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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4.13 129.살인의 추억
posted by 해이든 2020. 1. 29. 23:02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과 그의 대표 간판 배우라 불리는 송강호의 만남이 또 이루어 낸 영화다.
이미 우리에게 봉준호라는 이름은 그의 작품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인정받은 감독이다.
<괴물>, <마더>,<살인의 추억> 등 그의 영화를 거의 다 관람했다.
그러니 기대감은 이미 깔려있는데다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쥐었다고 하니 더더더, 기대되는 영화일 수밖에.
영화를 보고 나면 여러 갈래 의견들로 나뉘어진다. 감동적인 면이 부각되거나 스토리적 해석의 다양성, 또는 배우라는 캐릭터의 능력치, 또는 연출적인 요소 같은 것이다.


기생충이 가진 영화 제목이 강해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기생충이란 의미를 상황상황마다 대입해 보기도 했다.
핸드폰 요금도 못내고 와이파이도 끊겨 이웃의 와이파이를 잡아보려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당기는 아들 기우와 딸 기정의 모습에서도 기생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주인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얄금얄금 내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기생이라 한다면 이 상황에서 숙주는 이웃이 되는건가.

 

 


또 기생과는 다른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공생!
사람은 서로간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집안 일을 전혀 못하는 교연을 대신해 가정부 문광이나 충숙의 손을 빌리고 교연은 그에 대한 값을 치른다. 문광이나 충숙은 그 돈으로 생활유지를 하는 것처럼. 모두가 상리상생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회사도 마찬가치다.
부잣집 박 사장네 가족과 기택의 가족도 그런 공생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짓으로 위조한 증명서를 들고 가는 그 순간부터 공생의 의미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느낌이다.
거기다 여동생까지 위조된 학력과 문서로 가족인 걸 숨기고 추천하면서 사기에 합류시키고 가정부 문광과 운전기사를 부당한 방법으로 해고 시켜 부모를 그 자리에 취직시키는 행태가 잘못된 것이다.


만약 예를 들어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박사장네 가족을 숙주라 하고 기택의 가족을 기생이라 한다면 박사장네에게 큰 폐를 끼치는 게 아니면 별 문제가 있겠냐 싶다는 맘도 살짝 들지만 엄연한 불법이다. 더 큰 문제는 숙주가 아니라 기생 관계에 있는 이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이다.
기택 가족이 문광과 서로의 약점을 쥐고 다툴 것이 아니라 서로 살기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했더라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결국 기택 가족과 문광이 아웅다웅 붕괴 되어간다.

서로의 밥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생하는 법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알 수 있었음에도 그들은 비극으로 치닫고 말았다.

 

문광의 남편 근세는 확실한 기생이 맞다. 집주인도 모르는 지하공간에 숨어 박사장의 삶에 피해를 주었다 할 수 있다. 문광 역시 이 지하공간을 집주인에게 비밀로 하고 남편을 기거하게 했다. 박사장 입장에서 보면 문광의 남편 근세는 엄연한 기생충이다.그것도 아들을 공포에 떨게 한 장본인이 아닌가. 집주인은 그런 것도 모르고 아들이 아프다고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우선 출연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뭐 송강호는 굳이 설명할 이유가 없을 것 같으니 패스.


천진난만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부잣집 사모인 연교 , 조여정의 연기는 그녀에게 너무 딱 맞는 옷 같았다.
캐릭터를 잘 살린건지, 아니면 감독이 조여정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각색한 것인지 ..뭐 어떤 것이라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솔직히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조여정이 나오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훌륭한 선택인 것 같다. 세상물정 모르는 그녀가 있었기에 기택의 가족이 이 집에 침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들 기우(최우식)와 기정(박소담)의 캐릭터 역시 찰떡 남매처럼 너무 자연스러웠다.

 

기택(송강호)를 비롯하여 아내 충숙, 아들 기우, 딸 기정 네 사람은 변변한 직장도 없이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는 온 가족이 백수인 집안이다.
아들 기우(최우석)가 박사장네 딸의 과외 면접을 보기위해 이 집을 방문을 하면서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기우는 온 가족을 이 집에 입성시킨다.
자신들의 한 가족인 것을 비밀에 붙히고 여동생을 박사장의 아들 미술 선생으로, 기정은 기존에 있던 운전기사를 모함하여 내쫓고 아버지를 박사장의 운전기사로 취직시키고, 가정부 문광마저 내몰고 어머니를 그 자리에 앉힌다.
박사장 집안에 과외선생,가정부, 운전기사로 네 명이 다 취직한 셈이다.

