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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3 92.브로크백 마운틴: 두 카우보이의 20년간의 로맨스
  2. 2018.12.01 4. 우리도 사랑일까
posted by 해이든 2019. 3. 13. 23:15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이안

 

 

동성애는 인류의 시작부터 존재해왔다. 단지 사회가 만든 편견에 갇혀 그들을 비정상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이다. 
동성애 관계도 심리학적으로는 이성애 관계와 동등하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별을 거두고 그저 사랑에 집중하면 이영화는 너무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로맨스이다. 
<노트북>과 같은 맥락으로  서로를 향한 끝없는 마음의 질주를 현실이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안 감독이 E. 애니 프루이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로 제작했다. 20년에 걸쳐 잭(제이크 질렌할)과 에니스(히스 레저)사이의 사랑을 다루었다. 
 
1963년 와이오밍 주 브로크백 마운틴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동안 일하게 된 두 청년은  브로크백 산에 있는 방목장 근처에선 산림청이 야영을 금지하고 있어서  해가 지면 멀리 떨어진 산림청 지정 캠프로 철수했다가 밤이 되면 몰래 방목장으로 숨어 들어가 양을 지켜야 된다. 
 
자신의 목장을 가지고 싶은 로데오 선수인 카우보이 잭과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목장 일꾼으로 떠돌아 다니던 에니스( 히스레저)는 약혼녀와 결혼할 집을 장만하기 위해 여기까지 일하러 왔다. 
 
여름이지만 밤엔 너무 추운데 불을 피울 수가 없다. 그리고 방목장까지 왕복하는데 4시간이나 걸린다. 아침먹고 양몰고, 밤에는 재워주고, 저녁먹고 가서 밤샘하고, 코요테하고 씨름까지 해야한다. 
 
에니스는  말이 별로 없고, 잭은 하모니카를 불고 노랠 부르는 서로 반대적인 성격이지만 둘만 산에 있다보니 서로 많은 것을 털어놓고 지내는 사이가 된다. 
너무 추웠던 어느 밤, 텐트안에서 같이 자게 된 그들은 친구이상의 감정으로 서로를 끌어안고 관계를 하게 된다. 
그 일로 어색해진 에니스는 잭에게 "없었던 일로 하자난 게이가 아냐 "라고 말한다. 
잭 역시 "나도 아냐"
일단은 서로 낯선 감정으로 혼란스러워 부정을 하지만 곧 서로를 잡아당기는 감정에 자신들을 맡긴다. 목장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그들은 산을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기약도 없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평범한 일상을 누린다.
에니스는 리버튼에서 약혼녀 엘마(미셸 윌리엄스)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고 가장으로서 목장의 일꾼으로 일하고, 잭은 로데오 대회에 나갔다가 부잣집 딸 로린(앤 해서웨이)을 만나  텍사스에서 한 명의 아이를 낳아 살아가고 있다. 장인은 잭을 아주 대놓고 싫어한다. 
 
 
4년이 지난 후 에니스는 잭이 보낸 엽서한장을 받는다.  " 24일에 들러도 돼?"
에니스는 바로 답장을 보낸다."꼭 들러."
에니스와 잭은 서로 만나자마자 서로를 안고 강렬하게 키스를 주고 받는다.
문을 열고 나오려던 엘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여자가 아닌 남자와 격렬하게 키스하는 남편의 모습은 너무 감당하기 버거웠고 애써 모른 척 외면한다.
 
잭과 에니스는 그날 밤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엽서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잭, 모든게 브로크백 덕분에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4년만에 만난 그들은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 이틀 낚시를 다녀온다고 집에 말하고 브로크백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진다.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
잭은 아내와 이혼하고 위자료 받아 둘이 작은 목장을 사서 소나 키우며 행복하게 살자고 한다. 하지만 에니스는 딸린 식구들도 있고, 무엇보다 세상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우린 끝장이야'이라고 말한다. 에니스는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동성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절대 세상에 내어놓지 말아야 할 둘만의 비밀로 숨겨야 한다.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가능한 오래 숨겨야 하는, 드러내서는 안되는 사랑이다. 일 년에 한 두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나 함께 지내기로 한다. 
 
엘마는 혼자 그 사실을 담아두고 에니스를 대하지만 서로는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양육권은 엘마가 가져가고, 양육비를 아이들이 18세 될때까지 지급해야 한다. 돈 걱정없이 사는 잭에 비하면 에니스는 매일 빠듯한 생활로 일을 해야한다.
 
