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남편은 온화하고 정직하지만 자신이 꿈꾸던 삶은 아니다. 좋은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르다. 가족이 행복해서 좋긴 하지만 그러나 꿈이 있던 자신은 무언가 나사가 헐거운 사람처럼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허기가 든다. 누군가에 인생에 얹혀 그저 살아내는 존재가 된 기분같은 거 말이다.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채널을 말도 없이 바꾸어 버리는 딸의 모습에서 그녀의 생각, 그녀의 취향, 그녀의 스타일은 이 집안에 있지도 않으며 무관심에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가족만을 위해 놓여 있는 가구처럼 그녀 역시 가족들을 위해 준비된 익숙한 소품같다. 없으면 불편하고 필요한 존재지만 있을 땐 무심함이 감돈다.그녀의 말처럼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하는 순간, 한 여자의 삶이 시작되지만 어쩌면 어떤 면에서는 멈추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 여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어머니로서 아내로서의 삶은 시작되는 것이고 여자로서의 꿈은 멈추는 것이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살아오느라, 오랫동안 자신을 빼놓고 산 삶으로 인해 허기가 몰려온다.
그런 일상에 갑자기 찾아온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실을 매디슨 카운티 다리를 찍기 위해 온 사진 기자였다. 그로 설레었고, 이런 사랑이 자신에게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읽었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다. 자신의 마을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까봐 걱정하고 배려해 주었고, 자신의 평범함을 완벽한 사랑으로 꿈꾸게 했다.서로를 향해 이토록 뜨거울 수가 없었다.
시내에 남편과 함께 나간 프란체스카는 비를 맞고 서 있는 로버트를 발견한다. 너무 가슴 아프고 먹먹했다. 그녀를 시내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로버트의 절절함이 빗물처럼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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