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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이든 2019. 4. 13. 01:19

감독 봉 준호

살인의 추억

시간이 흘러도 몰입도가 높고 배우진들의 연기가 남달랐던 봉 준호 감독의 범죄 스릴러물이고 블랙코미디이다.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중의 하나인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실제 있었던 연쇄살인사건이다.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일어난 여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처음 발생하여 1991년 4월 3일이 지나서야 끝난 미해결 사건으로 2006년부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0차례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는데 그중 마지막 3번의 사건은 모방범죄였다.

DNA 감식체계 같은 것이나 머리카락 채취 같은 과학적 수사가 도입되지 않았던 때라 부실한 과학수사체계와 열악한 치안환경의 문제로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

시골형사 송강호와 서울에서 내려온 김상경, 그리고 범인으로 몰렸던 세 명의 용의자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일단 송강호가 맡은 형사 박두만은 사람 인상만 보면 딱 알 수 있다고 촉을 중시하는 형사였다. 자신의 촉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자백하게 만드는 대책 없는 수사를 한다. 그와 같이 조용구(김뢰하)도 고문과 폭력을 행사하는 동료 형사이다.

살인의 추억은 두 형사의 감정적 변화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범인에 대한 추적, 당시 너무 미흡한 수사과정까지 리얼하게 드러나 있으며 , 용의자로 몰린 세 명의 캐릭터들도 생생하게 기억될 정도 인상 깊었다.

조연으로 가장 독보적이었던 백광 호역을 맡은 박노식은 첫 번째 용의자로 얼굴의 화상이 있고, 정신박약에 동네 바보였다.

"향숙이 향숙이 예뻤다."의 유행어를 남긴 대체 불가 연기를 보여주었다.

변태 역할을 맡은 조병순 역 (류태호), 그리고 심증은 있는데 물증을 없어 속 터지게 했던 박현규 역의 박해일, 송강호의 아내 역 곽설영(전미선)까지 캐릭터들이 생생히 살아있다.

만약 과학수사가 지금처럼 이루어졌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 범인은 누굴까? 박현규란 짐작만 가지고 살인은 영원히 미궁 속에 묻혀버린다.

두 형사에게 이런 끔찍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1986년 경기도 화성군. 여인이 무참하게 강간 살해당한 후 시체로 발견 , 연이은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으로 언론과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고 연쇄살인이라는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지역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조용구(김뢰하), 그리고 서울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이 배치된다.

직감, 미신, 고문 등 구시대적 수사를 대표하는 시골형사인 박두만과는 달리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맞지 않아 충돌한다.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피해 여성이 착용한 스타킹이나 브래지어를 이용해 결박하고 목을 조르고 팬티를 머리에 눈을 가린다.

 

여론은 들끓고, 사건은 계속 미궁 속에 빠지고 연쇄살인이 계속 일어나자 반장까지 교체된다.

폭력으로 자백을 받아내려던 두만은 자신의 방식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된다.

수사과정에서 범인으로 몰았던 백광호가 범인이 아닌 살인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임을 알게 된 두 형사는 백광호를 찾아가지만 고문당했던 일로 인해 백광호는 도망가다 기차에 치여 숨지게 된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방송되는 날마다 여인들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정황을 토대로 비 오는 날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고 라디오 방송국에 엽서를 보낸 박현규의 신병을 확보한다.

세 번째 용의자 박현규는 여자들이 죽는 밤마다 라디오 음악방송에서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고 한 매우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서태윤은 그를 범인으로 단정 지었지만 결정적 증거가 부족했다.

서태윤은 박현규를 미행하다 놓치고 또 한 건의 여학생이 살해당하자 완전히 이성을 잃고 박현규를 철길로 끌고 가 두들겨 패며 자백을 요구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두만의 무식한 수사를 비웃으며  가장 냉철한 면을 보였지만 계속되는 연쇄살인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서태윤도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간다. 박두만은 또 서태윤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변해간다.

박현규는 표정 변화 없이 서태윤을 조롱하고, 이성을 잃고 총으로 쏘려는 서태윤을 박두만이 말린다.

박두만은 박현규에게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말하며 범인이라는 촉을 못 느끼자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묻는다.

참 심경 복잡한 말이었다.

미국에서 온 유전자 감정 소견서는 박현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있고, 박현규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가진  태윤은 철길 터널 속으로 도망가는 그에게 총을 쏜다.

하지만 두만의 방해로 빗나가고 현규는 유유히 터널을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