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9. 7. 10. 19:41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가끔 감동을 글이나 말로 표현 하기 어렵다.

이 영화가 그렇다. 한 가족의 인생을 흐르는 강물처럼 그려냈다.

한 폭의 그림같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못하겠다. 폴의 죽음이 허망해서.

흐르는 강물만 봐도 폴이 송어를 잡기 위해 온 몸을 던지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빅 블랙풋 강에서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낚시를 하며 보낸 행복했던 그 순간.

 

아버지 맥클린(톰 스커릿)은 목사이다. 그는 아들 노먼과 폴에게 낚시를 가르쳤다.

그는 아들 노먼(크레이그 셰퍼)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그의 방식대로 가르쳤다.

아들 노먼에게 글을 쓰게 하고 다 쓴 글을 또 반으로 줄여 써 오게 하고, 그러면 노먼은 머리를 쥐어짜듯 다시 써가면 또 반으로 줄여 쓰라고 한다.

그렇게 또 반으로 줄여서 아버지의 서재로 가지고 들어가면 아버지는 <잘했다. 이제 찢어버려라>라고 한다.

아버지는 그런 식으로 노먼에게 글쓰기 지도를 했다.

그렇게 세상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듯 아들의 글에서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압축할 수 있게 가르치고, 맘에 들면 이제 찢어버리게 했다.

노먼은 아버지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글 쓴 종이를 손아귀에서 마구 구겨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그리고 노먼은 낚시대를 가지고 강가를 향해 달려 나간다.

아버지의 엄격한 규율에도 균형이 있었다. 보상 같은 자유가 있었고, 질서가 있었다. 공부를 마치고 나면 아버지는 오후 시간을 그에게 자유를 허용했다.

흐르는 강 수면위로 햇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형제는 플라잉 낚시를 하며 자연과 함께 숨 쉬었다.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그들은 성장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도 흘렀다.

 

두 형제는 성장하여 노먼은 시카고에서 대학을 다니고 6년을 공부하고 돌아왔고, 동생 폴은 고향에서 신문기자로 살아가고 있다.

두 형제는 서로 다른 성향이다.

폴은 모험심도 강하고, 겁도 없고, 재미있고, 자유분방했다. 식사자리에서도 부모님을 재미있게 해주는 아들이었다.

폴은 꽤 유명한 어부 낚시군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폴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가르쳐준 낚시법에서 벗어나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리듬을 타던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그의 낚시는 예술의 경지에 도달했다.

자기의 방법으로 줄을 수면에 길게 드리우는 무지개 송어 유인법을 사용하는 폴의 모습을 본 노먼이 '그 순간 나는 완벽을 목격했다'라 감탄할 정도로.

형 노먼은 문학을 좋아하고 신중하고 재미없는 소유자로 폴과는 반대 성향이었다.

고향에 돌아온 노먼은 제시 번즈(에밀리 로이드)란 여인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제시 번즈는 재미없는 노먼에게 크게 끌림을 받지 못한다.

 

폴은 도박에 빠져 있었다. 도박을 말리는 노먼에게 다음 날 삼부자가 낚시를 하러 가자 제안했고, 그게 마지막이 된 낚시여서 그런 것인지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폴이 송어 낚시하는 장면은 완전 예술 작품 같았다.

아버지 또한 큰 송어를 잡은 폴에게 '넌 훌륭한 낚시꾼이다. '칭찬했고,

<동생은 빅 블랙풋 강둑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초월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예술 작품처럼>

큰 고기를 잡은 동생의 모습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을 때 동생의 모습은 노먼의 눈에 작품처럼 다가왔다.

그게 마지막인 된 것이다. 인생은 예술품이 아니고 순간은 영원한 것이 아니란 걸 느낀 노먼의 확신이 폴의 주검을 암시한 것이었을까?

위대한 낚시꾼 폴이 결국 위험한 도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폴을 잃은 아버지와 노먼은 그의 빈자리를 서로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그리고 목사인 아버지의 마지막 설교가 가족을 이보다 더 가슴 깊게 설명할 말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에 처한 걸 보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있으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 해도 우린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기족이라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말, 가까이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죽으나 살아있으나 그렇게 교감할 수 있는 관계인 게 가족이다.

낚시를 통해, 흐르는 강물을 통해 인생을 정말 멋지게 승화시킨 영화이다. 브래드 피트의 젊은 날 풋풋하고 잘생김! 지금 다시 봐도 흐뭇하다.