에니스의 이혼소식을 듣고 잭은 바로 달려오지만 주말엔 애들과 지내야 한다고 잭을 돌려보낸다. 
그리고 엘마는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하고 저녁식사에 초대되어 간 곳에서 엘마는 잭과의 관계를 알고 있다고 말하며 "잭이란 인간 역겨워"라고 말하자 에니스는 흥분하며 엘마와 크게 다투게 된다.
 
잭역시 아내는 점점 돈벌레가  되어가고, 장인은 아직도 자신을 무시하고 싫어한다.
에니스는 엘마와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는 듯 쳐다보는 것 같다고 잭에게 말한다.
잭은 에니스에게 텍사스로 오라고 하자, 에니스는 계속 일때문에 다음에도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동안 참고 있던 잭이 터지고 만다. 
 
"내가 널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데, 네게 난 가끔 만나는 친구일뿐이지만 난 너를 20년이나 그리워했어.넌 내가 원하는 걸 주지도 않았어. 일년에 한 두번 널 바라보는 건 너무 힘들어.차라리 끝내고 싶어."
에니스도 울며 
"그럼 끝내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야. 모든게 엉망이 됐어.더는 못 견디겠어."
그렇게 둘은 현실에 밀려 사랑을 숨기느라 서로를 너무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게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에니스는 '수취인 사망'이란 엽서를 받는다.
잭이 사고로 죽었다.
 
브로크백에 묻어달라고 했다는 그의 유언을 전해듣고 에니스는 잭의 고향집으로 간다. 그리고 잭의 방에서 잭의 셔츠안에 자신의 셔츠가 걸려있는 걸 보게 된다. 
잭은 이곳에서 에니스와 목장을 가꾸며 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에니스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사랑하는 잭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못하고 결국 그를 잃었다. 
자신을 사랑하면서 끝없이 배려하느라 자신의 행복을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던 잭, 
에니스는 너무 마음이 아펐다. 세상눈치보느라, 잭을 보내고 말았다. 자신의 셔츠위에 걸린 잭의 셔츠는 잭이 자신을 항상 품고 있었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셔츠를 가지고 온 에니스는 자신의 셔츠 안에 잭의 셔츠를 걸어놓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 브로크백 마운틴에 그의 소원대로 그곳에 묻어준다. 
그리고 브로크백마운틴 사진한장과 셔츠가 걸린 옷장앞에서 가슴먹먹하게 에니스가 내 놓은 한마디는 
"잭  너에게 맹세할게 " 라며 영화는 끝이 났다.
사랑하지만 맘껏 제대로 사랑하지도 해주지도 못했다. 서로를 너무 간절히 원하지만 원없이 세상의 시선에 숨기기 바빴다. 
 
 
 

 

posted by 해이든 2018. 12. 1. 20:11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닭요리 책을 쓰는 남편 루, 그는 매일같이 닭요리를 연구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의 아내 마고, 둘은 결혼한 지 5년 차 부부이다.

결혼으로 인해 서로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관계로 살아가고 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 서로에게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의 생활 그 자체로 어느 부부와 다를 것이 없다.

어느 날 마고는 여행길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누구에게나 만남은 열린 관계에서 찾아드는 손님 같다.

하지만 마고는 열린 사랑을 할 수 없는 결혼한 여자다. 마음이야 움직일 수 있겠지만, 이성을 작동시켜야 한다.

남편 루는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샤워를 할 때마다 마고 몰래 찬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장난기 많은 남편이었다. 갑자기 가슴에 침입한 다니얼로 인해 마고는 남편에게 죄의식을 갖는다. 누구나 권태기를 겪는다.

외식하는 부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아무 말도 없이 먹는 남편에게 뭔 말이라도 하라는 마고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싫다는 루,

그럼 "왜 외식하냐"는 마고의 물음에  "그냥 맛있는 것 먹으려고"라고 말하는 루,

불같은 사랑도 결혼을 하면 그저 흐르는 물처럼 감정도 흐른다. 

여자는 항상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남편과 집이 아닌 분위기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건 먹는 것만이 아니다.

분위기 있는 곳은 여자들을 설레게 하고 연애하는 기분이 들만큼 센티해진다.

그리고 남편에게 자신을 설레게 했던 남자로 앉아있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대화도 하고 낭만도 건지고 싶은 것이다.

남편 루는 그저 집에서 있는 것처럼 먹는 것에 열중한다.

기껏 이쁘게 하고 나와 이렇게 분위기 있는 곳에 와 있는데,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같이 살고 다 아는데 뭔 얘기를 해? 뭔 대화를 하냐고, 그런 것이겠지! 여자는 알면서도 말로 표현해 주는 걸 좋아한다. 관심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표현에 약하다.

