 한 짝을 강물에 흘려 보낸다.
미처 치료약을 구하러 떠난 도중에 돌아와야 했던 에릭,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덱스터를 보내고 말았다. 
그래서 죽어서라도 곁에 있어 줄 것이고, 마저 뉴올리언즈까지 치료약을 구하러 가자는 뜻이라 여겼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마스코트처럼 나오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