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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2. 19. 22:36
올 더 머니 

감독 : 리들리 스콧 

영화 올 더 머니

석유 사업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J. 폴 게티의 손자가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유괴범들이 요구한  게티 3세의 몸값은 1.700만 달러, 그러나 폴 게티는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하고, 엄마는 CIA 요원 플레처와 함께 유괴범을 상대로 사정을 하고, 돈의 제국 폴 게티와도 전쟁을 치르게 된다.

엄마 게일 해리스 역에 미셸 윌리엄스, 플래처 체이스역에는 마크 월버그, 존 폴 게티 3세역에는 찰리 플러머, 그리고 무엇보다 폴 게티역에는 케빈 스페이시가 맡아 촬영까지 다 마친 상태였는데 성추문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파문에 휩쓸리게 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개봉을 5주 앞두고 그의 촬영분을 전면삭제하고, 크리스토퍼 플러머로 교체하여 재촬영을 하게 된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로 석유사업으로 부호가 된 진 폴 게티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폴 게티는 그의 아버지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했지만 그는 석유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다.
그는 돈을 벌어 들이느라 가족에게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들과 연락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세계 부호임에도 자식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도 없는 부자간이라. 매번 느끼지만 부자라고 행복하지 않다는 건 이런데서 오는 감정인 것  같다. 
존의 아버지는 부자 아버지를 두고도 생활이 넉넉하지 못했고, 아내 게일은 남편을 부추겨 시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게 했다. 아버지의 답장을 받고 아들 존과 같이 시아버지가 사는 성에 입성한다.
폴 게티는 미술품과 예술품을 수집하는 애호가로 그걸 사들이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식은 남몰라 하면서 미술품 수집이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고 삶의 가치인 것이다. 
폴 게티 역 크리스토퍼 플러머

폴은  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 쪽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왠지 크게 사업적으로 의욕도 야망도 없었는지 마약과 술과 절여 거의 폐인 수준의 삶을 살았다.

그는 약에 취해 판단력도 흐려지고,수많은 여성으로 문란한 삶을 이어갔고, 게일은 그런 남편을 참아주지 못하고 이혼을 하게 된다. 게일이 처음 폴 게티에게 연락을 한 건 이런 그림을 원한 게 아니었지만 돈이 만들어 내는 지옥 같은 그림은 자식들까지 망칠 것 같았다.

그녀는 위자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그녀 친권과 양육권을 요구한다. 그녀는 폴 게티가 얼마나 구두쇠이고 돈을 쓰지 않는 노인인 줄 알았고. 그의 예상대로 위자료로 단 한푼의 돈도 안 주고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저 정도의 재력이면 최소한 손자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가져오는 건 일도 아니었을텐데, 위자료가 아까워서 쉽게 포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위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그녀를 이해 못했다. 당연할 것이다.

돈만 알고 돈만 보고 살아온 그에게 부모로서의 감정이나 어머니로서의 모성애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라는 걸 이해 못하는 게 당연하다.

그녀는 그 소굴에서 자식들을 건지고 싶었을 것이다. 자식만 구할 수 있다면 그 돈 같은 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 망가지는 걸 지켜보면서 말이다.
 게일은 세 자녀를 데리고 나름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었고, 정말 할아버지라는 사람은 한 푼의 양육비도 연락도 취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존 폴티가 납치된다.
그가 폴게티의 손자라는 것을 아는 유괴범들은 그를 납치해 돈을 요구하려는 목적이었다. 정말 폴 게티가 세계적인 부자라는 것만 알고 그가 얼마나 구두쇠인지 모르면서 말이다.  폴 게티를 상대하여  거액을 요구한다. 게일은 돈이 없다고 아들을 돌려 달라고 하지만 그들은 폴 게티를 향한 협상이었다.
그러나 폴 게티에게서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게티는 전직  CIA 요원 플래처에게 직접 협상을 하라고 게일에게 보낸다. 

참 대단하다. 그 많은 돈 지고 갈 것도 아니고, 손자가 납치당했는데 그 돈으로 특수부대 하나 쯤은 고용해 찾아볼 수도 있고, 모든 권력을 동원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 같았는데, 아니다. 

