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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09 <아메리칸 뷰티> 가족의 붕괴,중년 부부의 위기,청소년의 정체성을 다룬 영화
posted by 해이든 2019. 4. 9. 16:46

감독 샘 멘데스

 

영화 아메리칸 뷰티

 

 

무기력한 삶에 놓여 있는 중년 남자 레스터 번햄(케빈 스페이시).

직장 내에서는 쓸모 가치가 없어진 퇴물 신세.
집에서는 무기력한 남편, 무기력한 아버지로 개무시 당하는 존재, 밖으로는 아내가 바라는 대로 가식적으로 행복한 척 처신하며 살아줄 뿐이었다.

레스터는 자신의 결혼생활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 결혼도 일종의 쇼에요. 속은 맹탕인데 아닌 척 포장한 광고처럼"

그는 유일하게 샤워시 자위행위 할 때가 가장 최상의 기분이라고 말한다.

아내 캐롤린(아네트 버닝)은 물질만능주의로 이미 속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부동산 소개업자로 겉만 화려하게 치장해 남에게 잘 보이는 걸 의식하는 사람이다. 전시용 행복말이다.

 

아메리칸 뷰티 '아네트 베닝과 케빈 스페이시'

 

10대 딸인 제인(도라 버치)은 번듯한 아버지를 원하지만 팬티에 사정이나 하고 자신의 친구에게 눈독 들이는 변태 같은 아빠를 경멸한다.

엄마는 자신으로 인해 제인이 누리는 걸 감사하라고 강요하고, 가족 안에서의 진정한 대화란 존재하지 않았다. 경시와 소외, 무관심으로 한 식탁에 앉아서도 각자 자기중심적인 그림만 그린다. 부모란 존재들이 정신적으로 자신을 망쳐놓고 있다고 말한다.

레스터는 외동딸 제인의 친구 안젤라(미나 수바리)를 보는 순간 욕정에 사로 잡힌다.

무능하다고 낙인 찍힌 후로는 아내를 만지지도 않고 아내와 자는 침실에서마저 안젤라를 상상하며 자위를 한다. (완전 변태군)

제인과 안젤라와의 대화를 엿듣고 안젤라가 근육 있는 남자가 좋다는 말을 듣은 후 그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제인의 친구인 안젤라는 자신의 성경험을 늘어놓으며 자신을 끈적끈적하게 쳐다보는 제인의 아버지의 시선을 은근히 즐긴다.

제인은 안젤라에게 아버지를 이렇게 표현한다. "나한테는 없어졌으면 하는 아빠지만 너한테는 집적대는 남자 중의 한 명이지."
이 정도면 완전 막장집안의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다.

제인의 옆집으로 해병대 출신 프랭크 피츠 대령(크리스 쿠퍼) 가족이 이사 온다.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대령에게는 기죽어 사는 아내와 말없이 비디오 찍는 걸 좋아하는 아들 릭키(웨스 벤틀리)가 있다.

릭키의 아버지는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고, 독재와 다름없는 자기중심적 인물로 아내와 아들을 일방적으로 복종하게 한다. 여기는 완전 일방적 통제와 독재가 이루어지는 집이군. 군대도 이보다는 낫겠다.

릭키는 창문으로 레스터와 제인의 모습을 도촬 한다.

릭키는 대마초를 밀매하여 큰 돈을 만지고 있는 고교생이고,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곳에서 레스터를 만나 대마초를 팔게 된다.

 

아메리칸 뷰티 '릭키,제인,안젤라'

 

 

개떡 같은 상관이 한 경멸을 참고 일하자니 넌더리가 난 레스터는 자신을 해고하려는 사장을 협박하여 목돈을 받아내고 회사를 때려치운다.

그리고 갖고 싶었던 스포츠카를 사고, 대마초를 사서 피던 젊은 날에 대한 회귀 감으로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무기력하게 축 쳐져있던 그의 삶이 안젤라에 대한 욕정과 릭키를 만나 대마초를 구입해 피면서 젊음을 향한 노를 저으며 사라졌던 열정과 자유를 추구해 나간다.

한편 아내는 부동산 대리인과 바람을 피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격장에 가서 사격을 하며 나름 활력을 찾아간다.

그러던 중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던 레스터에게 바람피우는 것을 딱 들키고 만다. 하지만 그는 아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개의치 않는다.

한편 프랭크 대령은 대마초를 팔려고 레스터의 집에 간 릭키를 게이로 오해하고 릭키에게 나가라고 한다.

집을 나온 릭키는 제인에게 같이 떠나자고 한다. 제인과 릭키가 점점 가까워지자 제인으로부터 소외당하는 안젤라는 제인과 릭키사이를 탐탁해하지 않는다.

그러자 릭키는 안젤라에게 말한다. " 친구가 아니라 돋보이려고 이용했겠지. 넌 그저 그런 애야"
진정으로 제인을 생각하는 친구가 아니라 그저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들러리로.
안젤라는 자신이 이쁘고 특별하다고 인정받길 원한다. 평범한 것만큼 슬픈 게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다. 안젤라는 릭키의 말에 슬펐고, 그렇게 슬픔에 빠져있는 안젤라에게 레스터가 접근한다.

레스터는 안젤라에 대한 욕정으로 침대에 눕힌다. 안젤라가 "처음이에요."라고 말하는 순간 번쩍 정신이 든다.

레스터는 자신의 위치와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딸의 인생이 궁금해지고 안젤라에게 제인이 행복하냐? 고 묻는다.

"무척 행복해요. 사랑에 빠졌거든요"

처음으로 행복한 아빠의 미소를 짓고 있는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 총을 쏘았고 그는 총에 맞아 죽는다.

죽음 앞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죽음에 직면하면 살아왔던 인생이 영원히 머물고 그 모든 것이 아름답게 펼쳐진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엔 아름다움이 넘치는데 그 아름다움에 눈뜨고 살지 못한 것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벅찼을 감정도 다 잊고, 아내를 사랑하고 가슴 뛸 감정도 다 잊고, 그저 무기력하게 실패만 끌어안은 채 서로 무시하고 미워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린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착을 버려야 그 희열이 빗물처럼 흐르고 소박하게 살아온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움이었음을, 죽음에 직면해서야 삶을 보게 된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히 불쾌했다. '참고 봐야 하나'할 정도로 말이다.

미국 중산층 가정의 붕괴와 중년 남자의 위기, 청소년들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고 하지만

왠지 보는 내내 불편했다. 물론 영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고는 있다.

전부다 자신이 정상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가식적으로 살아간다.

가정의 붕괴는 그 가족의 위기만은 아니다. 부모로 인해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 망가지고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세상 밖으로 밀려날 때 이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가정은 사회로 가기위한 기본적인 또다른 사회이니깐.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릭키가 보여준 비디오테이프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테이프라고 제인에게 보여준 영상과  그걸 바라보는 릭키의 눈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비닐봉지를 보며 릭키가 가진 생각과 눈을 통해 세상에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해 주었다.그저 검은 봉지였는데 검은 봉지가 바람에 날리는 것이었는데 보는 사람이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으니 춤추는 삶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