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해이든 2019. 6. 15. 23:52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조디 포스터의 콘택트

1997년에 제작된 영화이다.

그럼에도 영상그래픽이 전혀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웜홀을 통과해서 조디 포스터가 본 행성들을 그래픽으로 만들었을 터인데 정말 시인이 와서 표현해야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에로 웨이는 8살 때 밤하늘을 보며 반짝이는 별이 금성이라는 행성임을 알게 되고 우주 속에는 4천억 개의 별과 지적인 존재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 그녀에게 아버지 테드(데이빗 모스)는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지만 9살때 심근경색으로 에로웨이만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다.

엘리 에로 웨이 박사는 우주의 외계 지적의 존재를 찾아내는 걸 목표로 계속 연구해 온 과학자이다.

그녀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외계인과의 만남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계속 관측했으나 정부를 비롯한 데이빗 드럼린(톰 스커릿)은 그녀의 목표가 망상에 지나지 않는 시간낭비, 인생낭비라며 지원을 중단한다.

그녀의 목표가 너무 멀리 있고 실현 불가능한 공상과학이라고 외면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그녀의 신념은 확고했다. 그리고 반박하고 나선다.

"조금만 넓게 봐라.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만든다고 했을 때 가능 하리라 믿었냐, 달나라 여행이 가능 하리라 믿었냐?"

역사에 역사를 통틀어서 이루어 낸 업적 앞에서 증거는 충분하지 않은가.

팔머 조스와 에로웨이의 첫 만남 

그녀는 기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결국 S.R 해든(존 허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계속 관측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태양계 밖의 지적인 존재. 즉 외계인이 보낸 것으로 여길만한 펄스 신호가 네 개의 안테나에 잡혔다.

그건 베가성에서 온 히틀러의 영상과 6만 장이 넘는 디지털 신호로 된 방대한 데이터였다.

디지털 신호로 된 데이터를 해독한 결과 그건 우주로 갈 수 있는 운송수단이었다. 마치 전철처럼.

이 사실이 세계에 알려지고 과학계는 물론 종교계까지 들썩거린다.

그러나 그녀의 연구에 회의적으로 굴었던 드럼린이 그녀의 공을 다 가로채 간다. 세계의 주목은 그걸 발견한 에로 웨이 박사에게 쏟아지는 게 아니고 드럼린과 미국 정부에게 쏠리고 그녀는 그들로 인해 이용 당한 채 배제 되는 듯했다.

미국은 여러 나라의 협력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우주의 도움으로 만든 최초의 시스템을 건설한다.

그리고 우주에 갈 지원자를 각 나라별로 몇 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거기에 에로 웨이와 드럼린도 지원을 하여 면접을 보게 된다.

엘로 웨이는 면접에서 신을 믿는 종교인이자 신의 외교관이라 불리는 팔머 조스(매튜 맥커너히)와 마주한다.

조디 포스터와 매튜 맥커너히 

미국의 영적 세계를 연구하는 그와 과학자인 에로 웨이의 입장차가 크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면접에서 "신을 믿나요?" 라는 질문을 그녀에게 던진다.

그녀는 과학적 증거만을 믿는 과학자다. 신을 믿지 않는다. 과학자 입장에서는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 할 수 있다고 했던 그녀다.  그녀는 신을 믿는다고 거짓을 말할 수는 없었다. 

팔머 조스는 인간의 진리보다 과학을 추구하고 진리를 맹신하는 자들을 거부하는 신의 외교관이다.

그의 양심상 신을 믿지 않는 에로 웨이를 뽑을 수는 없었다. 95%의 인구가 망상에 사로잡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뽑을 수 없었다. 모두를 대변하는 자를 선발해야 했기에 그녀를 탈락시키고 팔머 조스가 원하는 답을 준 드럼린을 선발대로 뽑는다.

결국 그녀는 베가성으로 가는 시스템에 오르지 못하게 된다.

그녀는 뒤에서 쓸쓸히 지켜봐야 했고, 선발대에 뽑힌 드럼린은 시스템을 선두지휘하며 출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신을 믿지 않는 과학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로 종교인이 우주선에 폭탄을 들고 잠입하고, 그 어마어마한 우주 시스템이 폭파하여 공중으로 분해되어 버린다. 신을 믿는 자들은 과학이 신을 죽였다며 그녀가 발견한 베가성(직녀성)의 시스템은 지구의 종말을 암시 한다고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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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스템에 오른 에로웨이 박사(죄디 포스터)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홋카이도 섬에 또 하나의 지원시스템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차피 비용이 들거라면 비밀에 부치고 두 개를 건설한 것이다. 미국인이 관리하는 조건하에 일본 하청업자들에 의해 건설된 것이다. 그녀 혼자 그 우주 시스템에 탈 기회가 제공된 것이다.