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이 된 노먼이 폴과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는 빅 블랙풋 강에서 낚시를 하며 <난 강에 넋을 잃고 있다>란 내레이션이 나온다.

영화를 보면 안다. 난 강에 넋을 잃고 있다는 말이 어떤 감흥을 주는지...

난 이 영화가 그랬다. 넋을 잃고 봤다.

 

 

 

 

posted by 해이든 2019. 3. 25. 14:36

파이트 클럽


감독 데이비드 핀처

 

영화 파이트 클럽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허구를 만들어낸다. 
자동차 리콜 심사관 잭은 비싼 가구로 집안을 가득 채워도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공허한 삶으로 인해  잭은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린다. 

병원에을 찾아가지만 "불면증으로 안 죽어요"라고 의사가 말한다.
세상에는 더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불면증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의사의 권유로 잭은 아픈 환자 행세를 하며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모임에 나가 위로를 받고 잠도 자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환자행세하며 모임에 나오는  여자 말라를 만나면서 다시 공허함과 불면증과  대면하고 만다.
 
어느 날, 출장가던 비행기 안에서 남자답고 자유분방한 테일러 더든을 만난다. 자신이 가진 못한 매력이 있는 테일러를 내심 부러워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신의 집이 화재로 다 타 들어가는 광경 앞에 망연자실한다. 그동안 사들인 비싼 가구들마저 다 내려앉았다.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는 비행기에서 만난 테일러 더든에게 연락하고 그와 맥주를 한잔한다.
그런데 갑자기 한대만 때려보라는 타일러  

 "싸워봐야 너 자신을 알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주먹질로 묘한 카타르시스와 해방감을 느낀 잭은 무기력한 일상속에서 벗어난다.  
테일러 더든과의 만남으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고 결심하고 창고에 '파이트 클럽'을 만들어 스포츠처럼 폭력을 통해  억눌린 감정들을 해소해 나간다. 
어느 새 파이트 클럽은 모여드는 회원들로 점점 커져간다.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파이트 클럽이 변질되어가고, 잭과 테일러와의 갈등도 고조된다.
 
잭은 테일러의 집에서 환자모임에서 만난  말라를 마주한다. 그리고 말라와 테일러가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보고 질투가 난다.
다음날 아침, 타일러와 관계를 가진 그녈 역겨워한다.
 
 
주먹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나게 되는 남자들의 폭력에는 관심이 없다. 
스포를 하기 싫어 일단 여기까지 하고,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의  매혹적인 연기때문이다.
잭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같다.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이다.
살기 위해 자신안의 본능에 충실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과 같다. 
그런 반면 테일러는 자유분방하고 자기안의 본능에 충실하며 감정을 절제하지도 억압하지도 않고 표출하고 싶어하는 우리안의 자아다. 
잭에게 타일러는 자신안에 감추어두고 잠자고 있는 본능을 일깨워주는 존재인 것이다.
잭에게 있어 타일러는 삶의  동경인 것이다. 
 
테일러는 편의점 직원에게 총을 겨누며  "넌 뭐가 되고 싶었어?" 라고 묻는다.
"수의사요."
"6주안에 공부 시작해. 안하면 넌 죽어."

그리고 그는 말한다. "내일은 그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될 거야."

자신이 꿈꾸는 걸 하고 산다는 것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는 것이다. 

 

가장 밑바닥에 네가 하고 싶은, 너를 갈증나게 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장면이다. 현실적인 삶에 밀려 저 가슴속 서랍안에 가두어버린 꿈을 끄집어내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현실에 적응한다는 합리화로 꿈을 참아내는 삶을 선택하며 간다.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아.'  '그게 말처럼 쉽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깔려있다. 꿈은 수의사인데 편의점에서 생존을 위해 다 접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짜피 다 죽는다. 분명한 것은 다 죽는다는 사실이다. 죽지 않기 위해 사는 것처럼 살고 있다.테일러는  한번 뿐인 삶을 살라고 편의점 직원에게 말하는 것이다. 본능에 맡기라고
죽음의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아둥바둥 살았는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얼마나 많이 뒤로 제껴 버렸는지를 깨우쳐준것이다. 
 