여자와 남자의 다른 언어, 다른 방식의 표현이 가끔씩 감정을 고장 나게 한다.

결혼이 사랑의 종점은 아니다.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다.

물이 식었다고 물이 아닌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랑도 식었다고 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서로에게 익숙해진 것이지 변한 것은 아니다.  설레는 가슴만 가지고 평생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에 맞게 감정도 소비되는 양이 적어질 뿐이다.

부부

끝내 마고는 남편에게 대니얼에게 마음이 가버린 것을 고백하고 남편 루는 상처를 입는다.

사랑은 어떤 식으로든 찾아온다.

짧고 강렬하게 오기도 하고, 무책임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여우비처럼 잔잔히 적시기도 한다.

루는 사소하게 마고의 삶에 사랑을 심고 있었다. 그녀도 모르지 않는다.

대니얼의 짧고 강렬한 사랑에 그녀의 이성이 마비되었다고 본다.

"가끔 길을 걸을 때 보도 위로 한 줄기 햇살이 떨어지면 그럼 그냥 울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 순간은 금방 지나가고 어른이니까 순간적인 감상에 빠져서 울면 안 된다고 마음을 먹어요."

마고 역시 순간의 감상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나름 어른이니까 책임질 수 있는 이성을 잡고 있으려고 애썼던 것이다. 

감정이 물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물을 주지 않고 계속 햇살을 비추어 준 것이다.

그리고 계속 그걸 결핍으로 안고 있다가 다니엘에게 자신의 흔들림을 드러내고 만다.

결핍을 보여주고 만다. 남편 루가 그녀의 갈증을 눈치채고 채워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부 사이에 뭔 용기가 필요하냐고 묻는 루에게 마고는 끝까지 용기를 못 냈고, 루는 아내를 다 안다고 자만했다.

부부 사이라고 같이 있다고 다 아는 건 아니다. 그건 아니다.

놀이기구를 탈 때는 짜릿하다. 하지만 순간이다. 계속 놀이기구를 타고 있을 순 없다.

대니얼은 지금 루에게 놀이기구가 아니었을까? 감정의 결핍은 그 누구와 해도 생기게 되어 있다.

사람이 채워줄 수 있는 감정의 양은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랑으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그걸 너무 과대 포장해 놓은 것이 사랑인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일 수밖에 없다.

루와 마고

 알코올 중독자로 가족들의 애를 태우던 루의 누나의 한마디가 어쩌면 결혼을 대변해주는 말 같다.

"마음 가는 대로 살면 다 잘될 것 같지? 망친 사람은 너야. 길게 보면 말이야. 인생엔 당연히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울 순 없어. "

감독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다 내보낸 것 같다.

인생의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굳이 비워놔도 되는 걸 꼭 꼭 채워 넣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새 것도 헌 게 되니까, 새 것도 바래고, 헌것도 원래 새 거였다.

다 끝난 놀이기구처럼 허무할 뿐이다. 새 장난감이 좋아 가지고 놀던 아이도 금새 식는다.

그 감정이 식는 걸 물 흐르듯 생활로 받아들이며 그것에 맞게 살아야 한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루의 뒷모습만 맞이하는 마고, 그를 항상 뒤에서 안게 되는 장면으로 감독은 마고의 심리를 암시했다. 그녀는 외로웠고, 루의 관심도 부족했다.

그로 인해  다니엘에게 흔들리는 마고를 조금은 위로하게 만든 것인지, 짜릿함도 잠시 똑같은 공허함이 찾아온다.

결혼하여 살아가는 자로서, 수시로 들락거리는 권태와 결핍과 공허함이  수없이 흔들어대지만 나를 굳건하게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익숙함이 메워준다. 

내게도 그런 순간들이 자주 노크를 한다. 그때마다 떠오르던 말!

"별 남자 없다. 잘난 남자도 결혼해 살아보면 다 같아져. 사랑할 때나 남자지. 결혼하면 가족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돼. 그래야 살아. 그냥 포기해 줄 건 포기하고, 내줄 것 내주고 접을 건 접어줘"

살아본 자의 조언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의 마인드였다. 그리고 이 말이 맞는 말인 것 같다.

사랑은 서로를 마주 보지만 결혼은 같이 앞을 보고 걸어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은 잡고 있지만 내 감정이나 내 시선은 그에게 없다. 우리 둘이 걸어갈 미래에 있다. 그 지점이 같으면 서로 인내하고 믿음을 줄 수 있어야 부부의 약속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