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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23 57. 리스본행 야간열차 :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
posted by 해이든 2019. 2. 23. 23:55
리스본행 야간열차
감독 빌 어거스트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정말 철학과 사랑과 인생이 다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이다. 책은 좀 더 깊고, 영화는 감성적인 영상을 선사하고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둘 다 너무 너무 훌륭하다. 
 
스위스 베른에서 고전문헌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 레이문드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매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낸다. 
  
비 오는 어느 날,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는 붉은 코트를 입은 낯선 여인을 구해 주게 된다. 그 여인은 붉은 코트와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책 한권과 코트 주머니에 있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만 남긴 채 사라진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그의 일상에 알 수 없는 바람이 일고, 무언가에 이끌려 리스본행 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리스본 행 야간열차에서 그녀가 남기고 간 <언어의 연금술사>를 읽으며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언어의 연금술사>는 아마데우 프라두가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삶을 기록하여 쓴 책으로, 그는 포르투갈의 의사이다.아픈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의사가 되었지만 그는 작가가 꿈이었다. 그는 틈틈이 글을 썼고, 그것이 지금 그레고리우스 손에 들린 책이었다. 
그레고리우스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아마데우는 판사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그리의 그의 절친 조지 어켈리(어거스트 딜)는 야채상의 아들이다. 그들은 신분부터 달랐지만 약사인 조지를 위해 아마데우는 약국을 차려줄 정도로  두 사람의 우정은 돈독했다. 
1973년은 포르투갈의 카네기혁명이 있기 1년 전으로 무려 40년이나 이어진 살라자르 독재정권에 지친 시민들이 저항군을 조직하고, 청년장교들이  독재 정군에 맞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던 때이다. 
아마데우와 조지,  주앙 에샤(마르코 달메이다),그리고 스테파니아(멜라니 로랑)는 독재정권에 맞선 투쟁을 위해 뭉친 동지다. 
아마데우는 레지스탕스 운동을 하게 되면서 조지의 연인인 스테파니아를 소개받는다. 스테파니아는 뛰어난 머리로 레지스탕스들의 명단과 연락처, 접선코드를 머리속에 다 외우고 있다.  그러나 매혹적인 스테파니아와 아마데우는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결국  조지의 연인인 스테파니아가 아마데우를 사랑하게 되면서 두사람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질투로 조지는 조직의 명단을 다 알고 있는 그녀가 잡히면 동지들이 위험해진다는 이유로 스테파니아를 죽이려고 한다.
조지의 생각을 알게 된 아마데우는 스테파니아와 함께 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스페인으로 도피한다.
아마데우는 스페인에서 스테파니아와의 새 삶을 계획하지만 스테파니아는 이를 거절하고 떠난다. 그 후 포르투갈로 돌아온 아마데우는 카네기 혁명이 터진 바로 그 날 1974년 4월 25일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마데우는 혁명의 결과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리스본행 열차에 몸을 실은 그레고리우스는 아마데우의 치열했던 삶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 조지는 아마데우가 차려준 약국을 계속 운영하고 있고, 스테파니아는 스페인에서 혼자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의사의 눈을 피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는 주앙은 요양원에서 쓸쓸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주앙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던 시절 독재정권의 하수인인 멘데스 (아드리아누 루스)가 스테파니아의 행방을 대라고 자신의 손을 둔기로 마구 내리찍어 만신창이가 되어 더 이상 피아노도 칠 수 없고 손을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
 
"젊은 시절엔 삶이 영원하다고 여긴다. "
여행을 떠나고 나서야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도 시작된다.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잔혹한 독재정권은 피아노를 치던 낭만적인 손은 잔혹한 독재에 맞서 총을 들었고 그 총을 든 손을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그리고 아마데우와 조지는 절친한 사이였다. 스테파니아로 인해 균열이 생기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질투로 친구도 사랑도 잃었다. 독재정권이 청년들의 낭만도 사랑도 우정도 다 앗아가 버렸다.  
 뜨거웠던 여름은 곧 가을을 맞아야 하고 겨울도 맞이한다.  돌아보면 너무 소중한 것을 너무 쉽게 세상에 던져버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이 자라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까지 무너지게 하고 만다. 
 
책 한권으로  시작된 그레고리우스의 기적같은 여행으로 고요하고 변동없는 자신의 삶이 꿈틀 거리게 된다.
우연히 찾아든 감정으로 안으로 방향을 틀고 묻는다. 학생들을 향해 가르치기만 했던 철학을 자신에게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