"지금 죽는다 치고 네 삶을 한번 평가해 봐"
"돈이 다가 아냐, 직업도 다가 아냐, 무슨 차를 타는지 지갑이 얼마나 두둑한지 그딴건 상관없어. 우린 움직이는 쓰레기야."
우린 필요도 없는 고급차나 비싼 옷을 사겠다고 개처럼 일하고 있는 것이다.  목적을 상실하고 고아처럼 여기저기 현실을 떠돌고 있다. 
 
TV를 통해 우린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고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을 때 우린 분노하거나 좌절할 수밖에 없다. 

잭 역시 그런 것이다. 비싼 가구로 집안을 가득 채워도 공허하고 무기력해지는 삶뿐이다. 
물질적 가치로 정신적 가치를 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제된 갈증이 폭력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표출되자 묘하고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느끼려면 모든 걸 다 잃어봐야 해"
테일러의 이 대사는 곧 잭의 행동을 움직이게 한 것임을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안다.
 
"우린 목적을 상실한 고아다. 2차대전도 공황도 안 격었지만 대신 정신적 공황에 고통받고 있다."
몇년전부터 우리는 잭이 의사를 찾아가지만 그 멍청한 의사는 "불면증으로 안죽어요"라고 말한다. 
불면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공황장애라는 말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모르고 그저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통만을 강조하고 그를 환자들모임에 가 '네가 얼마나 배부른 소리하는지 확인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 내 겉모습만 보고 날 평가하려 할 때 '보이는 게 다가 아냐. 내안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아는 척이야'라고 소리지르고 싶다.
우린 안은 항상 끓어 오른다. 하지만 현실은 자꾸 차겁게 식히라고 한다. 
 
테일러는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망가진다. 완벽을 찾지 마라. 그건 다 유치한 허영심이야"
세상에 내어놓지 못했던 본능과  세상에 내어 놓은 자아가 서로 만났다. 
현대인의 현실속에서 공허함으로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잭과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는 자유분방한 테일러의 만남으로  진정한 자유와 진정한 삶을 평가해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잭은 '난 눈을 떴다.'자신 안의 본능과 만난다.

<파이트 클럽>은 폭력 뒤에 숨은 철학을 읽어내야 하는 영화이다. 그리고  현실과 타협하지 말라는 경고를 날리기 위해  폭력은 그저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posted by 해이든 2019. 3. 20. 23:17

조 블랙의 사랑


감독 마틴 브레스트 

영화 조블랙의 사랑

 

이 영화는 아버지인 빌이 딸 수잔에게 삶의 긴 여정속에 사랑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건조하고 의미가 없는 것임을 가르쳐 주는 모습과 인생의 끝에 섰을 때 죽음이 닥쳤을 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내용이라고 본다.
65세의 생일을 앞둔 윌리암 패리쉬(안소니 홉킨스)는 패리쉬 통신 사장으로 성공한 사업가이고, 두 딸을 가진 자상한 아버지로서 화려한 저택에서 살고 있다. 
큰딸 앨리슨(마샤 게이 하든)은 아버지의 성대한 생일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아버지 빌은 둘째 딸 수잔(클레어 포라니)이 황량한 사막처럼 흥분도 설렘도 정열도 없이 자신의 오른팔인 드류(제이크 웨버)와 연인인 게 안타깝다. 달콤하거나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하길 바라며 자신을 열어 두라고 말한다.

 
"사랑은 열정이고 집착이다. 그가 없이는 한시도 견딜 수 없고 정신 못차리는 그런 거 있잖니, 네가 미치도록 사랑할 수 있고, 너를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라."
 
레지던트인 수잔은 커피숍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아쉬움을 남기며 이름조차 묻지 않은 채 헤어진다. 
서로 아쉬움과 미련으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지만 서로 엇갈린 뒷걸음질에 남자는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는다.
 
 한편 빌은  자신의 귀에만 '예(YES)'라는 소리가 귀에 자꾸 들린다. 
알 수 없는 소리의 정체는 빌의 현관문 앞에 서있고, 저녁식사를 뒤로 하고 그와 서재에서 만나게 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수잔이 커피숍에서 만났던 남자의 몸을 빌어 나타났다. 그는 저승사자였다.
그가 인생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댓가로 인간세상에 머무르고 둘러볼 수 있게  안내자가 되어줄 것을 계약하자고 제안한다.
"내게 이 곳을 보여줘.나의 안내자가 되어 줘 "
삶에 있어 아주 모범적이고, 자상하고, 성실한 인간이었고, 지도자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사랑에 있어 열정적인 빌을 적임자로 여긴 것이다.
 