그리고 팔머 조스이 찾아와 전에 당신을 못 가게 한 건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면접에서 떨어지게 한 것이라고 에로 웨이에게 말한다.


그녀는 혼자 우주선에 오르고 출발과 함께  웜홀을 통과해 우주의 여러 행성을 만났다. 그 장면이 환상적이었다. 마치 시공 구조를 지나 터널을 통과하여 베가성으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가 우주 공간에서 환상적인 감동을 누리는 동안 모든 통신은 끊어지고 그녀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모두가 실패라고 했다. 지구에서 그 우주선은 그대로 떨어져 출발조차하지 않았다 한다.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았고, 그녀 혼자 과대 망상증으로 우주를 다녀왔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 부었는데 에로 웨이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건 세계의 웃음거리와 비난을 모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무려 조 달러의 돈이 투입된 일이다.

그녀는 재판에 세워졌고 이 모든 것이 엘로 웨이를 지원한 해든이 조정한 것이고, 에로 웨이(조디 포스터)는 그에게 조정된 자라고 말한다.

해든은 실험적인 기술을 남의 돈으로 개발하고자 했던 것이거나, 아니면 세계를 하나로 묶으려 하는 자신의 마지막 이타적인 시도였거나, 어쨌든 해든의 마지막 쇼에 주연으로 에로 웨이가 초청된 것이고. 역사상 가장 크고 정교하며 값 비싼 사기극에서 에로 웨이 박사를 비롯한 전 세계의 사람들이 놀아 났다고 말한다.

에로 웨이 박사는 재판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 경험했습니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것이 사실이었다는 걸 압니다. 비록 우리 자신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얼마나 귀중한지를, 우린 우주에 속해있는 위대한 존재이며, 또한 결코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전 그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제 희망입니다.

시스템 가동 전 에로웨이 박사(조디 ㅍ스터)의 모습 

웜홀을 열었고 우주에 다녀왔다.

그런데 지구에선 모든 과학적인 증거로 볼 때 한 순간이고, 아무런 증거나 기록이 없는 이상 그녀가 경험한 걸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세상엔 과학적 증거로 증명해 보일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다고 깨닫게 된다.

지구의 한 순간이었지만 그녀가 윔홀을 통과하며 녹음된 잡신호가 18시간 동안 녹음 됐다는 것은 미스터리 한 일이다.

이 영화를 종교와 과학의 대립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충돌하는 것 같지만 결국 지구 상에 서로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여긴다.

이 영화는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문제도 아니고, 과학자와 종교적인 것도 아니라고 본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이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솔직히 증거와 믿음이 분리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아니 가질 수 없다.

영화에서 팔머 조스의 외침이 자꾸 답을 주는 것 같다.

과학과 기술로 인류는 보다 좋아지고 행복한가의 문제, 인터넷으로 쇼핑하고, 문화를 자신의 방에서 쉽게 접하지만 동시에 무언가 공허해지는 것,

더 외롭고 더 서로 동떨어져 있게 되고, 빠른 속도로 사회는 통합되어 가지만 우린 그 허무한 의미를 찾으려 한다.

정신없이 일하고는 미친 듯이 휴가를 가고, 과잉 소비를 통해서 삶의 공허함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감각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재판에서 나오는 에로웨이와 팔머 조스

"당신은 뭘 믿습니까?" 기자들이 팔머 조스에게 묻자 그가 대답한 바가 이 영화의 본질은 아닐까 조심히 꺼내 든다.

신앙인으로 입장이 좀 다르지만 진리에 대한 추구하는 바는 같습니다. 전 그녀를 믿습니다.

결국 신앙이든 과학이든 그 바탕에는 인간이 행복할 가치를 추구함에 있다는 것이다.

'이 큰 우주에 우리뿐이라면 엄청난 공간 낭비가 아니겠는가' 하는 에로 웨이의 박사 말에 공감되는 바도 크다.

이 영화는  칼 세이건의 소설 <콘택트>을 원작으로 하는 SF물이다.

 

posted by 해이든 2019. 5. 31. 15:56

감독 마틴 스콜세지

1976년 작품 '택시 드라이버'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였던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는 베트남에서 돌아와 사회에 적응을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이다. 그는 영화에서 주로 군 점퍼를 입고 등장한다. 그는 아직도 현실로 복귀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으로 젊은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는 것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미군을 베트남에서 철수시켰고, 미군이 철수 후에 미군이 지원하던 남베트남이 패하게 된다. 미국은 결과적으로 패배한 베트남전으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되고, 정부가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던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싸늘하기까지 했다.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온 장병들은 미국이 패배한 전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우울한 사회분위기로 미국 내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설 자리가 없었다.