어느 날 박사장네 가족이 캠핑을 떠나고 기택 가족은 박사장네 거실에서 마치 자신의 집인냥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 때 이 집 가정부로 있던 여자 문광, 하루 아침에 쫓겨난 그녀가 박사장네 집에 찾아온다. 자신들이 한 가족임을 들켜서는 안되는 상황에 문광의 출연이 반가울 리 없는 기택의 가족.
그런데 그녀의 출현이 그만 이 집의 숨겨진 지하공간을 드러내게 한다. 박 사장도 모르는 공간에서 가정부의 남편 근세가 숨어 살고 있었다. 기택이 박사장을 속이고 온 가족이 이 집안에 취직한 사실과 박사장 모르는 지하공간에 그녀의 남편이 빚쟁이를 피해 몇 년간 기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가지고 대립하다 문제가 커지게 된다.


좀 독특한 소재로 호러인지 공포인지 약간 모호한 스토리다. 감독은 빛을 통해 빈부격차를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박사장네 집과 기택의 반지하방, 그리고 박사장네 지하공간에 빛이 다르다.
부잣집과 가난한 집의 만남을 통해 계층에 대한 갈등이 아닌 빈부격차로 인해 생기는 냄새, 그게 이 영화속에서 사건을 유발시킨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에 대한 도발을 냄새로 드러낸다.
그 냄새는 가난의 냄새로 풀이된다. 가난한 자에게 가난은 치부일 수 있다. 거기다 기택은 퀴퀴한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

그 냄새를 박사장이 아내인 연교에게 말하고 있다. 지하철 냄새가 난다고. 박사장도 기택에게 대놓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예의가 아니니까. 기택의 가족에게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하는 박사장 아들의 후각도 결국 반지하방에 같이 사는 그들의 냄새가 같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사람에게 나는 냄새가 있다. 대놓고 무례하게 냄새가 난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이다. 상당히 불쾌하고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비추어지기도 하고 서로 언짢아질 수 있는 문제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차원의 문제나 인격의 문제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제3자에게 말은 해도 당사자에게는 못하는 것이다. 박사장이 아내에게 기택한테 지하철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것을 아들 기우, 딸 기정과 함께 몰래 엿듣게 되었다. 기택은 자신에게 냄새가 난다는 그 말로 수치와 모멸감을 가졌을 것이다. 거기다 연교가 자동차 뒷좌석에서 유리창문을 열 때 기택의 표정을 보면 눈치 챌 수 있다.

 

밤새 내린 폭우로 반지하방이지만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물에 잠겼다. 누군가의 입에서는 비 때문에 미세먼지가 사라져서 좋겠다 하는데 누군가는 생활터전이 침식된 것이다.

빛으로, 비로 삶의 온도가 다르고 색이 다르다.
박사장은 선을 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각자의 선이 그어져 있는 듯, 선을 넘는 호의도, 관심도, 배려도 다 싫다는 것이다. 그건 가난한 기택에게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이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를 냄새로 설정하고 배우 송강호를 통해 열렬히 표현하게 했다. 자신에게 나는 냄새가 단순히 가난에서 오는 박탈감이 아니라 인간적 모멸감을 받아 우발적 사고를 저질렀을 것이다. 선을 넘은 것이다. 모두가.
영화'기생충'의 상승곡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황금종려상도 우리 영화에 처음 있는 일인데 골든글로브 외국인 영화상에 이어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에 기뻤다. 봉준호 감독이 정말 사고를 제대로 치셨네. 더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이만.

posted by 해이든 2019. 4. 13. 01:19

감독 봉 준호

살인의 추억

시간이 흘러도 몰입도가 높고 배우진들의 연기가 남달랐던 봉 준호 감독의 범죄 스릴러물이고 블랙코미디이다.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중의 하나인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실제 있었던 연쇄살인사건이다.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일어난 여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처음 발생하여 1991년 4월 3일이 지나서야 끝난 미해결 사건으로 2006년부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0차례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는데 그중 마지막 3번의 사건은 모방범죄였다.