 
빌은 자신이 곧 죽을거라는 것도, 저승사자와의 동거도 달갑지는 않지만 달리 선택권이 없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저승사자의 신분을 노출하면 안된다.
빌은 가족들에게 저승사자라 말할 수 없어 조 블랙(브래드 피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소개한다. 

 

 

집에 돌아온 수잔은  아침에 커피솝에서 만난 남자가 자신의 가족 식탁에 앉아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다.

회사까지 졸졸 자신을 따라 다니는 조로 인해 곤란하지만 그저 가까운 지인이라 소개하며 회사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다. 
도대체 조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회사 이사회자리까지 오는지 드류는 불쾌해한다.
조의 존재는 수잔과 자신과의 사이도 갈라 놓았고,수잔은 조를 좋아하게 되었다.

 

빌은 이윤보다  가치에 중점을 두며 본테큐의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 합병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오른팔 드류는 큰 사위 퀸스를 이용해 이사회를 조정하여 빌을 해고하고 회사를 인수해 쪼개버릴 음모를 꾸미게 된다. 
드류는 빌의 허락도 없이 이사회를 열어 그를 해고하고 합병도 진행한다. 
드류는 첨부터 내부간첩이었다. 본테큐와 계략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회사를 인수해 분해할 생각이었던 것인데 조로 인해 물거품이 되자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빌의 재치로 드류의 계획을 폭로되고, 드류는 해고된다. 
 
한편 조를 보기 위해 집에 들어온 수잔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된다. 
처음으로 여자와 관계를 가진 조는 이 황홀한 감정에 취해 자신이 저승사자라는 규칙을 어기고 있고,  자신의 딸과 사랑하는 저승사자에게 빌은 화를 낸다.

 

"내 인생에 걸어들어와서 최악의 소식을 전하고, 내 사업과 내 가족을 망치고 내 딸에게 접근하다니"
빌은 수잔에게 조를 멀리하라고 얘기하지만 이미 둘의 사랑은 깊어진 후였다. 
드디어 빌의 65년 생일파티날이자 저승사자와 떠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조는 사랑에 빠져 떠나기 싫다고 말하고 수잔역시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에 조는 빌에게 당신 딸과 사랑에 빠졌고, 오늘밤 수잔도 데리고 간다고 말한다.  빌은 저승사자에게 말한다.

 "그건 사랑이 아냐. 그 빌린 몸을 사랑하는거지. 사실을 말해보지 그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라고, 모든 걸 밝히고 강물 흐르게 놔두지."

그랬다. 수잔은 그가 저승사자인 걸 모르기 때문에 따라 가겠다고 한 것이다. 그 역시 자신이 저승사자인 사실을 수잔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조는 수잔이 사랑하는 건 자신이 빌린 몸이란 걸 알고, 빌이 말하는 사랑을 이해하고 수잔에게 "사랑해줘서 고맙다" 고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빌은 두 딸과 혼자만의 작별인사를 한다. 
빌은 혼자 남겨질 수잔을 위해 " 내 걱정은 절대 하지 말거라. 난 후회같은 거 없다. 너도 나처럼 느꼈으면 좋겠구나."

 

조는 화려하게 밤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놀이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빌은 조에게 다가가서 수잔을 위해 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조와 있으면서 행복해했지.그건 내가 그 앨 위해 늘 바라던 거였지."
빌은 떠날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한다.
"떠나 보낸다는 게 쉽지 않군. 그게 인생이야. 그 이상 뭐라고 말할 수 있겠나!"

 

빌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가면서 그녀가 반했던 커피숍에서의 남자를 환생시킨다.
 
삶을 정리하면서 가지고 갈 기억들이 많다면 그건 그 사람이 빌처럼 잘 살았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후회같은 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또한 정말 삶을 잘 이끌어 간 것이다. 
'나처럼 느끼고 살거라'보다는 '나처럼은 살지 말라고' 하는 부모가 세상에 더 많을 것이다. 

그 긴 삶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뜨겁게 달콤하게 황홀하게 저물 수 있는 인생, 그 인생이 지금 저 불꽃놀이보다 더 화사했다.

