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8. 10. 27. 15:50

끝 없는  감정들에 치여서 숨을 곳이 필요했다.

지칠때면 나를 숨겨 놓을 곳이 필요했다.

집착같은 감정들이 나를 묶어 두려하고, 한번도 여유란 옷을 걸쳐보지 못했다.

현실의 옷을 벗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다들 그러겠지. 유난 떨지 말자' 했다.

홀로 서보니 알겠다. 내가 죽어라 살아온 곳을 멀리서 들여다 보니 알겠다.

'다들 그러겠지'가 아니었다. 유난 떤게 아니었다. 미련 그 자체였다.

삶은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이 아니라, 마주해야 하는 것임을

들여다 봐야 했다. 한번쯤 들여다 봤어야 했다.

검고 어두운 것이라, 그저 아무렇지 않게 지나 버리지 말아야 했던 것을

세상의 아무리 높아도 내 마음의 담보다는 낮았다. 자신의 담은 어디까지 쌓아놓은 줄도 모른채,

'그저 그런 세상이겠거니, 나와 상관없는 높은 세상이겠거니' 무심했었다.

이제 작별인사를 해야 할 듯 하다. 나의 무지한 청춘에게, 나의 어리석은 구속에게

자유로워지리라.  마음의 담을 허물어 버리리라. 그리고 여유와 마주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