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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26 60.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나흘간의 사랑이야기
posted by 해이든 2019. 2. 26. 18:20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혼자 식사준비를 하고 식탁에 앉은 가족들은 아무 말없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태생이었던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는 남편과 결혼하여 이 작고 평화로운 마을 아이오아주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주부다. 가족들이 주 품평회로 집을 떠나고 나흘간 혼자 있게 된다. 가족들을 위한 준비가 아닌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여유로움과 자유를 누릴 수 있다.가족이 있을 때는 그들을 위한 사람으로 존재하지만 오로지  혼자 있을때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남편은 온화하고 정직하지만 자신이 꿈꾸던 삶은 아니다. 좋은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르다. 가족이 행복해서 좋긴 하지만 그러나 꿈이 있던 자신은 무언가 나사가 헐거운 사람처럼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허기가 든다. 누군가에 인생에 얹혀 그저 살아내는 존재가 된 기분같은 거 말이다.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채널을 말도 없이 바꾸어 버리는 딸의 모습에서 그녀의 생각, 그녀의 취향, 그녀의 스타일은 이 집안에 있지도 않으며 무관심에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가족만을 위해 놓여 있는 가구처럼 그녀 역시 가족들을 위해 준비된 익숙한 소품같다. 없으면 불편하고 필요한 존재지만 있을 땐 무심함이 감돈다.그녀의 말처럼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하는 순간, 한 여자의 삶이 시작되지만 어쩌면 어떤 면에서는 멈추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 여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어머니로서 아내로서의 삶은 시작되는 것이고 여자로서의 꿈은 멈추는 것이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살아오느라, 오랫동안 자신을 빼놓고 산 삶으로 인해 허기가 몰려온다.

 그런 일상에 갑자기 찾아온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실을 매디슨 카운티 다리를 찍기 위해 온 사진 기자였다. 그로 설레었고, 이런 사랑이 자신에게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읽었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다. 자신의 마을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까봐 걱정하고 배려해 주었고, 자신의 평범함을 완벽한 사랑으로 꿈꾸게 했다.서로를 향해 이토록 뜨거울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가질 수 없기에 두렵고, 그녀는 가족에게 상처주는 게 두렵다. 같이 떠나자고 하는 로버트로 인해 수천번 수만 번 고심하지만 자신의 사랑으로 가족들이 당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머문다.
이 작은 동네에서 주위의 수군거림을 못 견뎌할 것이고, 남편은 망가져 버릴 것이다. 그리고 이 나흘간의 운명같은 사랑도 이곳을 떠나는 순간 변할 것이다. 가족들이 늘 마음에 걸려 이 나흘간을 실수로 여겨지게 만들것 이고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이다. 당신을 사랑한 대가가 너무 크다고 그녀는 떠나지 않기로 결정한다.
"이런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 오는 거요." 로버트는 마음이 바뀔 수 있으니 시내에서 더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녀의 말에 너무 아프지만 이해한다. 그녀의 말처럼 사랑은 예정된 것이 아니었고, 자신의 심장을 태우고 있지만 간절히 그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남기로 결정한다 . 

시내에 남편과 함께 나간 프란체스카는 비를 맞고 서 있는 로버트를 발견한다. 너무 가슴 아프고 먹먹했다. 그녀를 시내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로버트의 절절함이 빗물처럼 쏟아졌다.
그는 차안에서 그녀가 선물해준 목걸이를 차 앞 거울에 걸고, 그녀에게 결정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차 문손잡이를 움켜 쥐며 터져 나오는 눈물과 그에게로 튀쳐 나가는 사랑을 움켜 잡아야 했다. 
하루도 그를 생각 안한 날이 없었다. 그녀는 남편이 죽고 그를 찾았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고, 어느 날 그의 변호사로부터 그가 보내 온 우편물을 받게 된다. 
그의 편지와 그가 보내온 나흘간의 사진이 담긴 책과 그녀가 생일선물로 주었던 목걸이까지 받고 그녀는 가슴안에 담긴 그를 또 끄집어 안는다. 
그리고 죽고 자신들에게 자신의 유골을 화장해서 로즈먼 다리 위에 뿌려 달라고 한다. 
'내 인생을 나의 가족에게 바쳤으니, 나머지는 그에게 바치고 싶다.'는 유언이었다.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가슴에 피어버린 감정을, 절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친듯이 질주하는 것을, 그를 따라 나서고 싶은 갈망을 그녀가 얼마나 숨막힐 정도의 무게로 억눌렸는지를 알 것 같기에 
그녀의 결정이 아펐고, 그녀를 배려한 로버트의 사랑에 또 먹먹했다. 사랑이 없는 삶이 평범했던 것이지, 사랑이 있는 평범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