그러기에 뒤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발길을 뗄 수 있는가 보다. 

posted by 해이든 2019. 3. 17. 01:26

노예 12년


감독 스티븐 맥퀸

 

 

 
1840년 미국에서는 노예해방령에 의해 노예제도가 없어지자 흑인들을 납치하여 노예로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가 만연했다.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뉴욕에서 아내와 어린 두자녀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음악가였다.

그는 자유 흑인이다.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주와 노예주가 있는 주가 있었다. 
 
어느 날 2주간의 연주제의가 들어오고, 노섭은 그 제의를 받아들임으로써 인생이 뒤바뀌게 된다. 
그들은 흑인인 노섭을 노예상들에게 노예로 팔아 버리게 된다. 
그가 아무리 노예가 아니라고 해도 돌아오는 건 매질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섭은 조지아주에서 도망친 노예신분인 '플랫'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지어지고, 솔로몬 노섭이 아닌 노예 '플랫'으로 험난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노섭은 노예상에 의해 농장을 소유한 첫번째 주인 윌리엄 포드에게 팔려가게 된다. 그러나 다행인지 포드는 인간애를 가진 주인으로 그의 재능과 지혜를 높이 사 그와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나 이를 못 마땅히 여기는 자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티비츠이다. 

티비츠는 노섭이 인간이 아니라 노예로서 대접받아야 마땅하다 여겨 그를 괴롭히고 학대하기 시작한다. 
부당한 매질에 티비츠에게 주먹을 휘두르면서 갈등은 고조된다. 
이에 티비츠는 모욕감에 복수를 하게 되고 노섭을 올가미로 묶어 나무에 매달아 버린다. 
농장주  포드에게 자신이 노예가 아니라 자유흑인이라는 말을 해도 그 역시 노예는 그저 재산에 불과하다.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자신의 처지를 위해 그를 애드윈 앱스(마이클 패스벤더)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 두 번째 주인이 죽음이다. 완전 악랄하고 구제불능이며, 심각한 폭력성과 감정기복으로 노예들을 학대하는 농장주였다. 
매일같이 목화를 따는데 목표량을 수확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매질을 당해야 했고, 어린 여성노예 팻시를 성폭행했다.
그저 모든 노예들이 모진 학대에 견뎌야 하고, 버텨야 하는 죽음보다 못한 삶이었다. 

 

노섭은 버텨내야 한다. 그는 노예가 아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현실에 저항할 수도 없었다. 버텨야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가 있고, 솔로몬 노섭이라는 자유인으로 살아 돌아가야만 했다.
자유가 그에게는 남달랐다. 자유의 신분으로 살아오던 자신이 인신매매되어 자유를 억압당하고, 삶을 빼앗기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 분노하고 바닥까지 절망했다.  이 부당한 현실에 자행되고 있는 인간이하의 삶은 반드시 뿌리 뽑혀야 될 죄악이었다. 자신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무리 소리쳐봐야 여기서는 소용이 없었다. 

 

그저 노예제도가 허용된 이곳에서는 그저 흑인노예들은 가축만도 못한 존재였다. 

 

탈출하려고도 해 봤고, 백인 노동자에게 돈을 주고 편지를 보내려고도 했지만 배신당했다. 그리고 고발당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희망을 잡기 위해 그는 견뎌낸다. 
채찍으로 피범벅이 되도록 매질을 당하면서도 그들은 아프다고 소리질러도 그들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노섭은 처음에는 자유인이 되기 위해 저항도 해보았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주인에게 잘 보여야 매질도 안당하고 기회도 생길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기회는 무산되고, 두려움은 이미 삶 전체에 스며들어 현실에 순응하고 좌절할 무렵 햇살 한줌이 스며든다. 

 

인종차별에 문제에 있다고 여기는 베스의 등장이다.
노섭은 캐나다 출신 백인 목수 베스와 건축 자재를 옮기며 건설작업을 하게 된다. 
베스에게 자신의 사연을 고백하고 자신의 고향에 편지를 보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하지만 베스(브래드 피트)는 선뜻 나서지 않고 주저한다. 
그러나 그는 흔들렸고 그의 요청에 답해준다. 편지는 전해지고 지역보안관이 노섭을 찾아오게 되고, 그의 신분을 확인하여 준다.
결국 그에게 자유가 넘어온다. 12년간의 노예 '플랫'을 벗어 던지고 솔로먼 노섭으로 가족의 품으로 안기게 된다. 
실존인물 솔로몬 노섭이 이야기이다. 그는 자유를 회복한 후 노예제도에 반대하며 노예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