참전 장병들은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정부차원의 지원이나 치료 또한 아주 미비한 수준에 그쳤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기도 했지만 패배한 전쟁이 빨리 잊혀지기 바라던 속사정이 더 컸던 것이 아니었을까.

참전용사들은 심각한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질환을 겪었고, 일부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던 정부가 이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한참의 세월이 흘러서였다.

택시운전사 '트래비스'

영화 속 주인공 트래비스 역시 베트남 참전용사로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베트남전쟁의 희생양이었다.

트래비스는 심각한 불면증으로 인해 야간택시운전을 시작한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포르노극장이나 자신의 방안에서 보내고 쓰레기 같은 세상을 쓸어버려야 한다는 고민으로 밤을 지새운다.

그는 택시라는 공간에 갇혀 뉴욕의 밤거리를 떠돈다.

그가 본 뉴욕의 밤거리는 한마디리로 쓸어버려야 할 악의 쓰레기였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는데 거리는 온통 마약거래, 성매매, 무차별 폭력과 인종차별로 난무하고, 저런 쓰레기로 득실거리는 것에 대한 불만은 그를 세상과 점점 동떨어지게 만드는 듯하게 보인다.

택시 드라이버 '베티' 역 <시빌 셰퍼드>

어느 날 트래비스는 한 여인에게 반해 다가가 데이트 신청을 한다. 드디어 그가 사회로의 복귀를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상원의원 팔레 타인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금발 미녀 베티였다.

그러나 그녀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그가 데리고 간 곳은 포르노극장!

자신이 아는 유일한 그곳, 욕망의 찌꺼기들로 가득한 포르노 영화관에 너무나 당연하듯이 데리고 들어간 트래비스로 인해 베티는 적잖이 당황스러워 그의 연락을 피하게 된다.

그는 오히려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더욱 절망에 빠져버린다.

평범함에 녹아들지 못하는 삶, 평범함을 이해 못하는 트래비스는 무기력의 끝에 다다르고 만다.

자신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그에게는 없어 보였다.

참전용사인 자신을 받아줄 깨끗한 세상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도발적인 행동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베티가 일하는 팔레 타인을 죽이고 어지러운 세상을 정리하겠다고 마치 정의의 수호신처럼 영웅심리에 도취되어간다.

택시 드라이버 '트래비스' 역 <로버트 드 니로>

사회 부적응자는 스스로 위축되거나 세상에 대한 경계심이 쓸데없이 강하고, 사회성이 결여되어 타인과 공동체 참여를 거부하고, 혼자만 현실에서 이방인처럼 행동하는 등 활동력이 점점 둔해지면서 무기력해진다.

현실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정작 자신이 사회 부적응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피해망상과 영웅심리로 무장되어 자신의 불행과 외로움을 사회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비난하게 이른다.

트래비스는 권총을 구입하여 상원의원 팔레 타인을 죽여 그녀의 영웅이 되려고 머리까지 밀고 저격하러 나서지만 그는 현장에서 계획에 실패하고 허둥지둥 도망친 후 목표를 바꿔 어린 창녀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구하겠다고 사창가로 향한다.

택시 운전할 때 손님으로 탔던 12살 난 창녀 아이리스를 강제로 끌고 갔던 포주를 살해하는 등 총격전을 벌인다.

언론은 트래비스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며 그를 영웅대접을 해준다.

포주를 죽이고 성매매 현장에서 미성년 자을 구한 영웅이 되는 장면은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참전용사들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여론과 다르게 그를 미성년자를 고용한 포주를 죽인 영웅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를 영웅으로 포장하는 걸 보면서 감독은 어쩌면 미국 정부를 비판하고 싶은 줄도 모르겠다.

정치인을 저격하려는 택시드라이버 '트래비스'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을 희생양으로 사지에 몰아놓고 그들이 겪는 정신적 심각한 부상을 외면만 하고 있는 미국정부를 향한 비판 말이다.

베트남전의 실패는 정부의 무능이고, 악용이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 정부를 향한 칼날!

참전용사들이 후유증으로 고통받으며 끝내 자살로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동안 정부가 무엇을 해주었던가,

사회 부적응자를 베트남전에 대한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치료를 해야 할 피해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영웅으로 말끔하게 포장시키고 있다.

감독은 트래비스를 통해 정부가 그들을 사회 부적응자로 고립되는 것을 방치했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싸늘하게 버려진 그들의 고통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걸 적나라하게 꼬집는 건 아닐까.

베트남전 참전용사를 바라보는 언론과 정부, 그 모두를 들여다보게 하는 영화였다.

택시드라이버 -사창가에서의 총격전 '트래비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젊은 로버트 드니로와 어린 조디 포스터의 왠지 낯설다.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와의 관계는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모습처럼 끈끈한 관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