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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02 19. 메소드(Method,2017) : 강력한 스캔들/진심일까? 연기일까?
posted by 해이든 2019. 1. 2. 18:24

 

 

살짝살짝 보이는 미소와 목소리 톤이 너무 좋은 배우 '박성웅'

오직 박성웅이 출연하는 영화라서 본 영화이다.

여성 감독 방은진은 '이 영화는 연기에 관한 영화'라고 말한다. 감독이기 이전에 그녀는 배우이다.

배우인 그녀가  연기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한 영화라는 점에서 좀 기대를 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해 좀 생각해 보게 된다.

가끔 배우들이 TV에 나와 연기 속의 인물에서 빠져나오느라 정말 힘들었다는 말을 한다.

혹자는 1년이 걸렸다는 말을 하는 걸 봤다.

이해가 되는 듯 하면서도 또 뭘 그렇게까지 하는 맘도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속의 인물로 사는 건 그냥 연기일 뿐이다. 연기가 종료되면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 아닌가?

가끔 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보면 수줍음도 너무 많고 말도 잘 못하는 그런 사람이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또는 정반대의 성격인  배역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걸 보면  소름이 돋는다.

정말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이 그 역의 인물로 살기 위해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하거나 컷 들어가면 눈빛부터 달라져 몰입하는 것을 보면 천상 저 사람은 배우로 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명이 켜지고 거기에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고 살아야 하는 게 배우의 운명이다.

 무대위에서의 함성이 그들에게 희열을 주고 그로 인해 숨 쉬는 것이다. 아님 무대 위에 설 수 없는 게 그들의 숙명이다.

영화와 연극은 또 다른 무대이다.

모든 관중은 무대만을 주시한다. 그 관중의 시선을 무대로 모아야 하고, 거기에서의 침묵도 듣는다. 침묵마저 무대 위의 연출이고 배우의 대사와 연결된 장치인 것이다. 관중들도 같이 호흡하는 게 연극이라고 본다.

영우는 아이돌 스타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한 그가 연극무대로 재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의지가 담겨있지 않은 것 같다. 소속사의 권유에 밀려 나오기 했지만 의욕이 제로다.

그런 영우에게 베테랑 배우인 재하가 연습 중에 던진 대사다.  그 연기에 정말 빠져든 영우는 눈물을 흘린다.

"지금 모두 침묵을 듣고 있지? 연극에서의 침묵은 잠깐은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절대 오래 못 가! 긴장이 금방 사라져 버리니까, 그래서 매 순간 섬광 같은 스파크가 필요한 거야. 우리가 진정으로 채워야 할 것들"

영우는 그 이후로 재하와 연기에 열정을 보인다. 그리고 점점 재하와 연기에 무서울 정도로 흡수한다.

재하에게는 사랑하는 여인 희원(윤승아)이 있다.

희원은 재하가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대사도 맞추어주고 그를 뒤에서 응원하는 배려 깊은 여자이다.

재능 있는 화가인 희원과 재하, 그리고 영우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개입된다.

동성애를 연기해야 하는 재하와 영우는 작품이 몰입하기 위해 친밀감을 형성하여 가는데 이상한 기류가 펼쳐진다.

연기인지 진심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재하는 영우는 키스를 하게 되고,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치닫는다. 여기서 나는 모르겠다.

연기를 위한 몰입이 만들어낸 것인지, 아니면 이들이 동성애적인 성향이 있었던 건지,,막 헷갈리기 시작했다.

 재하는 혼란스럽고 희원에게도 냉소적이 되어갔다. 재하와 영우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은 희원이었다.

희원은 재하가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자신의 진짜 삶을 버리고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망가져가는 걸 지켜보거나 작품 속의 상대를 사랑하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재하와 영우의 역에 몰입해 갈수록 재하와 희원의 관계 역시 벼랑끝에 몰린다. 그 역할에 빠져 일상 속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는 재하를 묵묵히 응원해왔지만 영우와의 스캔들은  예상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준다.

배우는 작품을 하는 동안은 현실 속의 자신은 없게 되는 건가?

그럼 현실 속에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 특히 희원처럼 사랑하는 연인은 '저렇게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메소드는 무대 위에 올려지고, 정말 숨죽이며 영우와 재하의 소름 돋는 연기를 보게 된다.

혼란과 갈등속에서 이게 진심일까, 연기일까라는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을 나도 던지고 있다.

연극은 무대위의 배우도 관중까지 다 긴장하며 숨죽이며 본다. 

영화와는 또 다른 순간순간이 실제상황처럼 열린다.

연극계 베테랑 배우 재하와 아이돌 스타 영우는 단순히 연기를 향한 열정인지 재하를 향한 진심인지 모를 집착을, 재하는 영우를 향한 끌림인지 연기를 향한 몰입인지 모호하게 이상하게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경계를 넘어선 거부할 수 없는 스캔들이 조성된다. 

극 중 캐릭터에서 벗어나면 공허하다고 말하는 배우들,

자유자재로 캐릭터 속의 자신과 실제 자신을 오간다는 배우들

작품과 현실을 오가는 그들의 삶을 엿본 것 같다.

실패한 자화상인 조각품, 손가락, 체인, 밧줄, 소품들이 이렇게 눈에 들어오긴 처음이다

배우들의 감정선, 눈빛 소름 돋을 정도였다. 완벽했다.

그러나, 도대체 재하가 가지고 다니는 그 책은 무엇일까, 그 안에 뭐가 적혀 있을까?

재하를 사랑해서 재하가 사랑하는 희원을 질투한다?

아니 진짜 영우는 재하를 사랑한 걸까? 아님 연기일까?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일까? 너무 많은 궁금증을 남겨주는 영화는 처음이다.

연극무대가 주는 몰입도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소름끼지게 좋았다.

단지 재하와 영우의 감정을 끌고 가는 것이 너무 매끄럽지 못하고, 결말도 아쉬웠다.

재하와 영우의 감정의 변화를 짜임새 있게 엮지 못하고 뭔가 자꾸 빠진 것 같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아쉬웠다.

박성웅과 윤승아의 연기야 많이 보아서 연기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승훈이라는 신인의 연기가 이 정도라면 앞으로  명품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