"내 혈육이야. 내것이라고 그들이 훔쳐갔지." 사람의 가치로 가져올 문제를 사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했다. 훔쳐간 게 아니라 찾아와야 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지 않았다.

존 게티

 

게일 역 미셸 윌리엄스

돈보다 사람이고 그것도 자신의 손자인데도 말이다. 게일은 유괴범들과 피 마르는 협상을 이어간다. 유괴범들은 점점 지쳐가고, 존은 다시 다른 조직에게 팔려가 다시 재협상해 온다. 그리고 그들은 폴을 더 자극하기 위해 존의 귀를 잘라 보낸다. 그런 와중에 폴 게티는 거액의 돈을 들고 그림을 산다.

아, 이해할 수 없다. 돈에 대한 탐욕인가, 인간본성의 문제인가?
정말 돈에 대해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면 좀 이해해 볼려고 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자신의 예술에 대한 소유욕에는 돈을 써도 손자의 목숨에도 돈을 쓰지 않겠다. 
게일은 예전 폴이 자신의 아들에게 준 조각상이라도 바꿔서 현금화하려고 갔다가 그저 흔하게 굴러 다니는 잡품에 지나지 않는 걸 알고 정말 충격에 빠진다.
게일은 과분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손주에게 그저 싸구려 잡품을 주면서 그가 했던 말들에 적잖이 실망스러워 한다. 그러면서 저 제국과 싸워 자신의 아들을 지킬 수 없다는 불안감에 더 다가서 버리게 된다. 
그의 지시로 존의 협상에 참여한 플래처도 폴 게티에게 실망하며 그 빌어먹을 돈에 미친 노인네 취급을 해주며 나와 버린다.

 

플래처 역 마틴 월버그
 어쩌면 존은 폴게티가 할아버지라는 이유로 납치를 당하고 희생당한 것이다. 차라리 폴게티를 납치할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게티는 사람에 대한 믿음보다 사물을 더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가족의 의미는 다르다. 

그가 말한 '세상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들에게 적당한 값을 매기는 것이다.'

사물이나 예술에도 가치를 매기면서 자신의 혈육의 소중한 가치는 왜 모르는 것인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손자는 돈이 되지 않는 것이라? 가족에게 가치를 매기며 사는 부모는 없다. 존재 자체만으로 축복인 것이다. 거기서부터 당신은 비툴어졌다고 본다.

돈 버는 재주만 있고 다른 기능은 다 죽어 있는 불쌍한 중생에 불과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부자는 되기 쉽지만 부자로 사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이 영화가 작품성이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전개방식이나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아주 탄탄했다고 본다.  꽤 오래 잔상을 친다.

폴 게티의 대 저택에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고, 며느리였던 게일에게 잔돈까지 준비되어 있다며 공중전화를 쓰게 하는 장면으로 그가 얼마나 구두쇠인지, 손주의 몸 값에도 세금공제를 하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십니다. 비웃음이 절로 나왔다. 

실제로 존 게티는 그 후유증으로 마약과 술에 절여 망가져 불우한 삶을 살다간다. 그가 폴게티의 손자로 태어난 게 불우한 운명이 될 수밖에 없었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돈에 집착하거나 돈의 노예가 되어 사는 건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가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막말로 사람에 대한 믿음보다 사물에 대한 믿음을 더 가진다는 그의 말은 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먼저 베풀고 받을 생각을 해야지, 자신의 삐툴어진 시야에 풍경을 담으며 뒷걸음친 그의 변명은 사물에 가두고 희화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사물의 가치? 그건 인간이 혼을 담아 그려 낸 그림이다. 단지 사물로서의 값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를 그린 화가의 인생과 가치가 만들어 낸 작품에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폴이 돈의 가치를 잘못 두고 살았기에 그의 가족은 불행했다.

 

돈이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돈이 소모품으로서의 가치를 하지 않고 저장의 가치만을 가지게 된다면 세상은 원활히 흐르지 않을 것이다. 입구만 있고 나오는 출구가 없는 세상과 같다.
돈을 많이 가진 부자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벌고,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게일의 말처럼 쓰지도 못할 거 왜 벌었냐는 말에 공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