DNA 감식체계 같은 것이나 머리카락 채취 같은 과학적 수사가 도입되지 않았던 때라 부실한 과학수사체계와 열악한 치안환경의 문제로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

시골형사 송강호와 서울에서 내려온 김상경, 그리고 범인으로 몰렸던 세 명의 용의자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일단 송강호가 맡은 형사 박두만은 사람 인상만 보면 딱 알 수 있다고 촉을 중시하는 형사였다. 자신의 촉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자백하게 만드는 대책 없는 수사를 한다. 그와 같이 조용구(김뢰하)도 고문과 폭력을 행사하는 동료 형사이다.

살인의 추억은 두 형사의 감정적 변화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범인에 대한 추적, 당시 너무 미흡한 수사과정까지 리얼하게 드러나 있으며 , 용의자로 몰린 세 명의 캐릭터들도 생생하게 기억될 정도 인상 깊었다.

조연으로 가장 독보적이었던 백광 호역을 맡은 박노식은 첫 번째 용의자로 얼굴의 화상이 있고, 정신박약에 동네 바보였다.

"향숙이 향숙이 예뻤다."의 유행어를 남긴 대체 불가 연기를 보여주었다.

변태 역할을 맡은 조병순 역 (류태호), 그리고 심증은 있는데 물증을 없어 속 터지게 했던 박현규 역의 박해일, 송강호의 아내 역 곽설영(전미선)까지 캐릭터들이 생생히 살아있다.

만약 과학수사가 지금처럼 이루어졌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 범인은 누굴까? 박현규란 짐작만 가지고 살인은 영원히 미궁 속에 묻혀버린다.

두 형사에게 이런 끔찍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1986년 경기도 화성군. 여인이 무참하게 강간 살해당한 후 시체로 발견 , 연이은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으로 언론과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고 연쇄살인이라는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지역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조용구(김뢰하), 그리고 서울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이 배치된다.

직감, 미신, 고문 등 구시대적 수사를 대표하는 시골형사인 박두만과는 달리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맞지 않아 충돌한다.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피해 여성이 착용한 스타킹이나 브래지어를 이용해 결박하고 목을 조르고 팬티를 머리에 눈을 가린다.

 

여론은 들끓고, 사건은 계속 미궁 속에 빠지고 연쇄살인이 계속 일어나자 반장까지 교체된다.

폭력으로 자백을 받아내려던 두만은 자신의 방식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된다.

수사과정에서 범인으로 몰았던 백광호가 범인이 아닌 살인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임을 알게 된 두 형사는 백광호를 찾아가지만 고문당했던 일로 인해 백광호는 도망가다 기차에 치여 숨지게 된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방송되는 날마다 여인들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정황을 토대로 비 오는 날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고 라디오 방송국에 엽서를 보낸 박현규의 신병을 확보한다.

세 번째 용의자 박현규는 여자들이 죽는 밤마다 라디오 음악방송에서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고 한 매우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서태윤은 그를 범인으로 단정 지었지만 결정적 증거가 부족했다.

서태윤은 박현규를 미행하다 놓치고 또 한 건의 여학생이 살해당하자 완전히 이성을 잃고 박현규를 철길로 끌고 가 두들겨 패며 자백을 요구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두만의 무식한 수사를 비웃으며  가장 냉철한 면을 보였지만 계속되는 연쇄살인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서태윤도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간다. 박두만은 또 서태윤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변해간다.

박현규는 표정 변화 없이 서태윤을 조롱하고, 이성을 잃고 총으로 쏘려는 서태윤을 박두만이 말린다.

박두만은 박현규에게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말하며 범인이라는 촉을 못 느끼자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묻는다.

참 심경 복잡한 말이었다.

미국에서 온 유전자 감정 소견서는 박현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있고, 박현규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가진  태윤은 철길 터널 속으로 도망가는 그에게 총을 쏜다.

하지만 두만의 방해로 빗나가고 현규는 유유히 터널을 빠져나간다.